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만큼이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역시 청년들에게 비호감 이미지가 높다. 이에 윤 후보가 청년층을 붙잡기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효과가 미미한 편이다. 기존의 꼰대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는 탓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최근 패션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바뀌었다. 이전에 선호하던 넓은 통의 바지 패션을 버리고, 깔끔한 소재의 옷을 주로 입는다. 또 머리 전체를 뒤로 넘기는 ‘올백’ 스타일로 비호감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패션 변화
앞서 대선 경선 이후 청년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하는 게 사실상 불발됐다. 이 같은 탓에 윤 후보는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더욱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선 출마 초기부터 윤 후보에게는 ‘꼰대’ 이미지가 짙게 깔려 있었다. 더욱이 과거 부정식품 발언, 전두환 옹호 논란 등 ‘1일1실언’은 청년층이 등을 돌리기에 충분한 사안들이었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는 당장 메시지부터 변화시켰다. 즉석 발언보다는 정제된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청년층을 포섭하기 이미지 변신 시도 중의 하나로 읽힌다.
청년을 잡기 위해 즉각 청년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윤 후보 본인이 직접 위원장까지 맡으며 청년을 눈에 띄게 챙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또 모든 직책에 청년 보좌관을 두겠다고 공언하며 최근 청년 보좌관 모집을 시작했다.
윤 후보가 이런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있는 꼰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가 청년을 강조하는 이유도 중도층 속에 청년이 많이 포함돼있어서다. 청년이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윤 후보가 청년층 표심을 잡아야 할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윤 후보의 청년 포용에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광폭 행보와는 달리 여러 문제들이 터져 나와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오히려 악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29일, 대전을 방문한 윤 후보는 청년토크콘서트에 예정 시각인 오후 4시보다 1시간 늦게 도착했다. 다음 날 방문한 청주에서도 청년들과 만남 자리에 지각하면서 연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상습 지각으로 인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표면적으로만 청년층을 챙기고 여전히 청년 눈높이에서 소통하려는 자세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비호감 지우기’ 광폭적인 2030 대시
‘더 젊게’ 이미지 바꾸기…그 결과는?
모집 중인 청년 보좌관 역시 대선 기간 동안만 활동한 뒤 종료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청년을 국정 파트너로 삼겠다고 발언한 것과는 차이가 있어서다. 앞서 윤 후보가 모든 부처에 청년 보좌관을 배치하고, 의사 결정에 참여시키겠다는 지속적인 청년 정치 참여 약속과도 대비되는 대목이다.
결국 이 같은 문제는 청년층 지지 철회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윤 후보를 지지하던 청년단체인 ‘팀 공정의 목소리’가 지지를 철회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해당 단체의 안은진 대표는 자신들의 목소리가 닿지 않아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급하게 추진한 청년 행보가 역풍을 맞은 셈이다.
문제는 그뿐만 아니다. 선대위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및 김성태 전 의원의 인선이 발표되자,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앞서 두 인물 모두 자녀와 관련된 논란들이 불거졌던 바 있기 때문이다. 인사 논란이 일자 두 사람은 사퇴하는 선에서 급한 불을 껐다. 이 같은 발빠른 조치는 국민의힘 청년층이 등 돌리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윤 후보가 김 전 의원의 딸 KT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기억나지 않았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또 그동안 공정을 강조해온 윤 후보의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우려도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의 청년 표심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로 떠오른 청년층에 대한 실책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복기왕 대변인은 “겉으론 청년세대의 소통과 경청을 강조하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고의가 된다”며 “표를 의식한 이미지 팔이에 청년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