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오는 30일 또는 31일 예정돼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간 양자 TV 토론회가 사실상 불발됐다.
26일, 서울서부지법(박병태 부장판사)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측에서 KBS 등 지상파 방송3사를 대상으로 낸 ‘양자 TV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채권자 안철수를 제외한 채 30일, 31일 예정된 채무자들(방송 3사) 주관의 제20대 대통령선거후보 방송 토론회를 실시·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에 대해 안 후보는 “기득권 정치, 담합 정치, 구태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심판한 것을 법원이 발표한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의 회동 직후 취재진에 “법원의 결정은 사필귀정”이라며 “3자 토론에 대해선 서로 만나서 우선 합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도 “양당이 준비 중이던 양자토론이 중지됐으니 예정된 토론은 다자토론으로 즉각 전환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양당 선대위 관계자들은 국회서 회동을 갖고 양자 TV 토론을 갖기로 합의했던 바 있다.
이날 박주민 민주당 선대위 방송토론콘텐츠단장과 성일종 의원 등 여야는 국회서 ‘3대3 실무협상단’ 회의를 갖고 이 후보와 윤 후보가 TV 토론회를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양자토론 합의와 관련해 “양자가 모여 회의했기 때문에 다른 당 토론까지 이야기하기는 어려웠다”며 “다만 민주당 입장은 4자토론 제안이 들어와도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다자토론의 경우)후보 일정을 봐야 한다. 3회의 공식 법정토론에 앞서 실시하는 토론인 만큼 여러 일정을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합의 내용이 밝혀지자 국민의당 측은 “국민이 만들어주신 3자구도를 양자구도로 바꾸려는 인위적인 정치거래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홍경희 대변인은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 중차대한 사건”이라며 “어떻게 지지율이 15%에 육박하는 후보를 배제하고 토론회가 개최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대선후보들이 국민의 알권리 차원 및 피선거권자의 기회 균등 보장 차원에서 다자 TV 토론회가 열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