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동 성폭행범들의 ‘솜방망이 형량’ 실태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9.12 17: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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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김’이면 그냥 용서 되는 ‘더러운 세상’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집에서 잠자던 초등학생을 이불째 안고 납치해 성폭행’ ‘어린 조카를 7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큰아버지’ ‘가출한 여중생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고 접근해 성폭행한 40대’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10대 조카에게 몹쓸 짓’. 최근 인터넷을 도배했던 성범죄 사건들이다. 어쩌다가 어린아이를 상대로 한 흉악범죄자들이 이토록 날뛰게 됐을까? 문제는 솜방망이 처벌에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잔혹한 성범죄가 터지고 있다. 동시에 아동 성범죄자를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막힌 일이 있었다.

지난 7월 통영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김점덕. 그는 통영경찰서 유치장 보호실에서 면회 온 아내에게 “시간이 지나면 조용해지니까 힘을 내라. 혼자서라도 살 수 있게 돈을 벌어라”고 당부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아니 그 뿐만 아니라 모든 성범죄자들도 다 안다. 사건 당시에만 호들갑이다가 곧 시들해질 것이고, 적당히 감옥살이하다 집행유예로 풀려날 것까지.

짐승만도 못 한
인간들에게 고작…

지난 5일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가장에게 내려진 벌은 징역 7년에 불과했다. 김모(38)씨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올해 초까지 14살 친딸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딸은 법정에서 “아빠가 내가 있는 데서 휴대전화로 음란 동영상을 보며 자위행위를 한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혼한 상태이며 김씨의 전 아내는 법정에서 “남편이 아동 포르노물 등을 보여 주며 변태 성행위를 요구한 게 주된 이혼 사유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법정과 검찰 조사과정에서 “딸이 친오빠와 성관계를 갖다 들켜 야단치자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혼한 아내가 돈을 노리고 딸을 부추겨 나를 강간범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친딸을 성욕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아주 불량하고 반인륜적인 점, 범행을 부인하면서 가족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하는 등 엄벌이 불가피 하다”면서도 결국 7년형을 내리는데 그쳤다.

지난 8월에는 9살 여아를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70대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서모(71)씨는 2004년 자신의 과수원에서 일하던 장애인 부부의 딸 A(당시 9세)양을 과수원 내 컨테이너박스로 유인해 성폭행하는 등 2010년까지 네 차례 성폭행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서씨는 재판에서 “20여년 전부터 당뇨를 앓아와 15년 전부터 발기가 전혀 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성기 점까지 봤는데” 미성년 성폭행 혐의 70대 무죄
‘초범이라’ ‘술 먹어서’ ‘고령이라’ 등 황당한 감형이유

1심 재판부는 작년 6월 내린 판결에서 “피해자에 대한 진찰 결과, 처녀막이 이완됐고 주로 성교에 의해 전염되는 트리코모나스 질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점, 피해자는 피고인의 성기에 점이 있다고 진술했는데 실제 피고인의 성기에 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성폭행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는 성폭행 당시 5∼10분간 관계를 가졌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법원이 병원에 의료감정촉탁을 한 결과, ‘피고인이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고도 발기가 전혀 되지 않는 점’ ‘고령인 점’ ‘당뇨병 합병증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서씨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지난 2월 내린 판결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의심스럽고 범죄증명이 없어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처가 정당하다”며 1심을 유지했다.

피해자가 적극
거부 안 해서…

13세 미만의 아동 성폭행범에 대해선 10년 이상 최고 무기징역의 형벌이 내려지게 돼 있다. 하지만 실제 형량은 평균 징역 8년에 불과하다. 법원이 성범죄자의 전과나 피해자와 합의 여부, 범행 반성, 음주 상태 등을 반영해 형을 낮추기 때문.

일례로 지난 2008년 12월 만취 상태로 8살 나영이(가명)를 성폭행해 신체 기능 일부를 영원히 훼손시킨 조두순. 그는 1심 검찰 구형에서 무기징역을 받았다. 하지만 “술에 취해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펴 최종 징역 12년형으로 줄었다. 당시 조두순의 형이 확정된 뒤 나영이 아버지는 “나영이가 성인이 될 때쯤 조두순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드물긴 하지만 일정부분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린 경우도 있다. 작년 여름 서울중앙지법은 자신의 체육관에 다닌 여학생들을 성추행한 합기도체육관 관장 문모(33)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문씨는 1998년 성범죄로 소년부 송치 처분을 받은 일이 있는 사람이었다. 판결문에는 “체육관 지도과정에서 일정한 신체접촉은 발생할 수 있는 사정 등에 비춰 문씨가 계획적으로 추행했거나 성적 습벽에 의한 범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들이 적극적인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아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고 오인했을 수 있다”는 부분이 포함됐다. 문씨는 13세 여학생들을 무릎에 앉히고 신체 일부를 더듬는 등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동 성범죄는 날이 갈수록 엽기적이고 흉악해지고 있지만,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 비율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13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성폭력 범죄는 949건. 하루 평균 3명의 어린이가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중 절반 가까이가 감옥에 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범죄자에 대한 전국 법원의 1심 선고 결과를 분석한 결과 13세 미만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범죄자 2명 가운데 1명은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저도 1년 전에 비해 7% 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법원의 약한 처벌)에 풀려난 성범죄자의 절반이 성범죄를 또 저지르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영혼 살인 범죄
“자비란 없다”


반면 외국은 다르다. 아동이나 장애인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행범의 인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형량도 무시무시하다.

스위스 아동성폭행범은 무조건 종신형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제시카 런스퍼드 법’의 경우는 12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행범은 최소 25년의 형에다 출소 후에도 평생 전자발찌 신세다.

미국 내 캔자스 주에선 재범 가능성이 높은 성범죄 전과자는 형기만료 뒤에도 재범 가능성이 사라질 때까지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는 ‘성 맹수법(Sexual Predator Law)’이 시행 중이다. 언론도 아동 대상 성범죄자에겐 ‘성 맹수’라는 표현을 일반적으로 쓴다.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텍사스주 그레이엄 퀴즌베리 판사는 10대 3명을 2년간에 걸쳐 성폭행한 범인 제임스 케빈 포프에 대한 배심원의 유죄평결 후 성폭행 한번마다 종신형 한 번씩 총 40차례 종신형과 소년 1명당 20년씩 모두 4060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바 있다.

아동 상대 성범죄자 절반이 집행유예…‘솜방망이 처벌’
외국 “성폭행범에겐 인권 없다” 관용 없는 무거운 판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성폭행범은 가석방 자체가 어렵다. 일반 범죄자들과는 달리 절대로 85% 형량 아래로 줄어들지 않는다. 제임스 케빈 포프의 경우에도 3209년의 형을 살아야 가석방의 기회가 주어진다.


중국은 아예 14세 이하 어린이와 성관계를 맺다 적발되면 사형에 처한다. 체코는 지난 10여 년간 최소 94명의 성범죄자의 고환을 외과적으로 들어내는 ‘물리적 거세’를 실행했다.

이에 유럽연합은 “폭력적이며 환원 불가능하고 지나치게 잔혹한 처벌”이라고 비난했지만 체코 정부 당국은 “성범죄자를 생물학적으로 영구적인 안정 상태에 두기 위한 의학적 조치이며, 피해자의 인권을 최우선시 하여 이와 같은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아동 대상 성범죄를 살인에 버금가는 강력 범죄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처벌하는 게 세계적 추세다.

성폭력예방센터의 한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100% 가해자가 의사를 가지고 가해자가 전혀 항거불능인 아동을 상대로 공격한 것이기 때문에 극형으로 다스려야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형량을 대폭 늘리고 ‘무관용 처벌’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밟지 마세요!
지켜주세요!

최근 일어난 나주 성폭행사건 후 여기저기서 신상공개 소급적용, 화학적 거세, 물리적 거세 등 각종 대안이 쏟아져 나온다. 불안한 엄마들은 “우리 아이들을 지켜달라”며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섰다.

통영사건 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가 한때 마비됐다. 안양 초등생 살해사건 후 관계당국은 문구점, 약국, 슈퍼마켓 등에 아동안전지킴이집 스티커를 붙이느라 바빴다. 아동성범죄전담반을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성범죄 우범자 관리대상엔 허점을 보여 또 다른 희생자를 낳았다.

어쩌면 통영사건의 범인 김점덕의 말이 맞다. 지금은 시끌시끌하다. 하지만 그의 예상대로 시간이 지나면 곧 조용해질 게 분명하다.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되풀이되는 레퍼토리이기 때문이다.

보다 강력한 법 적용과 근본적인 관행이 바뀌지 않는 한 아동 성범죄는 더욱 잔혹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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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