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최근 MZ세대의 명품 소비가 늘어나며 ‘한정판 시장’의 규모가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한정판 의류나 신발은 그 희소성 덕분에 높은 가격으로 되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퓨처웍스의 '쏠닷'과 무신사의 '솔드아웃'은 바로 이 ‘한정판 신발 시장’을 겨냥해 탄생한 어플입니다.
솔드아웃은 출시 당시 무신사의 SNS에는 ‘한국 대기업 특유의 원조 따라하기’라는 비난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과거 <일요시사>에서도 해당 논란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당시 ‘표절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무신사의 근거는 ‘한글 표기 시 쏠닷은 두 글자, 솔드아웃은 네 글자므로 혼동 가능성이 낮다’ ‘쏠닷이 표절당했다고 주장하는 아이콘 배치와 UI/UX 등은 공공영역에 속하는 일반적인 형태다’ ‘무신사는 2001년에 ‘솔드아웃’ 도메인을 등록해 2012년 ‘솔드아웃쇼’에 활용한 바 있으며, 해당 명칭을 다시 사용했을 뿐이다’ 등이었습니다.
솔드아웃이 출시되기 전, 무신사와 퓨쳐웍스는 비정기 미팅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미팅이 이루어진 시기에 대해 양 측의 주장이 엇갈립니다.
무신사 측은 “2019년 말 미팅을 가진 적이 있으나 여러 ‘플레이어’들과의 미팅 중 하나였고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퓨쳐웍스가 제공한 이메일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월3일 ㈜그랩(무신사 운영업체)의 기획전략팀 담당자가 직접 미팅을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2019년 10월부터는 성장전략팀과의 미팅이 이뤄졌습니다.
당시 무신사는 투자와 인수에 대해 언급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고, 퓨처웍스 관계자는 주장합니다.
Q. ‘쏠닷’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마니아층을 타겟으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었고요.
스니커즈 마니아들이 느끼고 있던 불편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Q. 무신사 기획전략팀과의 미팅에서는 어떤 정보가 오고 갔나?
쏠닷이 어떤 회사인지 어떤 것을 지향하는지에 대한 가벼운 자리였고요.
Q. 그 후 무신사 성장전략팀과의 미팅에서는 어떤 정보가 오고갔나?
두 번째 미팅에 제가 기억하기로는 “리셀회사를 한 번 만들어 보자. 한정판 스니커즈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 마니아들이 많이 모여 있는, 그래도 제일 잘 아는 플랫폼이니 무신사와 쏠닷이 힘을 합치면 미국의 Stock X 같은 걸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왔죠.
Q. 당시 무신사 측에서 투자와 인수 의지를 드러냈나?
우리가 쏠닷에 투자를 좀 하고싶다 그러고 난 다음에 같이 만들 수 있겠냐.
(퓨처웍스 측에서는)그냥 같이 회사를 만들거나 이런 쪽으로 하는게 좋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고, 또 한 번 만났을 때는 인수 쪽으로 넌지시 여쭤보시더라고요.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어떠냐
그것도 저희가 정중하게 거절을 했고요.
(그러니까)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갑자기 솔드아웃이 나온 거죠.
Q. 4월 ‘솔드아웃’ 론칭 발표 당시 사내 반응은 어떠했나?
다들 엄청 벙쪘었죠.
‘무신사에 회사 매각했냐’
얼마든지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잘 안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서비스 이름이 ‘솔드아웃’이다 보니까 너무 속보이는 거죠.
사람들은 커뮤니티나 이런 데서는 솔드아웃을 다 ‘쏠닷’이라고 한단 말이예요.
그러기 때문에 저희가 받는 손해가 많아요.
‘검수를 왜 이렇게 하냐’ 이런 식의 (솔드아웃의)불만이 저희한테 오기 시작했거든요.
모두가 보는 그런 공간에 써놓는다는 게 저희한테 굉장히 손해예요.
나이키매니아라든지 그런 한정판매니아 카페에 가보면 솔드아웃에 대한 불만 같은 게 많은데
문제는 사람들이 ‘아, 쏠닷 엄청구리다’ 이런식으로 말해놓는 거죠’
그래서 회사 평판이 깎이는 게 많이 있고요.
Q. 무신사 측은 ‘쏠닷’의 아이콘 배치와 UI/UX 등이 일반적인 형태라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은 솔드아웃의 배치가 많이 바뀌어 있습니다.
초반에 나왔을 때 오리지날 콘텐츠라던지 쏠티클이라던지 그런 기사를 올리고, 알람 등록, 언제 발매가 되는지를 캘린더 형식으로 보여주고 이런 화면 자체가 일반적인 건 아니었거든요.
저희가 사실은 독보적으로 하고 있었던 부분인데 그 부분은 거의 그냥 베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한편 솔드아웃은 지난 5월 자회사인 ‘SLDT’로 분사했습니다.
퓨처웍스 관계자는 “최근 무신사는 솔드아웃 서비스를 SLDT라는 회사로 넘긴 후 ‘솔드아웃은 무신사와 아무 관련 없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 고소 건은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현 SLDT 대표이자 무신사 공동대표인 한문일 대표는 2019년 당시 퓨쳐웍스와 미팅을 가졌던 성장전략팀의 본부장이었습니다.
퓨쳐웍스 측 변호사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무단도용 소송은 적지 않은 규모로 빈번히 발생하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대기업이 투자와 인수까지 논의했을 경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의 ‘고의’를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년간 개발해온 아이디어를 통째로 뺏긴 퓨처웍스 측은 씁쓸함만 삼키고 있습니다.
퓨처웍스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무신사의 진솔한 사과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총괄: 배승환
기획: 강운지
촬영/구성/편집: 김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