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한 기 찾아볼 수 없는 전남 고흥 '쑥섬'의 교훈

사람들 몰리는 무덤 없는 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서정 기자 = 국내 산야 곳곳엔 분묘가 종종 목격되는데 최근 후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방치 중인 분묘들이 점점 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화장 장려 시책 역시 반응이 시원찮다. 문제는 외면받은 묘지의 주인도 모른다는 점이다. 좁은 국토의 이용 효율성을 높이면서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는 새로운 묘지제도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다. 

A씨는 1시간에 한 번꼴로 나로도항인 축정에서 쑥섬을 오가는 여객선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A씨는 선장이 과거 자신이 다니던 학교의 3년 후배라고 소개했다. 쑥섬은 나로도 앞의 아주 작은 섬이다. A씨는 본인의 가까운 친구들 모두 이곳 쑥섬에서 태어나 자랐다며 선장을 돌아봤다. 

풍습

“한 시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이 작은 섬에 애들이 왜 그렇게 많을까요? 우리 중학교 친구들만 하더라도 20명이 넘을걸요? 친구, 몇명인가? 아 참 쑥섬에는 ‘산소’가 하나도 없다는 안내문을 봤는데 그것도 빠뜨렸네요.”

섬을 향하는 배 안에서 A씨는 연신 들뜬 내색을 내비쳤다.

쑥섬은 전라남도 나로도 앞에 위치해 있는 아주 작은 섬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1~2022년 대한민국에서 가볼 만한 100곳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관광객들은 섬에 들어오면 특이한 안내문을 볼 수 있는데 쑥섬에는 ‘산소가 한 기도 없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쑥섬은 마을주민들의 노력이 모여 무덤이 없는 곳으로 유명하다. 섬에 무덤이 단 한 기도 없게 된 이유도 눈여겨봄직하다. 작은 섬에서 살기 위해 땅을 효율적으로 만든 자발적인 주민들의 실천들이 이어져 이뤄낸 성과다.

주민들은 더불어 살기 위해 서로 조심하고, 서로 자제하는 생활문화를 만들었는데 이런 변화가 풍습과 문화로 이어졌다. 현재 쑥섬은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더불어 사는 문화 풍습 또한 이색적인 풍광으로 꼽혀 유명해졌다.

최근 들어 후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방치된 분묘들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뿌리 깊은 명당 의식 때문에 묘소 대부분이 집단화되지 못한 상태로 선산이나 깊숙한 산속에 자리 잡고 있다. 정부의 화장 장려 시책에도 불구하고 아직 화장률은 20.5% 수준에 불과하다.

어린 나이에 요절하거나 무의무탁자가 아니면 주로 매장이 진행된다.

그 결과 우리 산야 곳곳에서는 분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묘지 중 약 69%에 해당하는 1338만여기가량은 개별묘지 형태로 분산돼있다. 이 중 36%에 달하는 700만기가량은 연고자가 없이 방치된 무연고 분묘로 추산된다.

마을 주민들 노력 모여 유명세
후손 끊기면서 방치 분묘 늘어

실제 경북 구미시 청년회원 30여명이 최근 구미시립 공설묘지에서 제초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올해로 8년째 무연고 분묘 벌초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이 벌초작업을 벌인 연고가 없는 분묘에 안치된 ‘무연고 분묘’는 1320기에 이른다.

청년회원들은 “실제 후손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무연고 분묘가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며 벌초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방치된 무연고 분묘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문화의 변화다. 핵가족화로 사회변화가 늘어났다.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국민이 늘어나면서 조상을 숭배하고 성묘하는 전통문화 의식이 사라지고 있다.

특히 분묘는 산과 들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관리하기 어렵다. 여타 전통문화보다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경제난에 시달리며 직장에 얽매이게 된 바쁜 현대인들에게 하루를 온전히 비워야 하는 성묘가 점차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 19사태로 심해진 개인주의로 인해 성과주의와 일을 우선시 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 역시 위기 의식을 모르고 있지는 않았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묘지문화에 대한 대수술을 시도한 바 있다. 시한부 묘지제도와 묘지 면적의 축소를 골자로 하는 묘지 및 매장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마련했으나 타 부처의 이해 부족으로 경제차관회의에서 무기한 보류됐다.

명당을 원하고 자기 땅이면 마음대로 묘를 써도 좋다는 생각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는 묘지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주변 경관을 훼손할뿐더러 각종 국토이용사업과도 마찰을 빚어왔다. 이에 점진적 개혁이 이뤄지도록 끈질긴 노력에 의한 일관된 정부의 정책 선행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무연고’ 사회적 문제로
지자체 해법 없어 골치

과거 전남 무안군 인근 천주교 공원묘지에서는 1987년 공원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현재까지 약 3000기 이상의 불법묘지가 조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무안군은 불법 조성 묘지에 대한 현장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고 매년 과태료만 부과했다.

공원묘지의 다른 유가족들은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도 않은 채 소극 행정으로 일관해 특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무안군도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관련 부서 담당 직원들이 매년 인사이동 등의 문제로 업무 연속성이 떨어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타 타개 방안이 없어 공원묘지 관리소 측과 무안군이 벌이는 행정 갈등은 온전히 유가족에게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

최근 서울시공단은 묘지 화장 비용 9만원과 납골당 10년 관리비 25만원 등을 자체 예산을 들여 지원하고 있다. 후손들의 무관심 속에 시민들의 혈세가 낭비되는 셈이다.

특히 무연고 분묘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탓에 비석이 훼손되거나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후손을 찾기도 여의치 않다. 묘지의 모습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며 사망자의 이름도 남아 있지 않아 후손들이 조상의 묘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때문에 관리가 안 되는 분묘들이 환경 훼손과 외관상 거부감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는 동시에 분묘 관리비 체납도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뚜렷한 타개책이 요원해 지자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현금성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모델

서울시는 2억원을 투입해 400기 정도의 방치 분묘를 개장·화장하는 것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시설공단은 올해 말 까지 용미1·2묘지, 벽제묘지, 망우리묘지, 내곡리 묘지 등 시립묘지 5곳에 가족 묘역을 둔 유족이 개장·화장할 경우 최대 50만원을 지원한다. 공단은 개장·화장 1건에 80만~100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공단은 공고를 통해 묘지의 연고자를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후손들의 관심 부족으로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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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