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금주의 국감스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10.12 10:17:21
  • 호수 12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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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여야 의원들은 저마다 준비한 송곳 질의를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후회 없이 쏟아낸다. <일요시사>는 그중에서도 특별히 눈길을 끈 의원들을 금주의 국감스타로 선정했다.
 

▲ (사진 왼쪽부터)홍성국(더불어민주당)·장제원(국민의힘)·

[정무위] 홍성국 의원
“도쿄 셧다운, 남 일 아니다”

최근 도쿄거래소 시스템 장애로 초유의 증시 셧다운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국내 증권사에서도 연간 4000여건이 넘는 시스템 장애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개 주요 증권사에서 총 52건의 시스템 장애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에 1만2708건의 투자자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17건 사고에 4236건의 민원이 발생한 셈이다. 시스템 장애 사고가 가장 잦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에선 2018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17회의 사고가 발생해 2111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피해 보상 금액 규모만 60억9500만원에 달했다.


사고 발생 횟수와 상관없이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된 증권사는 KB증권이다. 시스템 장애 사고 발생은 3년간 2회에 불과했지만, 총 4951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두 차례 사고 중 4783건의 민원을 일으킨 사고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날 발생했다.

접속량을 감당하지 못한 트래픽이 43분간 셧다운 되면서 수천명의 투자자가 피해를 입었다. KB증권은 일부 민원에 18억3000만원을 피해 보상금으로 지급했다.

홍 의원은 “시스템 장애로 종일 셧다운이 된 도쿄거래소 사태를 한국거래소는 물론 개별 금융사에서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촉각을 다투는 증권시장의 특성상 단 몇 분의 시스템 사고가 투자자들의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신뢰를 잃게 되는 만큼 금융사들은 평소 시스템 개선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사고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법제사법위] 장제원 의원
“법원 제척·기피·회피 유명무실”

법관, 재판부, 법원 직원에 대한 제척·기피·회피 제도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6~2019년) 민사·형사 관련 제척·기피·회피 신청은 총 3353건으로 집계됐으나, 인용은 5건(0.14%)에 불과했다.

전국 지방법원의 민사소송 관련 제척·기피·회피 신청은 2016년 510건서 2017년 490건으로 줄었다가 2018년 528건에 이어 2019년 613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17년 서울남부지방법원 1건, 2018년 의정부지방법원 1건 등 2건만 인용됐다.


전국 고등법원과 대법원의 민사소송 관련 제척·기피·회피 신청은 2016년 48건, 2017년 51건, 2018년 53건, 2019년 60건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인용 사례가 없다.

전국 지방법원의 형사소송 관련 제척·기피·회피 신청은 2016년 182건, 2017년 204건, 2018년 225건, 2019년 287건으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2018년 대전지방법원서 2건이 인용되는 데 그쳤다.

전국 고등법원과 대법원의 형사소송 관련 제척·기피·회피 신청은 2016년 41건, 2017년 18건, 2018년 26건 등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9년 17건으로 줄었고, 2018년 부산고등법원서만 1건 인용됐다.

장 의원은 “법원은 국민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며 “법관과 재판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국민들이 억울한 일 없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위] 최연숙 의원
“진료비 상위 5% 전체 43.7% 썼다”

상위 5%의 환자들의 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의 43%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진료비 기준 상위 5%의 환자의 진료비는 전체 진료비의 43.7%에 달했고, 금액으로는 총 373조5000억원 중 163조원을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료비 상위 5% 대상자들의 연령대별 현황을 보면, 70대가 26%로 가장 많았고, 60대 23.1%, 50대 16.1%, 80대 13.8% 순으로 50~80대가 전체의 79%를 기록했다. 총 진료비 역시 70대 25.3%, 60대 22.2%, 50대 16.3%, 80대 15.8%순으로 50~80대가 79.6%를 차지했다.

또, 지난 5년간 요양기관 종별 상위 5%가 차지하는 진료비 비중을 살펴보면 요양병원이 91.7%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 상급종합병원 76.2%, 종합병원 61.2%로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한방병원, 병원, 보건의료원, 약국, 의원, 한의원, 치과의원, 치과병원,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보건소가 그 뒤를 이었다.

최 의원은 “보장성 강화 정책과 더불어 고령화에 따른 의료이용량 증가로 인해 진료비 증가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다빈도·고비용 이용군이 50~80대, 요양병원에 집중된 만큼 노인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서 다빈도 이용군으로 분류하는 외래 이용일 70일 이상 및 처방일수 150일 이상 대상자는 2016년도 약 147만명서 매년 꾸준히 늘어 2019년도에는 약 159만명에 이르렀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양정숙 의원
“해커들의 표적이 된 국내 원전”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대한 해킹 시도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이를 담당할 사이버 보안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한수원과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수원에 발생한 해커들의 해킹 시도는 지난 9월까지 총 527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들 해커들의 해킹 유형을 보면, 비인가자가 홈페이지 접속 후 자료를 삭제하거나 변경하는 등의 홈페이지 공격을 가하는 건수가 240건으로 가장 많았고, 악의적으로 사용자에게 피해를 주기 위한 악성코드 공격이 193건, 일명 D-dos(디도스)로 불리는 서비스 거부 공격이 40건 순이었다.

같은 기간 사이버 공격 발원지 현황을 보면, 국내에서 시도한 해킹 건수가 20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국 100건, 유럽 90건, 미국 88건 등이다.

이처럼 해킹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한수원 내 사이버 보안 담당 인력은 현재 85명으로, 최근 3년 동안 2명의 인력만 늘리는 데 그쳤다.

또 국내 원자력 시설 등의 사이버 보안 규제이행 전담 기관인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이 보유한 사이버 보안 담당 인력은 총 14명으로 국내 원자력 시설 30기를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의원은 “원전시설의 안전만큼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원전시설의 사이버 보안 인력을 현 상태로 유지할 게 아니라, 보안시스템 강화를 위한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데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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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