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흔드는 ‘학폭 미투’의 진실

“나도 당했다” 믿거나 말거나∼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최근 연예계에 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으로부터 번진 ‘미투’ 사태에 이어, 래퍼 마이크로닷으로부터 시작된 ‘빚투’와 같은 맥락이다. 최근 프로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불붙인 ‘학투(학교폭력 미투)’가 연예계까지 번졌다. 대다수 연예인이 연이은 폭로로 인해 도마 위에 올랐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연예인이 낙인찍힐 위기에 처했다. 
 

▲ ▲ (사진 왼쪽부터)학폭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박혜수,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과 이달의 소녀 멤버 츄 ⓒ롯데엔터테인먼트·큐브엔터테인먼트·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이야기 편향(Story bias)이라는 심리학적 용어가 있다. 이야기가 진실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해 버리는 현상을 경계하는 말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이야기는 흡인력이 강할 뿐 아니라 본질을 희석할 수 있으며, 때로는 관점도 왜곡한다. 이야기에 매몰되면 진실을 놓칠 수 있다. 

편향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된 연이은 폭로 사건에 이야기 편향이 강하게 적용된다. 이미 오래전에 발생한 사건이 누군가의 기억에만 의지해 대중에 공개된다. 증거는 없고 진술만 있다. 

진실이 드러나기 전부터 해당 연예인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낙인이 찍힌다. 학교폭력(학폭) 가해자였다는 게 진실로 드러나면 분노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는 건 경계해야 한다. 

학폭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누군가의 영혼을 짓밟아 버린 가해자가 있지만, 당하지도 않은 사실을 그럴듯하게 묘사해 거짓을 꾸미는 교활한 피해자도 있다. 피해자 보호가 최우선인 만큼 섬세하게 다가가야 한다. 가해자에게는 분노하되, 가해자가 완벽히 드러날 때까지 이성적으로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최근 학폭 가해자로 폭로된 연예인은 배우 조병규를 시작으로 박혜수와 김동희, TV조선 <미스트롯2>에 나온 진달래, 가수 현아,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수진, 이달의 소녀 츄, 세븐틴 민규, 몬스터엑스 기현, 스트레이키즈 현진, 트로트 가수 진해성 등이다.

IOI 출신 김소혜는 3년 전 제기됐던 학교폭력 의혹이 재차 불거졌다. 

학폭 폭로를 당한 사람 중 실제 가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진달래뿐이다. 진달래는 논란이 일자 사과하면서 <미스트롯2>에서 하차했다.

스트레이키즈 현진도 학폭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학창시절 제 잘못된 언행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지금보다 더 부족했던 시절 제가 했던 행동을 돌아보니 부끄럽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던 것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폭 가해자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좋지 않아 현진이 아이돌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그의 거취가 불분명해 보인다.

(여자)아이들의 수진은 자신을 가해자로 지목한 글쓴이와 다툼이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피해자 측이 다툼이 아닌 지속적인 폭력이라고 연이어 주장했다. 글에 신빙성이 있어 대중으로부터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다. 

가장 상황이 좋지 않은 이는 박혜수다. 당초 박혜수를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한 글쓴이는 소속사에서 법적 대응을 선포하자 자신이 거짓으로 꾸몄다고 사과했다. 해당 글쓴이는 거짓을 인정했지만, 이후 다른 피해자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잔인한 가해자·교활한 피해자 공존
위기의 연예인들, 냉철한 시선 필요

현재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연예인 중 유일하게 피해자 모임이 존재한다. 이들은 끊임없이 언론에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박혜수가 출연하는 KBS2 금요드라마 <디어엠>은 첫 방송을 연기했으며, 드라마 홍보차 출연을 예정했던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KBS 쿨FM <정은지의 가요광장> 출연도 취소됐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관계자는 “현재 수사를 의뢰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없다. 상황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배우 조병규도 억울한 상황에 몰렸다. 뉴질랜드에서 학교를 다니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글쓴이가 게시글 작성 후 몇 시간 만에 소속사에 직접 연락해 선처를 요구한 것. 
 

▲ (사진 왼쪽부터)김동희·기현·김소혜 ⓒ앤피오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테인먼트·KBS

하지만 이후 피해자라고 밝힌 사람들이 일부 생겨 현재까지 지켜보고 있다. 조병규는 자신의 심정을 담은 글을 SNS에 올리며, 학교폭력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조병규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는 첫 글을 올린 작성자를 제외하고는 선처 없이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이달의 소녀 멤버 츄는 학교폭력 의혹을 최초 제기한 누리꾼이 ‘허위사실을 폭로했다며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소속사는 “해당 작성자에게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소혜는 과거에 불거졌다가 거짓말로 들통난 허위사실이 재점화되며 곤혹을 치뤘다. 2017년 김소혜가 중학교 1학년 때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해 합의금을 물어줬다는 의혹이 번졌다.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작성자는 시기심에 거짓말을 꾸몄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최근 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자신이 피해자는 아니지만, 김소혜가 폭력을 저지른 행동과 말이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김소혜의 소속사는 이번 사건만큼은 “절대 선처는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김동희와 민규, 기현, 현아도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학투’(학교폭력 미투)가 연예계 전반을 휩쓴 가운데, 핵심은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데 있다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 그저 ‘그럴듯한 말’에 휩쓸려 마녀사냥을 하는 일은 지양돼야 한다. 


도서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의 저자인 마이클 모부신 콜롬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야기에 열광하는 사람은 실패한다”고 말한다. 이야기라는 외형적인 것에 속지 말고 진실을 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마녀사냥

학투는 자극적인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자극적이고 재밌다고 해서 무조건 믿는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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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