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허균, 서른셋의 반란 (42)꿈

만인의 평등을 꿈꾸다

허균을 <홍길동전>의 저자로만 알고 있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조선시대에 흔치않은 인물이었다. 기생과 어울리기도 했고, 당시 천대받던 불교를 신봉하기도 했다. 사고방식부터 행동거지까지 그의 행동은 조선의 모든 질서에 반(反)했다. 다른 사람들과 결코 같을 수 없었던 그는 기인(奇人)이었다. 소설 <허균, 서른셋의 반란>은 허균의 기인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파격적인 삶을 표현한다. 모든 인간이 평등한 삶을 누려야 한다는 그의 의지 속에 태어나는 ‘홍길동’과 무릉도원 ‘율도국’. <허균, 서른셋의 반란>은 조선시대에 21세기의 시대상을 꿈꿨던 기인의 세상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나의 운명을 바꾼다.”

“이 세상이 나리를 품기에는 너무나 부족한지도 모르겠사옵니다. 특히 나리 주변분들, 허봉 나리와 손곡 이달 스승님 그리고 허난설헌 누님까지 말입니다.”

“물론 당신도.”

매창이 대답 대신 미소를 보였다.

허균이 심각한 표정으로 술잔을 비워냈다.


꿈속

“외람된 말씀이오나 소녀는 항상 꿈을 꾼답니다.”

매창이 급히 빈 잔을 채우며 입을 열었다.

“무슨 꿈이오,”

“현실이 꿈이고 꿈이 현실인, 뒤바뀐 세상이지요.”

“그 꿈속이 어떠하오.”

“그 꿈속의 세상에서는 모두가 평등하지요. 양반도 없고 기생도 없고 천민도 없는 세상이지요. 또 그 꿈속의 세상에서는 모두가 자유인입니다.”


“모두가 평등하다. 모두가 자유인이다.”

“그러하옵니다. 그 꿈속의 나라에는 항상 꽃이 만발하고 웃음이 넘쳐나지요.”

“그런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나리께 소녀가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옵니다. 반드시 그런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이야기옵니다.”

말을 마친 매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옷매무시를 단정히 하고 허균에게 예를 올리기 시작했다.

허균은 무심한 표정으로 매창의 행동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동안 마신 술의 취기가 한꺼번에 솟구치는 탓인지 눈앞이 빌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예를 마친 매창이 허균 앞으로 다가와 앉았다.

“나리, 반드시 그런 세상을 만들어주시어요. 소녀의 간절한 부탁이옵니다.”

매창의 부탁이 아니었다. 매창의 입을 빌린 누나의, 그리고 형의 부탁이었다.   

“내가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오.”


“나리라면 충분히 해내실 수 있으리라고 아니, 나리의 가슴 속에서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생각하옵니다.”

“가슴 속이라.”

“나리의 자유를 향한 의지 말입니다.”

“자유를 향한 의지라.”

허균의 머릿속으로 매창이 그리는 꿈의 나라가 급격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그대가 그리고 있는 그 나라를 나에게 일러주시오.”


“일단은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야겠지요. 우리의 꿈과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바다가 벽이 되어주어야 하옵니다.”

“바다라.”

“갯벌이 뒤덮고 있는 칙칙한 바다가 아닌 깊고 깊은 파란 바다 말이옵니다.”

“파란 바다라.”

“어떤 이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깊고 푸른 바다.”

“결국 섬을 말함이구려.”

“우리들만의 섬나라지요, 영원히 꿈꾸는 섬.”

양반도, 기생도, 천민도 없는 세상으로
일홍과의 하룻밤… 정성을 다하는 허균

“나리의 매력은 무엇인지요.”

밤이 깊어가면서 취기가 한꺼번에 밀려오고 있었다. 꽤 많은 술을 마신 듯했다.

“나의 매력이라. 내게 매력이 있다 생각하오.”

“당연하옵니다.”

머릿속이 수많은 생각에 휘감기고 있었다.

“어느 부분 말이오. 여자와 관련한 일을 묻는 게요?”

“물론 그도 포함되지요.”

“매창, 그거 아시오.”

매창이 눈동자를 반짝였다.

“내 경우는 말이오. 어느 누구를 대해도 똑같다오. 그가 설령 임금이건 천민이건 간에 그저 똑같은 인간으로 대하고 있소. 그리고 여자의 경우는 특히.”

매창이 바짝 다가앉았다. 

“여자와 밤을 보낼 때 특히 그 여자가 여염집 여인이 아니라면 나는 모든 정성을 다해 취하지요.”

“어떻게요.”

“나리, 불을 끌까요?”

“그냥 놔둬. 그래야 일홍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거 아닌가.”

“부끄럽사옵니다.”

“부끄럽기는 무엇이 부끄럽다고 그러나. 서로를 바라보며 일을 벌이면 오히려 정분이 배가될 일이거늘.”

부끄럽다고 말한 일홍이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는 듯이 스스로 옷을 벗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균의 얼굴 위로 미소가 번져가고 있었다.

“일홍이, 일어나보게.”

속곳만을 남겨둔 일홍이 차마 그럴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봉긋한 가슴을 양손으로 가린 상태에서 허균을 바라보았다. 

“너무 짓궂으시옵니다.”

허균이 일어났다.

그리고는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허균이 옷을 벗자 일홍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멈추지 않고 옷을 벗었다.

“일홍아. 나를 보거라.”

옷을 모두 벗은 허균이 일홍에게 다가섰다.

이미 뻐근해질 정도로 견고하게 변한 물건이 그녀의 얼굴로 향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허균이 흡사 비 맞은 병아리 마냥 움츠러들은 일홍을 일으켜 세우기 시작했다.

일어서는 일홍의 얼굴로 단단한 물건이 훑고 지나갔다. 

“나리, 이제 불을 끄시…….”

일홍이 말을 끝맺지 못했다.

일홍 앞에 무릎을 꿇은 허균의 손이 마지막 남은 속곳을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불을 꺼야 할 일홍의 손이 허균의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일홍

허균의 양손이 일홍의 달덩이 같은 엉덩이를 감싸더니 힘을 주어 당겼다.

그러자 아주 자연스럽게 허균의 입이 일홍의 거뭇거뭇한 초원과 마주했다.

초원에서 코로, 이어서 혀로 무언가를 진중하게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헤매던 허균의 혀가 샘물이 숨어있는 미로를 찾아냈고, 그 속을 유영하기 시작했다. 

일홍이 울고 있었다. 여러 사람의 양물이 스치고 지나간, 깨끗하지 못한 자신의 은밀한 미로를 다른 사람이 아닌 허균이 깨끗하게 혀로 위로해 주고 있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맛보는 경험이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그곳을 혀로 위로해준 이는 없었다. 

일홍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마음을, 몸을 던져야했다.

자신의 가장 은밀한 그곳을 성심성의껏 위로해주고 있는 허균에게 모든 것을 던져야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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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br>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