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동명 웹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넷플릭스 블록버스터 <스위트홈>의 인기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있다. 넷플릭스 내에서 상위권에 랭크 중이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수많은 인물 사이에서도 빛나는 배우가 있다. 원작 팬들이 가장 사랑한 윤지수역의 박규영이다. 맑고 청초한 피부와 착한 인상의 박규영은 <스위트홈>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꾸준히 성장 중인 박규영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규영은 독특한 이력의 배우다. 20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할 법한 SNS에 사진을 올렸을 뿐인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대학생들이 즐겨보는 <대학내일> 잡지 관계자가 박규영을 모델로 섭외했다. 우연한 기회로 화보를 찍었을 뿐인데 ‘여신’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를 접한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박규영에게 배우의 길을 걸어보자고 제안했다. 박규영은 그렇게 배우가 됐다.
우연한 기회
연기 경험이 전혀 없었던 박규영은 조권의 솔로곡 ‘횡단보도’ 뮤직비디오로 연기를 시작했다. 대사가 없는 연기를 제법 준수하게 소화했다. 이어 웹드라마를 통해 작은 규모의 촬영 현장에서 현장감을 익혔다. 빼어난 외모를 갖췄을 뿐 아니라 연기력도 쑥쑥 늘다 보니, 여기저기서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다.
이제 겨우 5년 차인데 스펙트럼이 넓다. 색채감이 강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이 박규영에게 손을 내밀었다. 언제나 맡은 배역을 기대 이상으로 구현했다.
영화 <괴물들>에서는 농아이면서 끔찍한 일을 당하는 연기를 했고, JTBC <솔로몬의 위증>에서는 껌을 질겅질겅 씹는 센 언니로 분했다. KBS2 <제3의 매력>에서는 매사 당당하고 사랑스러울 뿐 아니라 예리한 추리력으로 연애 상담을 펼치는 온리원역을 매우 훌륭히 소화했다.
“서강준을 보러 왔다가 박규영에게 빠졌다”는 의견이 많았다.
연기 변신은 지속됐다.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는 출판사 겨루의 신입사원으로, 착한 성품이지만 매사 민폐를 끼치는 철부지 오지율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더니, SBS <녹두꽃>에서는 구한말의 절절한 사랑을 꽃피웠다. 최신작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는 짝사랑에 몸부림치는 20대 간호사로 분해 작품의 흥행을 견인했다.
동명 웹툰 기반 제작
인기 상위권에 랭크
그리고 또 한 번 변신에 도전했다. 담배를 물고, 베이스를 메고, 머리는 노랗게 물들이고서 괴물들과 맞선다. 분신과도 같은 베이스를 휘두르다 이내 방망이를 잡고 괴물들을 때린다. 아포칼립스적인 상황에서 전우애와 사랑을 오고 가는 감정 연기도 선보인다.
고유정·고민시와 함께 <스위트홈>의 3대 라이징스타로 대두되고 있다.
“연기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열정이 생겼어요. 정말 잘하고 싶어요. 좋은 선배, 좋은 작품, 좋은 현장이 정말 많더라고요.”
박규영이 맡은 윤지수에 대한 반응은 정말 뜨겁다. 앳된 외형과 달리 강한 걸크러시를 보여준다. 다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국어선생님 재헌(김남희 분)과의 오묘한 감정도 표현한다. 박규영은 윤지수를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에는 아픔이 있는 인물로 생각했다고 한다.
“베이스가 기타보다 줄이 두껍고 무거워요. 그런 베이스처럼 아픔을 숨기고 강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베이스도 배웠어요. 자신감 있게 보이려고요. 웹툰에 보면 지수가 사랑했던 사람을 잃었다고 나와요. 지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심 사건으로 생각했어요. 그걸 기반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감정을 많이 생각했어요.”
걸크러시가 폭발하는 장면은 박규영이 야구 배트를 괴물들에게 휘두를 때다. 시원시원한 스윙에 괴물들이 고꾸라진다.
“야구를 해본 적은 없어요. 제가 액티브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늘 방망이를 들고 다녔어요. 무게감을 익히려고요. 익숙하게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원작 팬들은 드라마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웹툰의 히로인이었던 윤지수의 비중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물이 일부 추가되면서 윤지수의 액션과 모성애, 삼각관계 등 여러 면에서 역할이 작아졌다.
SNS 사진으로 새로운 인생
강한 캐릭터로 라이징스타
“캐릭터의 크기나 분량은 사실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았어요. 지수를 원래 좋아하기도 했고, 매력적인 걸크러시 캐릭터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외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요. 웹툰과 설정이 바뀐 것에 섭섭해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개성 넘치는 다양한 인물의 모습이 있기 때문에 그걸 봐주시면 어떨까 싶네요.”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주연을 꿰차는 등 배역의 크기가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캐릭터의 스펙트럼도 점차 넓혀가고 있다. 20대 배우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나름의 매력이 있는 캐릭터가 제게 와준 것 같아요. 그 캐릭터를 사랑하고 재밌게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요. 찍을 때는 몰랐는데, 다 다르다 보니 하나씩 모아놓고 보면 뿌듯해요.”
2020년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친 박규영은 2021년을 준비한다. 좋은 연기에 대한 욕심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선배 배우 김혜수와 같은 압도적 아우라를 갖길 희망하고 있다.
압도적 아우라
“뭘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매 순간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그렇게 하나씩 하고 2020년을 돌아보니까 꽤 괜찮은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몸과 마음을 건강히 하면서 늘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