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200호 특집> 국민이 궁금해하는 범털들의 옥중생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1.07 10:29:21
  • 호수 12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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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평 독방서 어찌 지내나 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전직 대통령 두 명, 비선 실세, 유력 정치인. 지난 정권 당시 비리 혐의로 수감된 범털들이다. 구속된 지 1∼2년이 지났다. 이들 근황은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 왼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017년 3월31일 구속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치소 생활이 공개됐다. 그는 독방서 외부로 전혀 나오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아>는 지난해 11월 서울구치소서 출소한 여성 사업가 A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구치소 생활을 보도했다.

홀로 외롭게 
두문불출

A씨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독방서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운동이나 목욕을 위해 문밖을 나서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종교활동 역시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면회 역시 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침마다 그에게 문안 인사를 하는 지지자 모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매일 오전 5시50분에 구치소 앞에 와서 박 전 대통령에게 인사하는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자 수감자 사동서 구치소 밖까지 꽤 멀지만 쩌렁쩌렁한 외침이 다 들린다”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제 시간에 ‘박근혜 대통령,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일부 언론은 박 전 대통령이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허리통증 때문에 잠을 설치는 등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보도했다.

전직 대통령부터 유력 정치인까지
출소자가 전하는 그들의 철창 24시

이 같은 보도 대해 법무부는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즉각 해명했다.  

한 매체는 구치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교도관들이 독방에 앉거나 누워 있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살피고는 있지만 저러다 큰일이 날까 걱정이 들 때가 많다”고 보도했다. 이에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형집행법’에 따라 적정한 처우를 하고 있다”며 “매일 적정 시간 취침을 하고 있으며 통증 때문에 일어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매끼 정량 식사를 하고 있고 오히려 따로 구매한 음식도 먹고 있으며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깬 적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일한 혈육인 박지만 EG 회장,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접견 거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유영하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유일한 접견인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추석 명절 기간 유 변호사가 면회를 다녀오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사유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됐다. 2심서 징역 25년으로 형량이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24일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공판서 1심의 판단을 깨고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얼굴 좀 보자”
 재소자들 기웃

앞서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비선 실세 최씨의 구치소 근황 역시 관심을 모았다. 뜻밖에도 최씨는 구치소 안에서 패셔니스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재판 당시에 입었던 상아색 미결수복이 재소자 사이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신동아>와 인터뷰한 A씨는 “상아색 미결수복 자체가 한정판이라 몇몇 재소자는 반납하지 않고 숨겼다가 운동 시간이나 종교 활동 자리서 비밀리에 거래한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해 딸 정유라와 면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서울동부구치소서 정유라와 일반 접견 절차로 약 10분간 면회를 진행했다. 최씨와 정유라가 만나서 대화를 나눈 건 국정 농단 의혹이 불거져 귀국한 2016년10월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 국정 농단 실세 최순실씨 ⓒ사진공동취재단

두 사람은 재판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서로 근황만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는 당시 건강 문제로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당시 최씨는 재판부에 “전신마취가 요구되는 대수술이라 생사를 알 수 없으니 딸을 접견하게 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최씨는 2심 선고공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벌금액은 1심 180억원서 200억원으로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지난해 8월24일 최씨의 뇌물, 강요 등 사건의 항소심 선고공판서 “대통령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대기업에 출연을 강요하는 등 이익을 추구했다.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역할을 축소하며 자신을 ‘국정 농단 사건 기획의 피해자’라고 하는 등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원, 추징금 70억5281만원을 선고했다. 

끼니 놓쳐 
컵라면으로

다스 실소유주로 판명돼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 전 대통령은 건강이 좋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이(친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이재오 전 의원은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이 생각보다 훨씬 더 안 좋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밖에 있을 때도 본인이 자존심이 강한 데다가 대통령을 했기 때문에 아픈 것을 잘 안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 그 안(구치소)에 들어가면 숨길려야 숨길 수 없지 않은가”라고 언급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당뇨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통령은 동부구치소서 받은 신입수용자 진료 당시 혈당수치가 높게 나왔다. 구치소에서는 누구나 건강상태 확인을 위해 혈액검사, 흉부 엑스레이 촬영 등 기본 진료를 받는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 때문에 끼니를 놓치면 컵라면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진다. 

 

▲ 구속 수감 중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이 전 대통령은 1심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지난해 10월5일 이 전 대통령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 및 추징금 82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뇌물수수·국고손실, 횡령·조세포탈,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 17개 중 7개 사항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특히 주요 혐의인 다스 비자금 조성과 다스 소송비 삼성전자 대납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로 판결했다.

와병설·건강이상설 솔솔∼
왔다 갔다 면회로 하루 보내

지난 2일에는 서울고법 형사1부(김인겸 부장판사)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서 유죄로 인정된 혐의를 구체적으로 부인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친박(친 박근혜) 핵심인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도 현재 수감생활 중이다. 지난해 11월30일 자유한국당 비박(비 박근혜)계 좌장으로 통하는 김무성 의원이 최 의원을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언론과 인터뷰서 “최경환 의원을 우리가 한 번 면회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같은 당 정진석 의원과 함께 최 의원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박근혜정부의 실세이자 친박계의 핵심인 최 의원을 면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이날 매체에 “최 의원과 나는 잘 지낸 사이였다”며 최 의원을 찾아간 배경을 설명했다.   

최 의원은 국가정보원 예산을 증액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 의원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억5000만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끝나지 않은
치열한 공방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국가 예산의 편성과 집행 등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피고인이 국정원장에게 특활비 1억원을 수수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기재부장관 직무에 관한 공정성과 사회 일반의 신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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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