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넷세상> 탈의실 내 ‘비키니 셀카’ 논란

“공들여 가꾼 제 몸매, 사진보고 감탄하시길~”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두 여성이 워터파크 수영장 내 탈의실에서 찍었던 사진이 인터넷과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여기저기 떠돌면서 한동안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 이유는 둘 중 한 여성의 하반신이 그대로 노출된 채 찍혔던 사진이었기 때문. 이렇게 전신거울이 비치돼있는 탈의실에서 자신의 몸매를 과시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어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남의 사생활을 존중하지 않고 무한 개인주의에서 비롯된 ‘무개념 탈의실 셀카’. 그 논란의 장을 살펴봤다.

“워터파크에서 친구 조O다. 친구 팬티 안 입은 거 모르고 사진 찍은 뒤에 싸이(미니홈피)에 올림. 하지만 이미 전국에 퍼짐.”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던 한 야외수영장의 탈의실 내 하반신누드 셀카(셀프카메라의 준말) 사건이다. 이 여성은 자신의 비키니 몸매를 과시하기 위해 휴대폰으로 옆에 서 있던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었지만 그 친구가 하의를 입지 못한 것은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누가 옷을 벗든 말든

하지만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진을 찍은 당사자가 친구의 사생활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바로 자신의 미니홈피에 그 사진을 올린 것. 이는 순식간에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 이러한 무분별한 탈의실 셀카 논란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심지어 10대와 대중의 동경 대상이자 공인인 연예인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탈의실 내 셀카를 감행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06년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하늬가 탈의실에서 동료와 함께 셀카를 찍었지만 바로 뒤에서 옷을 갈아입는 여성을 고려하지 않아 당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배우 정일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마치 사우나에서 목욕을 마친 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으나 거울에 반사된 온몸이 노출된 아저씨의 모습은 간파하지 못했다. 이에 당시 일약 인기스타로 떠올랐던 그는 한 순간에 수많은 팬덤을 잃는 상황까지 맞게 돼 몸살을 앓았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야외수영장?목욕탕?찜질방 등 수십 개의 전신거울이 비치된 탈의실에서 무분별한 셀카를 찍는 사람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어린 10대 아이들부터 40~50대들까지 남녀노소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는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줄은 까맣게 모른 채 순전히 제 자신만 생각한 이기적이고 무분별한 행동이다. 요즘 같은 여름철엔 온라인서 더욱 기승을 부리는 탈의실 수영복 셀카. 이에 불쾌감을 표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살펴봤다.

아이디 이**는 한 포털사이트 댓글을 통해 “탈의실인지 사진관인지 모를 지경이다. 비키니를 갈아입을 때마다 수십 장을 찍는 여자들이 많다. 정말 개념을 상실한 사람들이 아닌가 의심된다. 만약 내 몸이 다른 사람에 의해 우연히 찍혀 인터넷에 돌아다닌다면 수치심에 죽고 싶을 것 같다”며 극도의 불만을 표출했다.

아이디  jdjdjdj***도 “목욕탕 여탕에서 락커 옆에 서 있던 나이 어린 애엄마가 세 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남편한테 영상통화해서 깜짝 놀랐다. 미안하다는 사과조차 안 해서 욕 한바가지 퍼부어주려다 참았다. 공공장소에서 생각을 하고 밖에 나가서 해야 할 짓을 버젓이 하고 있더라. 아이도 있는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그러고 있으니 애가 뭘 배우겠나”라며 지탄했다.

“몸매 자랑 하고 싶어도 공공장소에선 무개념 행동”
“추억 남기는데 뭐? 탈의실에 ‘셀카방’ 만들어주던지”

아이디 공**는 “진짜 공공장소서 개념이 없다. 그렇게 몸매 자랑하고 싶으면 그냥 아무도 없는 집에서 누드촬영이나 하지 왜 사람들 많은 탈의실, 화장실에서 셀카질인지…. 하여튼 요즘 무개념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너무 많아 탈이다”라고 셀카족들을 비난했다.

아이디 김**는 방송 인터뷰에서 “일전에 야외수영장에 간 적이 있었는데, 여자 탈의실에서 '찍지 말라고 하거나 내가 찍혔는지 한 번 보자'고 하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아무 말도 못했다. 찍힌 사람은 엄연히 피해자이고 찍은 사람이 가해자인데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는 현실에 화가 난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아이디 fsisia***는 “엄마랑 이모가 사우나 운영하신다. 그래서 사우나 일도 자주 도와드리곤 하는데 딱 봐도 10대 학생들이 큰 거울 앞에서 사진 찍고 영상통화하고…. 마치 자기 집 안방인 줄 알고 화장을 삼십분 동안 하고 집에서 쓰는 고데기 털레털레 꺼내서 쓰기까지…. 솔직히 학생들 욕하고 싶지 않은 데 이건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들은 아무런 미안함도 없이 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보고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이디 송**는 “여탕에서 사진 찍거나 영상통화하면 1000만원씩 벌금 무는 법 좀 만들어달라고 하고 싶다. 일전에 목욕탕간 뒤로 꺼려지는 게 어떤 아줌마가 다짜고짜 씻고 나와서 몸 닦는 데 핸드폰으로 사진 찍어서 참 난감했다. 난 그 당시 알몸이었다. 그 아줌마랑 머리채 잡고 싸운 뒤 샤워 다시하고 아줌마 폰에서 내 사진 없어진 거 직원이랑 같이 확인하고 나서 집에 왔다. 그 때 생각하면 아직도 끔찍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아이디 gjekd***도 “탈의실에서 셀카 찍는 사람들은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자기만 옷 다 입고 화장하고 있으면 다인가? 옆 사람들은 홀딱 벗고 있는데…. 그게 도둑촬영 범죄나 다른 게 뭐가 있나. 어떻게 보면 성범죄에 포함되는 거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반면 아이디 ls01***는 “일 년에 한번 뿐인 여름에 워터파크 탈의실에서 친구들과 추억을 남기는 게 뭐가 문제냐. 주변사람들이 옷 입었는지 확인하고 찍으면 상관없다고 본다”며 “계속 문제가 될 거면 차라리 워터파크 탈의실 내에 전신거울이 있는 셀카방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나만 예쁘게 나오면…

한편 이에 대해 한 야외수영장의 운영관계자는 “탈의실 내에서 사진 찍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고문구도 설치하고 직접 언급도 하지만, 극히 사생활과 연관된 부분이기 때문에 일일이 단속하기 힘들다”며 “조금이라도 상대방을 배려한다면 탈의실이나 화장실에서 셀카를 찍는 행위는 삼가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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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