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세종로국정포럼 박승주 이사장

“장차관과 대화의 장을 열어드립니다”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은 30년간 공직서 일한 정통 관료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엔 여성가족부 차관을 맡았다. 행정자치부 지방재정경제국장,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기획운영실장 등을 거치며 지방행정에 정통했다. 현재는 국가사회발전 거버넌스(Governance) 네트워크인 세종로국정포럼서 이사장을 맡아 정부에 다양한 정책들을 건의하고 있다. 공직서 물러난 이후에도 국민에게 봉사하는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일요시사>가 만났다.
 

▲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이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거버넌스(Governance)는 시민이 직접 주권을 관할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근본과 직결된다. 세종로국정포럼은 2005년 한국시민자원봉사회 민간회원들로 창립된 거버넌스다. 시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알릴 수 있고, 시민들이 정부에게 정책을 건의할 수도 있다.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공론장인 셈이다. 박 이사장은 한국국제자원봉사회에서 이사장을 맡으며 봉사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다음은 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일요시사> 구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일요시사 구독자 여러분. 저는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이사장,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승주입니다. 저는 30년간 공직 생활을 했습니다. 지방자치제도, 지역경제 활성화, 정부 혁신 분야서 일을 해서 중앙행정과 지방행정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범국민적인 자원봉사, 생명 존중 운동, 또 미래 전략 운동, 인성 진흥 운동 등 여러 가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을 위한 많은 활동들을 하고 계십니다.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부처가 과거에는 내무부였습니다. 국민운동을 담당하는 부처라 새마을운동이나 재건 국민운동 쪽에 관심이 많았고. 국민운동이라는 건 나라를 좀 잘 되게 하자. 사람들을 잘 살게 하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또, 고위 공직자로 일했기 때문에 마땅히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고 생각해서 퇴직해서도 국가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30년간 공직에 몸담은 정통 관료 출신
참여정부 시절 여성가족부 차관 맡아

-세종로국정포럼에서 이사장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세종로국정포럼은 어떤 곳인가요?
▲세종로국정포럼은 한국시민자원봉사회 민간회원들로 창립된 자원봉사포럼 입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밀어 주자는 국가사회발전 거버넌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장차관님들께 정책을 직접 건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거죠. 또 장차관이 직접 정책을 설명하기도 하고요.

-세종로국정포럼의 취지가 궁금합니다.
▲시민들이 정부의 정책을 건의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민간과 경제 부문서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사람들 얘기를 직접 들어봐야 합니다. 세종로국정포럼도 그런 창구 중 하나입니다. 어느 특정 개인이 좌지우지하지 않고, 운영도 민주적이기에 세종로국정포럼은 오픈 포럼(Open forum)이고, 퍼블릭 포럼(Public forum)입니다.

-최근 세종로국정포럼서 ‘공직자 전문성 제고를 위해 스마트폰 80% 수준 활용 교육 및 공직사회 저서발간 분위기 조성’에 관련된 정책 건의를 하셨습니다. 어떤 정책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과거에는 책을 쓰고, 글을 쓰려면 수작업으로 모든 걸 다 해야 했습니다. 일일이 워드로 치고, 사진을 찍고, 직접 번역해야 했고. 그래서 책을 쓰기가 굉장히 어려웠죠. 그런데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금방 자료를 찾고, 저장합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저술 작업이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거죠. 손 안에 컴퓨터, ‘핸드컴’으로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몇 달만 해도 책을 씁니다. 스마트폰으로 저서를 발간할 수 있게 교육을 해서 공무원들이 저서를 쓰는 분위기를 만들자. 이런 취지입니다.

-어떤 건의를 하셨습니까?
▲공직자들이 저서를 쓰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정부의 장려 정책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첫째로 공직자 개인이 전문적으로 맡은 분야에 대해 저서를 쓰거나 전문 분야 저널에 글을 기고하면 근무 성적 평점에 가산점을 주자고 건의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매년 공직자 저서 경진대회, 글 논문 경진 대회를 열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거기서 좋은 책을 쓰고, 좋은 논문을 쓴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 표창, 기관장 표창도 해 주시고, 다음 인사 때 우선적으로 승진시키자는 건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스마트폰 교육을 6시간만 받으면 책을 쓸 수 있습니다. 공직자들이 스마트폰 교육으로 책을 쓰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연수원서 적어도 6시간을 배정해 달라 건의했습니다.

-공직자전문성제고저서갖기운동본부(이하 공저본) 활동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현직 시절부터 공무원 저서 갖기 운동을 해서, 저서 가진 공무원의 모임 이런 걸 했었습니다. 사실 공직자들이 저서를 갖는 것이야말로 전문성을 가장 높이는 길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요즘 공직자분들은 저서를 갖겠다는 생각을 잘 안 하고 있어요. 그래서 공직자 저서 갖기 운동을 한 번 하자는 생각에 세종로국정포럼 산하에 공저본을 만들게 됐습니다.

-공직자 전문성 제고 방법으로 저서 쓰기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현직에 있을 때, 지방자치제도에 관한 책을 썼는데요. 그 책으로 전국의 지방의회 의원들이 도움을 받았습니다. 중앙부처가 지방자치를 해석하는 데 기여도 했고요. 이뿐 아니라, 공무원들이 저서를 쓰면 자긍심이 생겨서, 정책을 잘 만들려고 하죠. 민간에 활력을 불어 넣는 정부를 만들려면 공무원들이 깨어나야 합니다. 그러려면 세계적으로 시야를 넓히고, 또 국민들 삶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공저본 운동으로 공무원들이 전문 분야에 글을 쓰게 해서 전문성을 높여보자 생각했습니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고 있는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

-공저본서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위한 고수급 강사를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 분들도 수업을 들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나 가능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서 인공지능이 얼마만큼 발전했는지, 공직자 분들 포함해 일반 시민들도 알게 해드리고 있습니다. 또, 어르신들은 조그만한 스마트폰으로 뭐 보려고 하면 보시겠습니까. 스마트폰으로 스마트TV를 연동시켜서 큰 화면으로 유튜브로 강의 자료도 보고 음악회도 보고. 재밌고 멋있게 사시라고. 이 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앱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교육이 빼 놓을 수 없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이를 업무에 도입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일하는 방법이 스마트워킹(Smart working)으로 바뀌게 되겠죠. 스마트폰이 일의 80%, 노트북이나 PC가 일의 20%가 되는 방법이 스마트워킹인데요. 지금은 핸드폰 시대를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손 안의 컴퓨터, ‘핸드컴’으로 업무가 다 됩니다. 클라우드에 자료만 저장돼있으면 인터넷을 통해서 24시간 언제든지. 장소가 어디든지 업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죠.

-공저본에서 지난 4월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해 <대한민국의 파트너,외국인> 책을 발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을 위했던 외국인들을 조명한 점에서 좀 더 특별해보였습니다. 외국인을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나라를 위해 노력한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대한제국 말기부터 1945년 8월 15일 전날 8월 14일까지 나라를 위해 독립 운동하거나 의병 운동하신 분들이 수십만 명입니다. 그중에 3458명은 순국선열로 나라서 훈장을 받으시고 돌아가셨지만, 이분들만 있는 게 아니라 외국 분들도 도와주셨습니다. 학교도 짓고, 병원도 짓고 신문을 창간하고... 나라의 계몽운동에 일조해주신 분들이죠. 근데 이분들에 대해 책으로 엮어낸 분이 없었어요. 외국 분들의 은혜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3·1운동 100주년에 외국인을 선정했습니다.

국가사회발전 거버넌스 네트워크
국민과 소통하고 정부에 정책 건의

-이번 해에 공저본서 추가적으로 공저본총서를 발간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구체적으로 궁금합니다.
▲공저본서 스마트폰 교육을 받은 분들 대상으로 글을 쓰게 할 계획입니다. 근데 개인이 책을 쓰면 부담이 될 수 있으니, 1인당 각자 분량을 갖고 한 주제로 써서 묶어도 좋을 거 같습니다.

-정해 놓은 주제가 있으신가요.
▲공직자의 전문성과 미래에 관련된 것도 주제가 될 수 있겠죠. 뉴질랜드에서는 올해 가을에 휴머노이드(humanoid)가 국회의원으로 출마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EU에서는 휴머노이드에 인격을 부여하는 법을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미래를 주제로 글을 쓰면 급변하는 미래에 사람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겁니다. 내가 지금 하는 업무가 10년 후에 어떻게 바뀔지,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해 가야 할 것인지요.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계십니다. 언제부터 시작하셨는가요.
▲봉사활동은 행정안전부 과장이었을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봉사가 옛날엔 일반화돼있지 않을 때라 자원봉사 운동을 해보자 했는데, 제가 젊은 층에 속했기 때문에 실무도 하고 아이디어도 내고, 구상을 했죠. 그 때는 보통 무슨 활동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생각할 때인데 “우리 돈 안 드는 운동 합시다. 사무실도 그냥 어디 한 칸 얻고, 일은 우리가 스스로 합시다” 이렇게 직접 제안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사장님에게 봉사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보통 자원봉사라고 하면 어디 복지시설에 가서 직접 하는 걸 봉사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보수를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누군가를 도와주는 게 봉사입니다. 그러니까 생명 운동을 하는 것도 봉사고, 국제 자원봉사 운동하는 것도 봉사고, 학부모 샤프론 하는 것도 봉사고, 모두가 다 봉사입니다. 봉사의 영역이 넓어졌습니다. ‘홍익인간’ 뜻을 살려서 민주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누군가를 돕는 게 봉사죠.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좋고, 또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좋고.

-국제 자원봉사회서도 이사장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어떤 단체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제자원봉사라고 하면 보통 외국에 나가서 하는 자원봉사로 많이 생각하시는데요. 한국 안에서 국제자원봉사를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서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응원해 주자. 하면서요.

-어떻게 국제 자원봉사활동을 할 생각을 하셨나요.
▲제가 2002년 행정안전부 국장일 때 월드컵을 한국서 했어요. 그런데 그때 월드컵을 한번 맡아서 해 보겠다고 했다가 장·차관님한테 꾸중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우리가 월드컵서 한 게임도 이긴 적이 없었거든요. “박 국장, 당신이 월드컵 담당하면 우리가 한 게임이라도 이길 것 같아?” “우리가 16강라도 갈 것 같아?” 이랬지만 해 보고 싶었죠. 그때부터  국제 자원봉사활동이 시작됐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4강까지 올라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왕 할 거면 뭔가 좀 신나는 일을 해 보자. 그래서 ‘한국팀 필승 전략’이라는 것을 하나 수립해 운동장에 7만명의 붉은악마를 만들었습니다. “빨간 옷을 입고 운동장에 갑시다!” 이러면서. 기억 나겠지만, 부산, 대구, 인천, 대전, 한국팀 경기가 열리는 운동장은 7만명 모두가 빨간 옷을 입었죠? 그리고 또 기억나는 게 있을 겁니다. 바로 김덕수 사물놀이단에 꽹과리요. 이 두 가지를 제가 기획한 거죠.

-당시 15개 국가가 한국에 왔었습니다. 외교와 직결되는 부분이라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우리만 응원하고 그러면 또 외국팀에게 미안하잖아요. 세계 최고의 나라들인데. 우리 대한민국의 좋은 따뜻한 정을 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동시에 했던 일 중의 하나가 코리안 서포터즈입니다. 외국팀 응원단이죠. 우리나라서 16개 나라가 조별 리그전을 했는데, 우리 한국 팀은 필승전략, 나머지 15개 나라는 코리안 서포터즈 이걸 만들었습니다.

한 나라가 3개 도시서 시합했으니깐 45개의 코리아 서포터즈를 만들었습니다. 이분들이 운동장에 가서 그 나라 깃발을 흔들고, 또 인천공항에 가서 그 나라 선수단이 오면 환영하고 이렇게 응원하니까 세계적으로 ‘이야... 축구는 전쟁인데, 전쟁서 상대방 국가를 이렇게 응원해 주다니’ 그렇게 공공외교에 상당히 큰 획을 그었죠. 그 경험을 살려서 만든 게 국제자원봉사회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은.
▲세종로국제포럼은 국가 사회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 국정포럼입니다. 기업인과 경제인, 이분들이  정책을 건의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빠르게 개혁할 수 있는 재료를 이분들이 드려야 됩니다. 이해관계에 얽히지 말고, 중립적 시각서 재료를 드려야 합니다. 퍼블릭 포럼서 만나서 정부에게 전달하고 최고 정책 결정권자인 장차관들과 대화를 해야 합니다. 오픈 포럼이기 때문에 정부 개혁을 위해선 경제계서 잘 활용해줬으면 좋겠습니다.


<sangmi@ilyosisa.co.kr>


[박승주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 학사
▲카이스트 대학원 산업공학 석사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사 
▲제21회 행정고시 합격
▲전 대통령사회통합위원회 부위원장
▲전 여성가족부 차관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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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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