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비상 걸린 한국 야구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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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3.12 15:45:17
  • 호수 13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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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도 없고∼ 김광현도 없고∼

▲ 양현종 선수

[JSA뉴스] 양현종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올림픽 대표팀은 그의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오랫동안 대표팀의 마운드를 책임졌던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세 선수의 계보를 이어갈 후보로는 구창모와 소형준 등이 거론된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 입단한 추신수는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이끌 수 있는 베테랑 타자다. 

도쿄올림픽으로 야구가 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야구 대표팀은 2008 베이징올림픽 전승 금메달의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목표다.

베이징올림픽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윤석민(은퇴)으로 이어지는 에이스 투수 3인방의 대관식이라 할 수 있었다. 세 선수는 올림픽 이후 나란히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난항

반면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은 당시 명단에서 탈락해 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집에서 TV로 지켜봐야만 했다. 그 후 꾸준히 실력을 키운 양현종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고, 2010‧2014‧2018 아시안게임에 모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데 더해 2019년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의 1선발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김광현이 2019년 말 미국 프로야구로 진출하면서 양현종은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이끌 에이스 투수로 주목받았다. 미국 프로야구는 한국 프로야구와 달리 올림픽 기간에 휴식기를 갖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대표팀 차출이 어렵다.


마찬가지로 토론토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도 차출이 어렵고, 이제는 양현종도 대표팀 차출이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도쿄올림픽이 1년 뒤로 미뤄지면서 스플릿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12년만에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베이징 전승 금 신화 재현 목표

지난 2년간 대표팀 핵심 선수들이었던 김광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양현종까지 미국 프로야구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져 현재 대표팀은 이들의 대체자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도쿄올림픽에서도 팀을 이끌 김경문 감독도 “13년 전처럼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당시에도 류현진, 김광현 등이 대표팀의 젊은 투수진으로 합류했고, 이용규, 김현수 같은 타자들도 새롭게 합류했기 때문이다.
 

▲ 추신수 선수

김 감독은 “아직 시기가 이르기 때문에 선수 후보군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축 선수들 몇 명은 기존에 대표팀에서 뛰던 선수들을 잡아 놓겠지만, 중요한 건 올해의 컨디션이다. 작년에 젊은 선수들 중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보였는데, 결국은 올림픽에 가기 전 4~6월 정도에 컨디션 좋은 선수가 24명의 명단에 들어가지 않을까”라며, 주축 선수들을 중심으로 컨디션이 좋은 젊은 선수들을 추가해 명단을 꾸리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의 뒤를 이을 투수들로는 구창모(NC 다이노스), 소형준(KT 위즈),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장재영(키움 히어로즈) 등이 꼽힌다. 구창모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NC의 토종 에이스로, 지난 시즌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로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줬다.


시즌 중반 부상으로 3개월 정도 이탈하지 않았다면 리그 최고의 투수가 됐을 수도 있다. 대표팀을 맡은 김 감독이 데뷔 초 그를 지도했던 경험이 있는 점도 강점으로 뽑힌다.

구창모가 왼손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 선수라면, 떠오르는 오른손 투수 유망주는 지난해 신인왕인 소형준이다. 소형준은 데뷔 시즌에 개막과 동시에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담당했고, 첫 시즌 13승6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거뒀다. 고졸 투수로는 역대 아홉 번째이자 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것이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대형 신인을 넘어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의 자질을 갖췄다는 평을 들었다. 참고로 소형준은 이미 고교생 시절 참가한 아시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대학생들을 제치고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적이 있다.

구창모와 소형준 외에 올해의 신인인 김진욱과 장재영도 후보군이다. 두 선수는 고교 시절 이미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알렸다. 올해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인 김진욱은 이미 프로 수준인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최고의 강점인 선수로, 고등학교 2학년 때 3학년들을 제치고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장재영은 덕수고등학교 1학년 때 150km를 던진다고 해 화제가 됐던 선수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영입 후보였지만 역대 신인 계약금 2위인 9억원을 받고 한국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김하성·양현종 등 빅리거 차출 불가
구창모·소형준·김진욱·장재영 거명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대표팀의 전력이 약해진다면 추신수의 한국 야구 복귀는 반대로 대표팀의 전력을 대폭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떠나 인천의 신세계 구단에 합류하면서 추신수의 도쿄올림픽 출전을 막는 장애물이 사라진 덕분이다.

개인의 의사와 대표팀의 의지만 있다면 추신수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에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OPS 0.824를 기록한 한국 역대 최고 타자 중 한 명이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14타수 8안타 3홈런, 10타점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기록하며 한국을 금메달로 이끌었다.
 

▲ 다나카 마사히로

1982년생으로 한국 나이 마흔이지만 실력은 충분하다는 평이다. 김 감독과 대표팀,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추신수의 한국행과 대표팀 복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 언론들에서도 추신수가 일본 대표팀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놨다.

한편, 일본 대표팀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정예 멤버를 소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는 올해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에서 일본 프로야구(NPB)의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8년 만에 복귀한 다나카 마사히로다.

역대 최고 연봉인 9억엔에 2년을 계약한 다나카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실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실제로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영입 의향을 밝혔다.

일본은?


다나카는 일본 복귀 기자회견에서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냈다. 야구가 다음 올림픽(2024년 파리) 정식 종목에서 퇴출당했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2020년에 열렸다면 나는 참가할 수 없었다”며 도쿄올림픽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다나카뿐만 아니라 올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던 NPB의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도 원 소속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다시 입으면서 대표팀 전력을 강화했다. 오는 7월28일 시작되는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과 일본의 명승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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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