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김현우 청년활동가

“청년 문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열쇠”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20대 국회의원들의 평균 나이는 58.5세다. 2030세대는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으로 단 2명이다. 이토록 낡은 국회가 N포세대의 설움을 공감할 수 있을까. 20대 국회에선 청년을 위해 통과된 법안은 고작 3건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층의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며 매 선거철마다 ‘청년’을 외치던 기득권들의 초심은 어디갔을까.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고 있는 김현우 청년활동가

95년생, 맑은 눈을 가진 김현우 청년 활동가는 평범한 20대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런 그가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할 땐 사뭇 달라 보였다. 정의로운 눈빛에 거대 정당 소속 의원들이 선거법 개정안이 포함된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며 일으킨 ‘난동’들이 오버랩됐다. 지금 국회는 누구보다 당당히 청년의 고충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이에 김 활동가의 의견을 물었다. 다음은 김 활동가와 일문일답.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요시사> 구독자 여러분. 비례민주주의연대 김현우 활동가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유권자의 모든 표가 의석에 정확히 반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목표로 선거 제도 개혁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젊은 나이신데 청년참여연대, 비례민주주의연대 활동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활동 이전에는 돈을 모아서 안정된 삶을 살자는 마음가짐으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생산직서 1년 정도 교대근무로 일하면서 돈도 착실하게 모아봤고 세무사 사무실서 총무나 회계 파트를 맡아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가 돼야겠다는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보다는 개인과 가족의 생활을 조금 더 우선시 했었습니다.

-지금은 청소년 참정권, 노동 등 청년 활동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2016년도 겨울, 마을 도서관서 이승욱의 <마음의 연대>라는 책을 보게 됐어요. 책에서 ‘참여연대’라는 시민단체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다음 해 4월 말에 퇴직을 하고 우연한 계기로 5월부터 참여연대에 있는 민주 시민 교육 프로그램을 받게 됐죠. 진실을 위해 활동하고, 제도권서 보호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해서 해결해 나가는 활동가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기가 진짜다’ 싶었습니다.

2명으로 청년 대변?
비례대표직 많아져야


나의 모든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써도 아깝지 않은 곳이라 생각이 들었어요. 본가가 파주인데 서울이랑 파주 사이에 반지하방을 얻어서 바로 그냥 독립하고 제가 가진 모든 시간을 다 참여연대에 쏟았어요. 활동이 너무 중요하다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활동을 한 1년, 2년 하면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많이 깨닫게 됐죠.

-활동하시면서 뿌듯하실 때가 많으시겠네요. 어떨 때 가장 보람되시는지.
▲제가 처음 도전한 활동이 선거법 개정 관련한 활동이잖아요?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예시를 들면서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해 줄 때, 사람들이 그걸 이해해줄 때 그때 보람돼요. 그리고 제 희망이지만, 선거법 개정이 통과가 되면 그때 가장 뿌듯할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선거법 개정안인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위해 여러 운동을 하고 계십니다.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현 선거제 하에서는 일등 표는 반영이 되고 2등 3등 4등 표는 다 버려져요. 그러니까 선거로 뽑힌 사람이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 혹은 3분의 2 정도의 대표성만 갖고 있다고 보는 거죠. 노동· 청년· 청소년 등 정책을 내시는 분들은 다양한데 1등을 뽑지 않는 표는 다 버려지는 게 굉장히 부당하고 국민주권의 나라에서는 맞지 않는 선거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제도라면 지역구서 1등 한 표뿐만 아니라 모든 유권자의 표가 다 반영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거대 정당은 30∼40% 받아도 더 많은 의석을 받고, 군소 정당은 10∼20% 받아도 10% 미만으로 의석을 가져가니깐 유권자의 민심을 왜곡하는 결과가 나오잖아요.
 

군소 정당 같은 경우는 환경이나 여성이나 교육이나 노동이나 이런 의제들을 많이 갖고 오는데, 이런 의제들은 항상 과소대표 되는 거죠. 분명 2030 청년대표도 정치에 많이 나와야 하고,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도 많이 반영돼야 되는데, 지금의 선거구조에서는 그런  여성· 청년이 소외되는 구조예요. 그걸 해결하는 방법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보는거죠.

-이외에도 18세 선거권 하향을 위한 목소리도 내고 계신데, 보수 쪽에서는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선거권을 주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 청소년들이 경제적 종속 상태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이기에 청소년들이 뭔가를 직접 결정하는덴 제약이 있어요. 청소년들의 삶에 자유가 주어지기 위해선 선거권 보장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만 만 19세여야 선거가 가능해요. 촛불 집회 때 광장으로 나온 청소년 친구들이 사회에 대해서 멋지게 발언한 것을 보세요. 어떤 사회 현안에 대해서 직시하고, 논의하고 ,대안을 찾고 서로의 입장을 조율해 나가는 그런 과정들을 청소년들에게 충분히 준다면 성숙한 유권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청년층은 무한 경쟁 속에서 스펙 쌓으랴, 취업 준비하랴, 또 결혼, 주거, 육아 문제 등 어려운 실정에 처해져 있습니다. 청년층으로서 같은 청년들을 바라본다면.
▲저도 답을 만들려고 지금 정치개혁 운동을 하고 있지만, 청년으로 우리나라를 살아가는 건 답이 없는 거 같아요(웃음). 일단 생활비· 주거비· 교육비 등 모든 게 다 비용이에요. 제가 20살이 됐을 때, 저는 대학 안 가고 바로 취업을 해서 생활비를 벌었어요. 그렇게 해도 돈이 안 모이고…


“18세로 선거권 낮춰야…
성숙한 유권자 역할할 것”

또 지금 2030 세대의 평균 월세가 40만원서 50만원 사이로 사회 초년생 수입에 비해 높은 편이잖아요. 반지하· 고시원· 옥탑방서 사는 청년 주거 비율이 굉장히 높기도 하고요. 월세를 전전해야 하는 청년들의 현실이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는 그렇게 못 사는 나라도 아닌데, 꿈을 가진 청년들이 곰팡이 피는 반지하나 옥탑방으로 내몰리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청년을 대변할 수 있는 청년층의 국회의원들이 많이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한국은 청년 정치인 분들이 부족합니다.
▲OECD 평균 2030 청년 정치인 비율이 10∼15% 정도예요.  우리나라의 경우 1%도 안 됩니다. 우리나라 정치인은 40대서 60대분들이 많잖아요 청년 문제를 대표 할 분이 없다고 보는 게 맞죠. 청년 문제라는 것이 단순히 세대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사실 모든 세대에 걸친 문제에요. 세대 갈등이 대표적이죠. 기성세대 분들이 청년들 보고 ‘우리도 그 나이 때 고생했어’라고 하면 저희는 뭐가 되나요.

저희가 고생하는 게 당연하고, 아프니깐 청춘인 게 당연한가요. 아니에요. 청년 정치인이 나와서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게 알려야 해요. 정치개혁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봐야해요. 그러려면 청년 정치인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고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조금 더 비례성을 개선하고, 개정된 선거법으로 21대 의회가 구성돼서 기득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여성·청년· 청소년 시민들을 위해 많은 의원들이 일해줬으면 해요. 청년의 기회를 생각해주는 의원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서 정치개혁 의제가 더 많이 통과될 수 있게요. 그렇게 단계별로 나아갈 때 우리는 변할 수 있다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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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