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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20일 17시28분

정치

'못 먹어도 고' 안철수 꽃놀이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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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없이 ‘안풍’이 분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찾아왔다. 국민의당이라는 군소정당에 대중이 빛을 비춰주고 있다. 최근 지지율이 급격히 올라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이리해도 좋고 저리해도 좋은 꽃놀이패가 드디어 그의 손에 들어온 것이다. 

‘또 철수’ ‘간철수’ ‘안초딩’. 그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대선 국면마다 들어왔던 조롱 섞인 별명이다. 정치적 양보를 할 때마다 대중은 “이름처럼 또 철수한다”며 놀려댔고, 정치적 판단을 유보할 때마다 “간보는 간철수”라며 조롱했다. 지난 대선 TV토론에서는 유치한 토론 자세로 일관하는 게 초등학생 같다고 “안초딩”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갑자기 
‘떡상’

그랬던 그에게 드디어 한줄기 빛이 내려왔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 일컬어지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 것이다. 거대 양당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흠결 없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조용히 올라가고 있다.

지난 5일,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1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36%,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28%를 기록했다. 한 주 전의 결과에 비해 이 후보는 3%포인트(지난주 36%)하락했고, 윤 후보는 변화가 없었다. 안 후보는 지난주에 비해 6%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같은 여론조사에서 ‘도덕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에 안 후보가 35% 응답률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17%로 2위, 윤 후보가 14%로 3위, 이 후보가 13%로 4위를 차지했다. ‘모름·무응답’은 19%였다.

뒤이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의 파란은 계속됐다.

6일, MBN의 의뢰로 실시한 알앤써치의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12% 지지율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해당 여론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38%로 1위 윤 후보가 34%로 2위를 차지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조사에서도 안 후보로의 단일화 의견이 50%를 넘으며 윤 후보를 앞섰다. 

또, 야권 대선후보로 여권의 이 후보와 양자대결을 펼칠 시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41% 지지율을 받으며 33%를 받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질렀다.

단순 지지도 상승을 넘어 야권의 대선후보로, 그리고 최종 대통령으로 안 후보가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대선이 두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물며, 거대 당이 아닌 소수당의 후보가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지지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일은 그만큼 후보 개인의 인기도가 높다는 뜻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이를 알고 있는 안 후보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내가 당선돼서 정권 교체하고 시대를 바꿀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치권은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동굴 안 개구리처럼 하늘도 쳐다보지 못한다. 나라도 열심히 해서 어떻게 하면 세계 역학구조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생존할 수 있고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지 등을 대선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올리겠다”고 한껏 들뜬 기분을 전했다.

밑바닥서 캐스팅보트로 우뚝 
2012년 대선 이후 가장 주목

대선을 앞두고 안 후보의 존재감이 이만큼 부각된 것은 지난 2012년 대선 이후로 처음이다.

특정 예능프로그램에서 청렴결백한 이미지를 어필하며 인지도를 쌓아가던 그는 이후 ‘시골의사’ 박경철씨, 방송인 김제동씨와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하며 2030 청년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방송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넓혀오던 그가 본격적으로 정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부터다. 안 후보 측근의 주장으로 ‘서울시장 출마설’이 돌며 화제가 됐다.

<중앙일보>는 당시 안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제기하며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그는 당시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지지를 받으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후 이루어진 각종 매체의 여론조사에서도 줄곧 1위를 기록한 안 후보는 이를 계기로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과 야당이었던 민주당을 동시에 긴장케 하는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

이른바 ‘안철수 돌풍’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으나, 급작스레 당시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하고 그에 대한 지지 성명을 내며 자리를 양보했다.

박 후보는 5% 지지율에 그쳤던 후보였으나, 안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한 후 지지율이 급격히 상승해 결국 서울시장에까지 당선됐다. 이를 두고 대중은 “5%에게 양보한 50%후보” “아름다운 양보”라며 안 후보에게 찬사를 보냈다.

양보 이후 안 후보의 인기는 더욱 치솟았고, 이는 2012년 대선까지 이어졌다. 언론은 차기 대선 여론조사 대상에 항상 안 후보를 포함시키기 시작했고, 그때마다 안 후보는 근소한 차이지만 다른 후보들을 앞질렀다.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1:1 가상대결에서 43%를 기록해 40%였던 박 후보를 따돌렸고, 휴대전화 여론조사에서는 59%를 기록해 32%의 박 후보를 상당한 차이로 압도했다.

당시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16%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안 후보는 2030의 젊은층·대학생·호남 지역에서 60% 이상의 높은 지지를 받았고, 수도권에서도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해 차기 유력한 야권 후보로 떠올랐다.

이런 보도가 쏟아졌음에도, 안 후보는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며 기존처럼 정치에 대한 뜻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때까지만해도 정계 전문가들과 대중은 그를 대선에서는 보기 힘들겠다는 예측을 했다.

이런 예측을 깬 건 안 후보 본인이다. 2012년 9월 19일 안 후보가 직접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양당에 편승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 선언을 했다.

이쪽도 꽃길
저쪽도 꽃길

당시 안 후보는 출마 선언문에서 “내 역량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국가의 리더라는 자리는 절대 한 개인이 영광으로 탐할 자리가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며 “지금까지 국민들은 정치 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18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여론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고, 그 무게에 대한 책임을 비로소 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때 안 후보는 비로소 정계에 정식 데뷔한 것이다.

안 후보의 존재감은 이때 가장 빛났다. 당시 제1 야당의 문 후보를 앞지르는 지지율을 보이며 무소속 후보로는 처음으로 대권을 거머쥐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돌았다.

다자간 대선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에게 밀리긴 했지만, 1:1 가상대결 시에는 박 후보를 이기는 결과가 곳곳에서 나왔다. 


안 후보의 대권 도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갔다.

안 후보는 출마 당시 “새누리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며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과는 거리를 두는 기조를 보였다.

이후 정치적 행보에서도 친야 성향을 보여 문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는 2012년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화려한 정계 데뷔에 이어 정권 심판론을 이어간 안 후보는 이때 주가가 가장 높았다고 평가받는다.

누군가의 당선에 일조할 수 있는 위치이기도 했고, 본인이 당선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안 후보의 상황은 2012년의 상황과 많이 닮아 있다. 이 후보와의 1:1 가상대결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있고, 야권의 단일후보 적합도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화려했던 정계 데뷔 때만큼 좋은 기회가 안 후보에게 다시 한 번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비교적 주목을 덜 받고 있던 안 후보로선 뜻밖의 호재다. 두 자릿수 지지율에 힘입어 대선에서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독자 행보를 계속 이어가 대선에서 존재감을 부각한 다음 곧 이어지는 제8회 지방선거에서 무게감 있는 자리에 출마해 당선을 노려볼 수도 있다.

물론, 윤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해 본인이 직접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경우의 수다.

이미 이번 양당은 안철수 끌어안기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다. 안 후보를 진영 내로 불러들이면 필승이 보장된다는 계산하에서 보이는 행보다.

양보는 없다
행복한 고민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은 민주당 송영길 대표 쪽이다. 그는 지난해 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라는 건 연합하는 것이다. 안 후보가 단독의 힘으로 집권할 수 있으면 모르겠으나 쉽지 않지 않겠느냐”며 “당내 후보와의 단일화 부정 여론도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어 “이 후보와도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여러 가지 국민 통합의 미래를 계속 제안할 것”이라 덧붙였다.

첫 제안은 여당에서 시작됐지만, 러브콜의 강도가 센 것은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쪽이다. 갖가지 내홍을 겪으며 대선 파국에 직면해 있는 국민의힘은 보다 적극적으로 안 후보 영입에 나섰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지난달 27일 안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민전 경희대학교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지난 대선 내내 안 후보의 정치적 멘토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지난 6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대비하고 있다”며 "하지만 안 후보와 단일화 게임이 훨씬 더 앞당겨져 시작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당초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크게 관심 없었던 국민의힘 측이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예상보다 높아진 안 후보의 지지율에 크게 당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거듭되는 양측의 러브콜에도 안 후보 측은 계속해서 거부 의사를 천명하고 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이 정치세력이 만들어 놓은 난장판을 국민의당이 회복시키고 있다”며 “기존의 안철수의 지지층들이 다시 결집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설전에 안철수와 또 다른 후보의 양자 대결구도가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안 후보의 과거 사례를 보면, 그의 정치 인생에 더 이상 단일화란 이름의 ‘양보’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후보 자리를 양보해서 좋은 결과를 받아든 적이 한 번도 없다.

좋지 않은 단일화의 기억
야도 여도 아닌 ‘나’로

앞서 언급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단일화도 한 예다. 대대적인 양보를 감행하며 안 후보가 밀어줬던 박 전 시장은 성추문 문제를 일으켜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를 두고 안 후보는 “파렴치한 행동으로 1000만 시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시장”이라 비난하며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과거의 단일화를 후회하는 행보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과도 마찬가지다. 안 후보는 2012년 당시 단일화했던 문 대통령과 함께 정권교체의 의지를 다졌으나, 선거 패배 후 ‘안철수 책임론’이 붉어지며 대선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문 대통령 측은 “안 후보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아서 졌다”는 프레임으로 안 후보 측을 공격했고, 안 후보는 “어처구니가 없다”며 황당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때의 감정은 이후 새정치연합에서의 갈등으로까지 번지며 둘은 정치적으로 영원히 결별하게 된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안 후보 사이에는 ‘드루킹’이라는 큰 강이 놓여져 있다”며 “이 강이 없는 것처럼 단일화를 제안하는 게 상식에 맞지 않는다”면서 ‘드루킹’이라는 또 다른 이유를 들어 ‘여권 단일화 불가론’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2017년 당시 민주당 진영이 드루킹이라는 불법 댓글 프로그램을 이용해 본인을 공격했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다.

이후, 사법부가 드루킹 관련 사건에 유죄를 선고한 결과를 보고, 안 후보는 “저 안철수를 죽이려한 추악한 범죄”라며 민주당 진영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 야권의 단일화 제안에도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이 양보하면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더 이상 본인이 양보하는 쪽은 생각하고 있지 않으며 이번 단일화에서는 자신이 양보 받아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는 지난 6일 <KBS>에 출연해 “후보 중 누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가족 문제가 없는지, 비전이 정확한지, 전 세계적인 그룹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전문적인 역량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후보로 단일화 돼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마의 20%
이대로 쭉?

사실 이리 가도 좋고, 저리 가도 좋은 사람은 이번 대선에서 안 후보뿐이다. 단일화에 성공해 야권 단일 후보로 대선에 나가는 것은 가장 좋은 수고, 단일화에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대선을 완주해 정치인으로서의 체급과 인지도를 키우는 것도 좋은 수다. 양당의 후보처럼 지면 감옥 가는 정치적 위협이 도사리고 있지도 않다. 대선 레이스에서 뜻밖의 ‘떡상’을 만끽하며 안 후보는 연일 혼자 웃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2017년 대선 안철수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사실 이번 대선이 세 번째다.

2012년 대선 출마 선언으로 정계에 데뷔했을 때만큼 큰 역할을 하진 못했지만, 그는 2017년에도 대선에 출마해 대권을 노린 경험이 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과 맞물려, 언론에서는 ‘보수 심판론’이 급부상했고 야권의 맹주였던 당시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유력한 야권의 대선후보로 꼽혔다.

당초 정계는 두 사람의 싸움으로 대선을 지켜봤다.

그러나, 막상 본선에 들어간 대선판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문-안의 싸움이 아닌 문-홍의 싸움이 돼버린 것이다.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에서 당시 여당 대선후보가 된 새누리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여러 구설수와 실책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려 끝내 24%의 지지를 받아 2위로 대선 레이스를 마감했다.

안 후보는 당초 높았던 지지율이 잘못된 선거 캠페인과 비효율적인 전략으로 점차 떨어져갔고, 지지층이 겹치는 당시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에게 표를 상당수 빼앗기며 21%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대선을 마감했다.

문 후보와 각축전을 벌일 것이라는 대선 초 예상과 비교하면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인 것이다.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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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양자 TV 토론 관전 포인트

'박 터질' 양자 TV 토론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드디어 성사됐다. 기나긴 기싸움 끝에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들이 TV 토론에서 만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TV 토론만큼 후보들의 역량을 적나라게 볼 기회가 없기에, 시작 전부터 많은 유권자들은 이들의 ‘말싸움’에 주목하고 있다. 토론 전 알아야할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 있을까. 지난 13일 늦은 오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실무진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실무진이 만났다. 그간 말로만 내뱉던 ‘TV 토론’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을 시작한 것이다. 총 네 가지 드디어 성사 협상단이 기자들에게 알린 협상 결과는 ▲설 연휴 전 양자 TV 토론을 시작하기로 한다 ▲방식은 지상파 방송사에 지상파 합동 초청 토론을 주관해 줄 것을 요청해 진행한다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현안을 토론한다 ▲이외에도 추가 토론의 진행을 위해 협상을 계속한다 총 네 가지다. 이로써 유권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모든 현안’을 두고 논쟁하는 ‘설 연휴 전 양자 TV 토론’이 확정됐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확정되자마자 TV 토론을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윤 후보에게 “주 1회 토론하자”며 “(주 1회 토론을 하면) 회동을 통해서 국민의힘을 포함한 야당의 주장과 민주당이 동의하는 민생 개혁안이 많이 도출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횟수와 그 취지를 밝혔다. 법으로 정해놓은 3회 TV 토론은 너무 적으니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두 후보가 따로 만나서 추가 TV 토론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윤 후보의 반응은 싸늘했다. 토론 거부를 넘어 이 후보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이 후보의 주장은)알 권리를 위해서 토론을 하자는 논리인데, 알 권리를 이야기하려면 대장동과 백현동의 진상부터 밝히고 음습한 조직폭력배 이야기, 잔인한 범죄 이야기 그런 것을 먼저 다 밝여야 한다. 국민의 알 권리는 그게 우선”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이런 사람하고 국민 여러분 보는 데서 토론을 해야 하나. 어이가 없고 정말 같잖다”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 후보의 ‘TV 토론 성사’는 불가능해 보였다. 토론 협상이 급물살을 탄 건 국민의힘 선대위가 쇄신을 거치면서부터다. 잦은 내홍과 부인 리스크가 연이어 터지며 지지율 하락세의 고전을 면치 못하던 윤 후보는 선대위를 해체하고 새 출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먹었던 마음에는 TV 토론에 대한 의지도 담겨 있었다. 그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상대 후보의 대장동을 비롯한 상대 후보의 여러 신상 관련 의혹, 공인으로서의 정책과 결정,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표한 공약들에 대해 국민 앞에서 검증하는 데 법정 토론 3회만으로는 부족하다. 효과적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캠프 실무진에게 법정 토론 이외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알렸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3일 극적으로 ‘추가 TV 토론’ 협상이 타결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국민의힘이 주장했던 ‘대장동 의혹’만이 빠졌다는 점이다. 이 제안 윤 수락…결국 하긴 하기로 묵은 의혹들에 새 약점들 집중 공략 양측의 이번 TV 토론 협상문에 따르면, 두 후보는 모든 현안을 자유롭게 토론한다. 대장동 이슈뿐만 아니라 대중들이 궁금해 했던 ‘고발 사주’ ‘김건희씨 학력 위조’ 그리고 ‘이 후보의 아들 도박 문제’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양측 모두 자신만만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측은 “이 후보는 토론을 피할 이유가 없는 후보”라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했다. 수많은 국정 경험과 그때마다 통과했던 국정감사, TV 토론 경험 등을 갖고 있는 이 후보 쪽이 아무래도 토론에서 유리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측 또한 법정에서 변호사들과 수십년간 입씨름을 벌여온 윤 후보가 왜 토론을 두려워하겠냐는 입장을 전했다. TV 토론 협상단으로 참여한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윤 후보는 기교를 부리는 사람이 아닌 만큼 토론회도 정면 돌파할 것”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16번이나 토론을 했던 사람인데 무엇이 두렵겠나”고 말했다. 이제 경기장과 룰이 정해졌으니, 선수들이 입장할 차례다. 두 후보는 상대의 어떤 부분을 공격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지 양측은 벌써 전략 구상에 들어가 있다. 역대급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치며 수많은 토론을 한 두 후보는 기존에 나와 있는 본인의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후보들은 스스로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양경선 이후 새로 나온 약점을 찾아 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양 후보는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이 후보는 사법연수원 18기 출신으로 수료 후 바로 변호사가 됐다. 수십년간 인권 변호사로 활동해오며 많은 재판에서 검사들과 맞써 싸워왔다. 그의 맞상대 윤 후보는 공교롭게도 바로 그 검사 출신이다. 윤 후보는 사법연수원 23기 출신으로 1994년 연수원 수료 후 바로 검사로 임용됐다. 검사 대 변호사의 매치가 2022년 대선 토론에서 성사된 것이다. 양 후보에게서는 지난 3개월간 많은 새로운 약점들이 나왔다. 먼저, 이 후보의 새로운 약점을 살펴보면, 아들의 도박 논란과 성매매 의혹, 그리고 대장동 비리 관련 인물들의 잇따른 죽음이 있다. 싸움닭끼리 치열한 공방 이 후보의 아들 이모씨는 수년간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수십 차례 도박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때마다 후기 글 형태의 증거를 사이트에 남겨놔 범행 시점과 금액, 횟수를 정확히 가늠케 했다. 이 후보는 해당 사실이 보도되자마자 사실을 인정하고 재빠르게 사과했다. 지난해 말 기자회견에서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불가피하다”며 “형사 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선택의 여지없이 책임져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씨는 또한 도박과 더불어 성매매를 한 사실을 암시하는 글도 올렸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사실을 확인해본 결과 성매매는 한 적이 없다고 한다”며 “부모로서 자식이 하는 말을 믿을 수 밖에 없다”고 성매매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아들 도박·성매매 쟁점은 윤 후보에게 가장 큰 공격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검사 출신의 윤후보가 이씨의 형사 처벌 사유를 논리적으로 입증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비록 검사 재직 시절의 수사력은 발휘하지 못하지만, 법에 대한 해석과 특유의 정보력을 바탕으로 이씨에 대한 혐의 입증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처벌 사유가 되면, 책임지게 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이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기에 딱 좋은 사안이다. 성매매 혐의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의혹이 붉어질 당시에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서 흐지부지됐지만, 지금 국민의힘 측에는 이 후보 아들과 관련한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그중 의미 있는 것들을 추려내 파급력이 큰 대선 TV 토론에서 공개한다면 이 후보 측에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대장동과 관련한 사안도 이 후보의 발목을 잡는다. 대장동 이슈는 특히 윤 후보 측에서 가장 많이 공부하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 협상 초기부터, 윤 후보는 대장동 이슈에 관한 것만으로 토론을 하자고 제안할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수사를 받던 대장동 관련 인물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국민들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상태다. 관련 인물들이 죽을 때마다 대중의 의심은 한껏 높아졌고, 이는 국민의힘 측의 호재로 이어졌다. 윤 후보는 이 순풍을 그냥 흘러가게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사건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윗선과 연결고리가 있는 인물들만 골라서 죽고 있냐”라는 의심을 내놓고 있다. 윤 후보 측은 TV 토론에서 윗선과 화천대유 간의 의심스러운 관계를 낱낱이 밝힐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대장동 이슈를 윤 후보가 직접 설명하며 이 후보를 압박하고, 관련 인물들이 죽음으로써 이 후보에 대한 수사 상황이 어떻게 어려워졌는지를 설명하면, 그 자체로도 윤 후보에게는 많은 득점이 된다. 윤 후보 또한 지난 3개월간 많은 약점이 노출됐다. 내홍을 겪던 국민의힘 내부 문제와 김건희씨 학력 위조 파문, 그리고 장모의 구속 등이 연이어 터진 것이다. 약점으로만 보면 윤 후보 쪽이 이 후보보다 훨씬 많다. ‘상식’과 ‘공정’의 기치를 내세우며 인기몰이를 이어가던 윤 후보는 가족 리스크에서 유권자들에게 많은 점수를 잃었다. 이 후보는 특유의 말솜씨와 논리로 그간 정치 토론에서 맹활약해온 정치인이다. 그는 쉬운 언어로 임팩트 있게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이 있어, 맨땅에서 여당의 대선후보라는 자리까지 올라왔다. TV 토론이 시작되면 이 후보가 유리하지 않겠냐는 예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가족 문제 공통분모 윤 후보의 배우자 김씨의 학력 위조 논란은 그의 정치적 정체성을 흔드는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이는 김씨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본인이 잘못했다고 사과한 사안이기도 하다. ‘조국 사태’에서도 목도했듯이, 학력과 경력 위조에 대해서 대중은 매우 엄격하다. 초접전 양상을 띠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대중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을 이 후보의 능력으로 끄집어내기만 한다면, 이 후보의 낙승은 이미 떼어놓은 당상이다. 민주당 측은 윤 후보의 장모이자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모씨 문제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의료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이미 한 차례 법정 구속된 바 있다. 그는 2개월간 수감하다 9월 보석으로 석방됐으나, 지난달 다시 징역 1년 형이 확정됐다. 이번에는 잔고증명을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다. 그는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통장 잔고증명을 위조해 기소됐고, 사법부는 “위조한 잔고증명서의 액수가 거액이고 수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범행했으며, 잔고증명서를 증거로 제출해 재판 공정성을 저해하려 했다”며 형 확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건강 등의 이유로 보석 석방 중인 점을 감안해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가족 문제에 대해서 떳떳하지 못한 건 이 후보 측도 마찬가지나, 유죄 판결을 받은 사안이라는 점에서는 무게가 다르다. 이 후보 측의 가족 비리나 대장동 사건은 아직 사실로 밝혀져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다. 윤 후보의 정체성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니 만큼 이 후보의 효과적인 공격 포인트로 배우자와 장모 문제는 TV 토론에서 자주 거론될 전망이다. 각종 현안뿐 아니라 공약에 대한 공방도 펼쳐질지 주목된다. 양측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1분짜리 짧은 공약들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는 ‘소확행 공약 발표’라는 코너가 있다. 공약들은 ‘산부인과 법 개정’ ‘경력증명서 발급’ ‘딥페이크 방지’ 등이 다양하게 소개돼있는데, 영상의 길이가 짧은 만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소개돼있지 않다. 국민의힘 측 또한 유튜브 채널 <윤석열>에 하루에 하나 꼴로 공약 소개 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 역시 1분짜리 짧은 영상으로 ‘실내체육시설 이용료’ ‘KBS 수신료 반환’ ‘방역패스’ 등의 공약들이 소개돼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등장해 한두 문장으로 공약을 정리한다. 말빨로 이길 수 있나 ‘입 주의보’ 깔게 너무 많아…양측 버티기 싸움 그러나 국민의힘의 유튜브 채널 영상들에도 역시 예산 마련과 실행 방안 부분은 소개돼있지 않다. TV 토론회는 1분이 아닌 70분 이상 진행될 예정이다. 토론 순서에는 현안 질문들뿐 아니라 공약과 관련한 질의 내용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만 했을 뿐 방법을 소개하고 있지 못하는 해당 쇼츠 영상들에 대해서 양 후보는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부여받는다. 전문가들은 양측에서 발표한 공약이 워낙 다양하고 방대해 후보 개개인의 기량이 여기서 빛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이 이 후보의 선전을 예상하고 있다. 국정 실무 경험이 전무한 윤 후보보다 예산 마련과 제도 도입에 필요한 준비 과정, 실패에 따른 대비책 등 여러 부분에 경험이 있는 이 후보가 유리하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두 후보는 연초 유튜브 채널 <삼프로>에 출연해 부동산 관련 정책에 관해 같은 질문을 받고 다른 대답을 내놓은 바 있다. 해당 영상은 같은 진행자들이 두 후보에게 같은 질문을 하고 각각의 대답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여기서 양 후보의 평가는 엇갈렸다. 두리뭉실하게 대답하는 윤 후보와는 달리, 구체적이고 자세히 대답하는 이 후보에게 사람들의 호평이 쏟아진 것이다. 이번 TV 토론에서도 유튜브 채널 <삼프로> 때와 같이, 똑같은 질문을 양 후보에게 하는 순서가 마련돼있다. 윤 후보가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반전을 이뤄낼지, 아니면 이 후보가 기존의 선전을 이어가 굳히기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3번의 기회 3번의 위기 몇 회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양측은 ‘3회’의 추가 TV 토론을 약속했으나 두 선대위 측이 자의로 결정한 만큼 강제성은 없다. 만일 양 후보 중 누군가가 토론에서 크게 밀려 지지율이 하락하는 결과가 계속 이어진다면 보이콧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두 후보의 추가 TV 토론 3회가 모두 채워질지는 아무도 장담을 못하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TV 토론은 안철수 죽이기? 이번에 성사된 TV 토론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단 둘만 출연한다. 제3지대 후보들의 출연은 배제된 상태다. 이를 두고 군소 정당의 모든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매스컴의 주목을 TV 토론으로 다 끌어가 제3지대 모두를 죽이기 위한 술책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의 반발이 거세다. 최근 지지율 상승 곡선을 그리며 안철수 단일화론까지 퍼지고 있는 안 후보를 국민의힘 측에서 견제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이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장 이태규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당이 두당 후보끼리 하는 양자 TV 토론을 추진하고 있다”며 “3자 구도를 막으려는 치졸한 담합”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은 토론을 주관하게 될 방송사들을 향해 양자 토론을 거부하고 3자 토론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3자 토론도, 정의당을 포함한 4자 토론도 상관없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양자 토론만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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