<일요시사TV> “김건희 특검법은 무서운 집단주의”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기사 전문]

- 오랜 해외 생활을 했는데.

20개국 이상 일해 본 거 같아요. 그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아무래도 예루살렘이 아닐까 싶어요.

호텔에서 밤에 숙소에서 보면 까매요. 불빛이 없어서, 장벽을 넘어가면 이스라엘이거든요. 이스라엘은 우리나라보다 국민소득이 높습니다. 그냥 서울처럼 불빛이 환해요. 이게 뭘까... 인간이 만들어 놓은 차별이고, 장벽이잖아요.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왜 이 국민들은 이런 고생을 하고, 저 국민들은 저런 걸 누릴 수 있을까?' 정치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굉장히 그때가 기억이 남아요.

- 정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는 ‘국민들의 부엌을 따뜻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2016년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맨 마지막으로 일했던 곳이 세계은행 우즈베키스탄 사무소 대표였어요. 65명 정도 직원이 있는데, 2년 반 정도 일했어요. 1년에 1빌리언, 1조 정도 차관을 줘서 다리, 댐, 학교를 짓는 등 많은 역할을 했어요.


2년이 끝나고, 직원들이 환송회를 해줬어요. 궁금했어요. '여러 일을 했는데 그중에 뭘 제일 잘했다고 해줄까' 65명의 직원이 저를 데리고 한 곳으로 데리고 가더니 벽에 이렇게 플레이크라고, 명판 같은 것을 붙여놨어요. 뭐라고 쓰여 있냐면 '이 부엌은 조정훈이 만든 거다. 영원히 기억한다' 이렇게 쓰여 있었어요.

이게 뭐였냐면 그때 당시 저 세계은행에 카페테리아가 없었어요. 1층과 2층, 2개 층을 같이 쓰고 있었는데 큰 건물에 소위 도서관이라는 데가 있었어요. 도서관에 사람이 안 왔어요. 제가 2년 치 판공비를, 제 개인 판공비를 다 털어서 도서관을 없애고 거기다 카페를 차려줬어요.

우리 직원들이 나라에 다리 놓아주고, 댐 짓고 이런 것보다 '내가 매일 출근해서 일하는 이 사무실에 부엌이 생겼다는 것, 점심 먹을 공간이 생겼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아, 정치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정치는 부엌이구나.

우리 국민들의 삶도 대한민국이 경제 대국이 되고 GDP 성장률이 3% 되는 건 아무 감흥도 없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구체적으로 나아지는 게 정치다. 그래서 '정치는 국민들의 부엌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 김건희 특검법에 관한 생각은 어떤가.

특검법을 추석 밥상에 올리기 위해서 169개 도장을 순식간에 받았는데, 무서운 집단주의라고 생각해요. 저는 방법과 시기에 둘 다 반대했어요. 특검이라는 방법도 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민주당에서 발의한 특검법을 보면 특검을 임명할 수 있는 게 민주당만이에요. '국민의힘이 통제하는 검찰이 불공정하다'고 믿을 수 없다고 했는데 민주당만 지명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받을까?


그리고 그걸로 특검한다면, 그러면 도대체 우리나라에 특검이 몇 개 있어야 해요? 너무 무리한 거예요. 그리고 이 열차가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은 다 알아요. 쪼잔한 정치라고 생각해요.

- 최근의 극성 민원인(개딸 등)에 관해

고민하다가 문득 깨달았어요. '오죽 화가 나면 열한 번 (민원)전화를 할까' 저는 무슨 서비스가 잘못돼도 열한 번 전화해본 적은 없어요. 포기하면 포기했지.

제 화는 두 가지인데 이런 국민들을 이렇게 만든 정치인들, 특히 선동정치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진짜 화나요. 소위 선동 정치가들과는 끝까지 싸우기로 했어요. 팬덤 뒤에 숨어서 이분들이 (팬덤을)이용하는 거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두 번째는 이분들과, 개딸이든지 뭐든지 얘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하는 것 중에... 국회에 보면 많은 분이 시위하시잖아요. 하이트 진로, 1인 낙태, 총선 부정, 별의별 것 다 하시잖아요. 저는 이분들 이렇게 한 분씩 모셔서 의원실에서 차를 마셔요.

"6개월 시위했는데 의원회관 처음 와 봤다"고 하시고 "국회의원과 처음 얘기해 본다"는 분도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 약간의 카타르시스를 드리는 거죠. 해소를. 책임 있는 의원이 한 시간 동안 차 마시면서 (의견을)들어드렸다는 것.

논쟁을 하면 사람이 설득이 안 돼요. 그분들의 얘기를 들어드리고 싶고, 제 얘기도 하고 싶고... 서로 논의하는 과정이 직접 민주주의 아니겠어요?

Q. 마지막 한마디.

국민 여러분, 조정훈입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부끄러운 정치판에 대해서 참 저도 부끄러운 마음이고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정치' '구체적으로 국민들의 삶을 논하는 정치'를 마련해보겠습니다. 소신을 굽히지 않겠습니다. 한 줌도 안 되는 팬덤, 지지 않겠습니다.

기사 보고 이런 영상 보고, 댓글을 달거나 공유하지 않지만 다 보고 계신 국민들이 대다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다 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투표 때 엄중하게 심판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런 분들 보고 정치하는 정치인이 한 명쯤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저 조정훈이 여러분들의 그런 마음을 담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정인균
촬영: 김희구/김미나
구성&편집: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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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