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새내기 릴레이 인터뷰④> 민주당 장경태 “청년들의 여의도행 사다리 만들 것”

“개천서 용 나는 정치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오는 21대 국회에는 151명의 정치 신인들이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일요시사>는 여의도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네 번째 주자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동대문을 당선인과 함께했다.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이 되고 싶었다. 개천서 용 나는 정치를 하고자 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장경태 동대문을 당선인은 민주당서만 15년을 보낸 뚝심 있는 인재다. 장 당선인은 이번 총선 승리로 청년을 들러리 세우는 정치판 불문율을 깬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흙수저’ 정치 신인들의 국회 입성을 위한 사다리를 놓겠다는 뜻을 전했다.

-당선 소감은.

▲21대 국회서 가장 평범한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 출신도 아니고 국가고시, 장·차관 출신 등 화려한 스펙도 없다. 평당원서 시작해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거쳐 당 부대변인, 전국 청년위원장 이후 지역구 출마를 하게 됐다.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

-당에서 15년 동안 평당원 생활을 했다.


▲집에 돈도 없고, 뒷배경도 없이 살아서 가난했다. 하지만 꿈까지 가난하고 싶지는 않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이 되고 싶었다. 이번 당선으로 그런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자 한다. 개천서 용 나는 정치를 하겠다. 그러기 위해 정치를 꿈꾸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다리가 될 것이다.

-정치를 하고자 했던 이유는.

▲막노동을 하며 배도 타고 열심히 돈을 모아 대학에 갔다. 서울시립대는 반값 등록금 학교기도 하지만 고졸로 끝날 수 있었던 제게 학사모를 씌워준 고마운 학교다. 이를 통해 공공교육의 중요성을 느꼈다. 가난한 상황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아니다. 국가가 개인에게 교육권을 제공하는 것은 사회경제적 책임이다. 이런 생각으로 정당서 활동하게 됐다. 평범한 청년들이 평범하게 희망과 꿈을 꿀 수 있는 세상과 정치를 만들겠다.

-민병두 의원의 사퇴로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

▲민병두 의원과 이혜훈 의원은 3선 의원으로, 국회 상임위원장 출신이다. 그분들은 전략통·기획통·경제통으로 불리면서 국회서도 알아주는 분들이다. 확실히 선거 캠페인 과정서 강하고 노련한 모습이 보였다. 3자구도로 경쟁했던 만큼 쉽지 않았다. 15년간 선거를 치르면서 숙련됐다고 생각했는데 ‘선거는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민 의원이 후보 사퇴와 함께 지지선언을 하셨는데, 그때부터 지역주민들의 응원을 더 실감할 수 있었다.

민주당서만 15년 ‘평당원의 신화’
“청년들 여의도행 사다리 만들고파”

-청년 정치인으로서 선거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기성 정치인이 우위를 갖는 ‘돈과 조직’이다. 지역 사회서 2030 청년세대는 비주류도 아닌 주변인 정도에 그친다. 선거 과정서 돈과 조직 등의 열세를 극복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우리 캠프가 효과적으로 잘 대처해, 경쟁 과정을 슬기롭게 이겨냈다. 다른 후보는 선거기획사를 통해 잘 짜여진 고급 콘텐츠가 담긴 선거 공보물을 발송했지만, 우리 캠프는 공약집도 만들고 현수막 하나하나 직접 걸면서 정말 치열하게 선거를 치렀다.

-21대 총선서 민주당이 압승했다.

▲문재인정부의 성공적 국정 운영에 대한 응원과 촛불개혁을 완성시키라는 국민들의 마음이 투표로 이어졌다. 또 코로나 국난 극복을 위한 염원도 담겼다. 아울러 일하는 국회가 되길 바라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다.

-당의 청년 정치인 육성 시스템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할 방법은.

▲정치 신인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정치신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려면 인재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상시 운영해야 한다. 총선기획단서 청년 정치 참여확대 방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후보 등록비 20대 무상 및 30대 반값, 경선 비용 대출 제도 등을 만들어 청년들이 공천을 받고 출마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지역구 공약은 무엇인가.

▲동대문을 지역은 교통과 교육, 산업, 문화 등이 정체돼있다. 대표 공약은 분당선 연장과 복합 환승센터 건설이다. 또 시립 어린이병원과 미래 교육기구를 유치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 것이다. 아울러 답십리 지역에 고미술상가 문화멀티플렉스를 건립하고, 모빌리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 이를 기반으로 동대문을 지역이 고차원산업 지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흙수저 청년들의 정계 입성을 위한 사다리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많은 청년들이 국회의원의 꿈을 키우고 정치에 도전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정치제도·정치관계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법으로 여성 공천비율을 규정한 것이 여성정치가 나아지는 데에 역할을 했듯이 청년들에 대한 법적 지원이 있어야 청년정치가 성장할 수 있다. 정당의 공천과정의 가산점 부여, 선거 후보 등록 비용 하향조정, 선거 후 선거 비용 반환기준 하향조정 등 청년들의 문턱을 크게 낮추도록 법률을 개정할 계획이다.

-어떤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은가.

▲국민을 닮은 국회가 가장 좋은 국회다. 국민과 함께 소통하고, 등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평범한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주민의 고충을 공감하며, 정책과 입법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하겠다.

-국회서 맡고 싶은 상임위는.


▲국토교통위원회를 희망한다. 청년 예산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청년 주거와 관련된 정책은 국토위서 다뤄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모빌리티 클러스터 등은 청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애용하고 있어 청년인 내가 발 벗고 나서고자 한다.

-국회 입성 후 발의하고자 하는 1호 법안은.

▲1호 법안은 택배산업 안심안전법이다. 택배는 온 국민이 이용하는 서비스다. 택배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처우개선도 법적으로 향상시키고, 택배를 수령하는 여성들이 안심하고 수령할 수 있도록 공공서비스화 가능 방안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21대 국회에 바라는 점은.

▲국민들이 원하는 ‘일하는 국회’다. 이를 만들기 위해 정치 개혁에 힘쓸 것이다. ▲국회 운영 상시화 ▲신속 법안 처리 ▲국민 입법 발의제 도입 ▲국회의원 불출석에 대한 제재 강화 ▲ 국민소환제 도입 ▲윤리의무 강화 등을 추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1대 국회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촛불 개혁 완성, 문정부의 성공,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이다. 국민의 명령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21대 국회는 어느 때보다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문정부의 코로나 국난 극복을 위해 국민들이 지지하고 성원해 준 것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 극복 모범 사례로 보고 있는 나라기 때문에 그 국민의 명령을 더 잘 따르고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겠다. 평범한 국회의원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국회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sangmi@ilyosisa.co.kr>
 



[장경태는?]

▲민주당 대학생특별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 당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문재인 대통령 후보 정책특보
▲민주연구원 청년정책연구소 부소장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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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