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 특집 - 윤석열에 바란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

“아이들 웃음을 되찾아주세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지금보다 더욱 정보화, 세계화, 다원화된 사회에서 개성과 소질, 자율성을 존중받으며 살아야 할 아이들. 우리는 참된 사람을 길러내고 이런 시대 변화에 알맞은 인재를 양성하는 데 소홀히 해왔다. <일요시사>는 창간 26주년을 맞아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꿈과 웃음을 되찾아주고, 밝은 미래를 살아갈 힘과 용기를 주기 위해 학부모가 나서야 한다는 마음으로 활동 중인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을 만났다. 

<일요시사>는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라는 단체를 통해 “모든 아이가 올곧게 자랄 수 있는 건강한 사회환경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부모가 돼야 한다”고 외치는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을 만나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어떤 미래를 지향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1989년 전교조와 같이 만들어진 단체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교사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선생님을 학교로 돌려주세요”라는 운동으로 시작됐다. 각종 토론회에 참석하고,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의견도 전달하고 있다.

교육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서 활동 중이다. 역사가 깊고 전국에 51개의 지부를 가지고 있다. 회원으로는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수, 사회활동가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여 있다.

-어떻게 단체를 맡게 됐나?


▲두 아이의 엄마로서 학부모회 활동을 하던 중 “혼자 힘으로는(교육 환경을 바꾸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후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에 가입하게 됐고, 상담실장, 서울대표를 거쳐 지난해 회장이 됐다. 과거엔 교육 출판 회사에서 홍보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사교육 업체에서 활동을 했던 아이러니한 과거다. 사교육을 키우는 일을 하던 중 “이렇게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길에 뛰어들었다. 

교육이 특권 대물림 수단으로 활용
부모 찬스 근절·사교육 축소 필요

-전 정부에서 부족했던 점은?

▲문재인정부 교육 공약 자체는 괜찮았다. 하지만 교육 철학이 부재한 상태에서 교육과 정치를 같이 풀어나가려고 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표심에만 너무 치우쳐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처음부터 바꿔야 했던 교육 개혁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망설이다 차기 정부로 넘겨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 

-새로운 정부에 바라는 점은?

▲새로운 정부에서는 “부모 찬스를 근절시키겠다” “사교육의 개입 요소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공약 그대로 부모 찬스 근절과 사교육이 없는, 사교육 제로인 나라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 기성세대 말고 아동 청소년 청년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그들에 중심을 둔 정책을 만들고, 그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써 줬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참교을을위한전국학부모회가 조금이라도 필요한 곳이 있으면 항상 앞장서 활동할 것이다.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은?

▲‘공교육 붕괴’가 가장 큰 이슈다. 자사고, 특목고들이 없어지지 않고 존치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문재인정부에서는 2025년 자사고, 특목고를 없애겠다고 약속했지만 인수위에서 이를 존치시키겠다고 나섰다. 결국 고교학점제에 문제가 생기고 사교육은 계속 성행할 수밖에 없다. 

정시 확대도 문제다. 정시가 확대되면 학교 갈 필요가 없어진다. 학원에서 모든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퇴를 하는 학생도 늘어날 텐데 이는 곧 공교육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실제로 지금도 고등학교에 가보면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어떻게든 학교를 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병원 진단서를 위조해 제출하기까지 한다.

외국의 경우처럼 에세이 시험을 본다던지, 자기의 생각을 발표하는 식의 수능으로 바뀐다면 괜찮겠지만 지금의 5지선다식 수능은 많이 풀어본 학생에 유리한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수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시를 확대한다는 것은 공교육, 학교 붕괴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가장 취약하고,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은?

▲교육이 특권 대물림의 수단이 되고 있다. 윤석열정부가 내세우는 공약과 인터뷰를 취합해 보면 ‘잘사는 사람들’ ‘부모 잘 만난 학생들’이 그들의 특권을 계속 대물림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을 담고 있다.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서, 사교육비를 얼마 들이냐에 따라서, 어떤 학교를 가느냐에 따라서 아이들의 미래가 결정된다. 

부모 찬스 근절부터 시작해 학생 누구나 원하는 대학에 다 진학을 할 수 있도록 대학 입시 경량화가 필요하다. 외국의 경우 누구나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대신 졸업은 힘들게 하고 있다. 본인이 결정한 학교의 네임밸류를 딸 수 있을 만한 공부를 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이렇듯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 서성한(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위주의 대학 서열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사교육을 근절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새로운 정부의 공약 그대로만 이행해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꿈이 있다면?

▲고민을 많이 해봤다. ‘꿈을 계속 갖는 게 꿈’이다. 살아오면서 계속 꿈이 바뀌어왔던 것 같다. 기자가 되고 싶기도 했고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기도 했다. 또 무대에서 공연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꿈을 가지면 어떻게든 노력을 해서 그게 실현이 된다. 죽을 때까지 이 꿈을 계속 가져야겠다. 또 억울한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동참하고 싶다. 

코로나 겪으면서 모든 게 후퇴
“그동안 못한 학교생활 챙겨줘야”

-학부모회의 계획은?


▲학생인권과 관련해서 전국에 학생인권조례가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에서는 학생인권법 제정 운동에 앞장서고 있고, 아동 청소년 인권법을 만드는 데도 함께 연대하며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나아가서 차별 금지법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이슈다. 

-아이들에게 해줄 일은?

▲코로나 시국을 겪으며 모든 것이 예전으로 후퇴했다. 모든 시민운동, 교육운동도 마찬가지고 학부모들의 인식도 마찬가지다. 학교에 가지 못하다 보니 학교를 접할 기회가 없어졌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시국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것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코로나로 겪었던 어려움, 잃은 것들을 다시 보듬어줘야 한다. 

지금 아이들은 예전 학교가 어땠는지 모른다. 인간관계가 어땠는지, 친구관계가 어땠는지 모른다. 심지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놀이를 해본 적이 없다. 매체와 온라인 게임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했을 뿐이다. 다시 회복해줘야 한다. 가족부터, 학교에서, 마을에서, 사회에서, 국가에서 모두 아이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할 것 같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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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