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당근 열풍을 이끈 ’당근마켓‘이 좀처럼 수익성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수조원대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현실이 엇갈린 양상이다. 사업전략을 수정해 수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정체성이 흔들릴 거란 부정적인 시선도 엿보인다.
당근마켓은 2016년 5월 설립된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지역 생활권을 거점으로 동네 가게와 인근 주민을 연결하는 ‘하이퍼로컬 서비스’를 표방하며, 매머드급 쇼핑앱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당근마켓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와 누적 가입자 수는 각각 1800만명, 3000만명에 달하며 지난해 이뤄진 중고거래 건수는 1억5000만건이다.
겉은 반듯
당근마켓은 지금껏 총 2270억원의 누적 투자유치에 성공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1789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해당 투자에는 리드 투자사인 ▲DST글로벌 ▲에스펙스매니지먼트 ▲레버런트파트너스 등 신규 투자사를 비롯해 기존 투자사인 ▲굿워터캐피탈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 ▲알토스벤처스 ▲카카오벤처스 ▲스트롱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특히 DST글로벌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초기 투자사로 유명하다.
당근마켓은 시리즈D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약 3조원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400억원대 투자유치 당시 기업가치(3000억원)와 비교하면 2년 새 몸값이 10배가량 올랐음을 엿볼 수 있다.
버는 것 별로 없고…
덩칫값 못하는 내실
시장에서 후한 평가를 받고 있는 당근마켓이지만, 고민거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위상에 걸맞지 않는 처참한 수익성이 눈에 띈다.
당근마켓의 지난해 매출은 257억원으로, 전년(118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광고 수익이 전체 매출 가운데 99.2%를 차지했고, 나머지 수익 창구인 ▲상품 판매(1억5100만원) ▲수수료(1100만원) ▲기타(3700만원) 등을 합쳐봐야 2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문제는 매출이 확대된 것 이상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 352억원은 전년(134억원) 대비 2.63배 증가했다. 2020년 251억원이었던 영업비용이 1년 새 609억원으로 확대된 여파다. 2년 연속 영업손실이 규모가 매출을 앞지르는 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2020년 229억원이던 결손금은 지난해 말 기준 594억원으로 확대됐다.
현재 수익모델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양상이다. 지난해 올린 총광고 수익(255억원)이 광고선전비(227억원) 명목으로 처리된 금액과 엇비슷한 규모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수익성을 향상시킬 만한 묘수를 찾지 못했던 당근마켓은 최근 들어 예전과 상반된 행보를 드러내고 있다. 정체성 유지를 위해 대기업 광고를 지양해왔던 지난 행적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속은 글쎄~
최근 당근마켓은 전국 각지에 가맹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브랜드 프로필’을 선보였다. 브랜드 프로필은 당근마켓 비즈 프로필의 기업용 계정이다. 기존 비즈 프로필은 동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개설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