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용인 '티켓다방타운' 불 꺼진 내막

'성노예'나 되려고 목숨 걸고 사선 넘어 왔나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탈북여성들이 용인시 일대 '티켓다방'에 둥지를 틀며 성매매에도 손을 뻗는다는 사실이 지역신문인 <경인일보>의 보도를 통해 낱낱이 밝혀졌다. 그들은 한국에서 제3의 신분인 '탈북자' 취급을 당하며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최후의 선택으로 티켓다방을 전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방 도우미부터 티켓다방 성매매까지, 이들의 안타까운 불법 영업실태를 <일요시사>가 직접 파헤쳐봤다.

길게 늘어선 수십여 개의 다방들. 용인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이다. 그 중 아예 문을 닫고 폐업 중인 다방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탈북여성들이 오갈 곳이 없어 티켓다방을 전전한다는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주말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다방 근처에 배달여성들의 인기척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탈북여성들의 행방은?

탈북여성들이 티켓다방으로 몰린 것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남과 북은 같은 민족이 공존하는 땅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경제구조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적응하기에는 버거움이 많다고 전해진다. 보도에 따르면 젊은 탈북여성들은 국가에서 임대아파트와 생활비를 지원해줌에도 여성 혼자 살아가기엔 턱없이 부족해 식당과 목욕탕, 마사지숍 등을 떠돌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닥치는 대로 일을 해왔지만 이들을 장기적으로 고용하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들을 돈을 모을 수 있는 수단도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 갇혀 결국 티켓다방 종업원으로 취업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몇몇은 티켓다방 뿐 아니라 단란주점 도우미 일까지 하고 있어 불법 성매매로 변질될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여기서 번 돈을 북에 있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송금해 주거나, 고리대금업자로부터 빌려 쓴 막대한 사채 이자를 갚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탈북여성 A씨는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는 그래도 무용을 전공해 잘나갔다. 하지만 이 새로운 곳으로 온 후 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가 마땅치 않아 연고가 있던 언니들과 연락해 다방으로 취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이 마을 부근의 남성들만 우릴 찾았는데 요즘은 외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었다. 티켓은 시간당 2만원선이고 2차로 노래방이든 술자리든 원하는 것은 뭐든 해도 상관없다"며 "2차(성매매)는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 다양하다"고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유도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짧은 치마를 입고 보온병이 담긴 보자기를 들고 다니는 젊은 탈북여성들은 마을주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뒤로한 채 생계유지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일 해왔다.

다방 옆 상점주인 B씨는 "탈북여성들이 이곳으로 온 지 꽤 됐다. 한꺼번에 많이 몰려왔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티켓다방에서 일한다. 생활력이 워낙 강한 편이라 돈벌이가 될 만한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뛰어든다. 자기네들도 다 사정이 있어 저런 일 하는데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서 참 안쓰럽다"면서도 "쉽게 돈 벌려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 젊은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 한편으로는 씁쓸하다"며 그들의 행동에 대한 이중적인 의견을 내비췄다. 

다방만 수십여 개티켓여성 인기척도 없어
정부, 탈북자 불법 성매매 철퇴바람 거세져

지난달까지만 해도 용인 수지 일대에 보자기를 들고 모텔 인근이나 노래방에 출입하는 티켓다방 탈북여성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찰의 대대적인 성매매 특별단속으로 인해 많이 줄어들어 현재 그들의 행방을 추적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워졌다.

수십여 개에 달하는 다방에 일일이 연락을 취해 배달여성을 섭외하려 했던 기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티켓다방 여성들의 흔적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대부분의 다방들은 배달보다 실내에서 업주와 종업원 한두 명으로 영업하고 있었고 노래방이나 모텔 인근의 배달은 일절 금지돼 있었다. 정부가 티켓다방과 불법 성매매 철퇴에 적극 나서면서 마을에 있던 탈북여성들이 설 곳을 잃고 이와 비슷한 돈벌이를 찾아 다른 지방으로 대거 이동한 것이다.

한 다방 주인 C씨는 "티켓다방을 오가던 탈북여성의 행방을 알 수 있나"라는 기자의 물음에 "경찰 단속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져서 지금은 티켓이 일절 금지돼 있다. 특히나 탈북여성을 상대로 한 단속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뤄지기 때문에 우리도 그들을 더 이상 데리고 있을 수 없다. 대부분 연고가 있는 자들끼리 한 지역에 정착하기 때문에 최근 탈북여성들이 다른 곳으로 떠났다. 어디로 갔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서둘러 답변하고 자리를 피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부 조선족을 중심으로 한 성매내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이에 "제3의 신분인 탈북자와 조선족들의 불법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단속권이 없어 손을 놓고 있다. 그나마 최근 경찰의 단속으로 인해 탈북자들이 다른 곳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예전처럼 대놓고 티켓영업을 벌이는 다방은 많이 줄어든 편이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언론 보도가 나가기 이전에는 다방과 노래방을 상대로 단속을 자주 벌이면 '먹고 살기 힘들다' '굶어 죽는다'며 업주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단속으로 인해 많은 탈북여성들이 이곳을 떠났고 지금은 탈북여성들 뿐 아니라 국내여성들도 불법 성매매를 하거나 티켓다방을 전전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며 특별단속으로 인해 즉각 철퇴된 불법 성업의 현재를 설명했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낯선 땅에 홀로 발붙이는 일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같은 민족이라고 해도 문화적 괴리감에서 오는 갈등과 남한 사람들과 친분을 쌓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에 가족을 남겨둔 채 홀로 남한에서 생계를 이어가려면 '빨리 돈 벌어 성공해야겠다'는 욕구만 강해진다. 이에 큰돈을 만져보고자 성매매에 뛰어든 탈북자들이 늘어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여성인권보호의 한 상담사는 "이들이 처음부터 매춘을 목적으로 남한으로 온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특유의 강인한 생활력을 보유한 탈북 여성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북에 있는 가족의 생계와 남한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티켓다방이나 유흥주점으로 많이 몰리는 것 같다"며 탈북자에 대한 일자리 창출의 시급함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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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