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깨지는’ 공정위 10개 패소 사건 집중해부

마구잡이 때렸다가 ‘헛스윙’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행정소송 패소로 막대한 비용을 환급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년간 공정위가 불공정행위 기업으로 낙인찍었다가 소송서 패하면서 되돌려줘야 하는 비용만 1조원을 웃돈다. 과도한 제재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 행정소송 패소로 화제가 된 사건을 확인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올해 국감서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헛스윙이 도마에 올랐다. 공정위가 과징금을 거뒀다가 행정소송 패소로 돌려준 과징금과 이자가 1조1000억원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기업 때리기’ 결과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저기
과징금 남발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피감기관인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 7월까지 공정위가 기업들과의 행정소송 등에서 져서 돌려준 환급액은 1조1190억원에 달했다. 이자는 885억원에 달했다.

환급액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공정위가 돌려준 과징금 환급금은 2014년 2446억원서 2015년 343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2016년 1775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2356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 7월 기준 환급액은 1173억원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공정위의 제재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는 만큼 과징금 부과 과정의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공정위가 내린 과징금 처분은 담합 등 여러 사건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제재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제재를 남발하다  불복 소송서 패소하면 ‘약발’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대림산업은 서해선 복선전철 건설공사 담합행위로 공정위로부터 받은 과징금 40억원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서 지난 8월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2부(양현주 부장판사)는 대림산업이 공정위를 상대로 “49억8200만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서해선 복선전철 공사는 총 사업비 3조8280억원이 투입되는 충남 홍성역서 경기 화성(송산)까지 89.2km를 잇는 대규모 프로젝트 공사다. 공정위는 해당 공사 입찰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담합을 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대림산업을 비롯해 현대산업개발, SK건설, 현대건설이다.

이들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80억66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대림산업에게 기존 69억7000만원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부당행위 자진신고에 따라 과징금을 줄여주는 리니언시 제도에 따라 49억8200만원을 과징금을 내렸다.

기업 행정소송 패소로 돌려준 과징금
최근 4년간 1조1000억…이자만 800억

하지만 대림산업은 공정위의 처분이 과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대림산업의 손을 들어줬다. 공제해야 할 부분을 포함해 관련 매출액을 산정해다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입찰담합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관급자재비·폐기물처리비·문화조사비는 본질적으로 공사 도급계약에 따른 매출액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비용은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과징금의 기본 산정기준인 계약금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물론 대림산업과 함께 담합 행위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SK건설과 현대건설도 비슷한 판단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과징금 규모가 재산정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비중있게 추진하고 있는 재계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관한 소송서도 졌는데 재벌 개혁의 제약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판사 김용석)는 대한항공과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등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시정명령 및 과징금이 부당하며 낸 부과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해당 소송은 재계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관련 제재였던 만큼 눈길이 쏠렸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조양호 회장 등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보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 제재를 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이들간 거래서 부당성이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했다. 대한항공이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자회사인 싸이버스카이·유니컨버스에 준 이익이 과다했다는 입증을 공정위가 해야했지만 이 부분서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정거래 저해성이 아니라 경제력 집중 등의 맥락에서 조화롭게 해석해야 한다”며 “이 부당성에 대한 증명은 공정위가 해야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거래 규모나 귀속되는 이익의 규모 등에 비춰볼 때, 사익을 편취해 경제력 집중의 효과가 발생할 여지가 없거나 극히 미미한 경우 등이라면 부당한 이익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와 유사한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제재에 대해 제동이 걸린 셈이다.

지나친 때리기
경영활동 위축

이 같은 점에서 하림과의 행정소송서 진 것은 아쉽다. 지난해 12월 공정위로부터 사료값 담합으로 과징금 납부명령을 받은 하림 지주사가 제기한 행정소송서 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는 하림그룹 지주사인 제일홀딩스를 비롯해 11곳 사료업체들이 2006년10월∼2010년11월 사이 총 16차례에 걸쳐 가축 배합사료 가격을 담합했다고 판단하고 이들 업체에 과징금 773억원을 내렸다.

이에 이들 업체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단은 공정위와 달랐다. 당시 재판을 담당한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공정위가 담합을 모의했다고 판단한 제조업체 모임에 업체 관계자 뿐 아니라 수요 업체 관계자도 포함됐다는 사실을 들어 가격인상 등에 합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의 당시 패소는 아쉽다는 평가였다. 하림그룹은 승계 과정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따라서 공정위의 패소로 하림그룹에 대한 검증에 제약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하림그룹의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공정위는 지난 9월 하림이 사육농가와 맺은 계약과 다른 방식으로 가격을 산정했다고 보고 과징금 7억9800만원 부과 명령을 내렸다. 하림 측은 반발했다. 보도자료를 내고 조사과정서 충분히 소명했다며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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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공정위와 하림측이 대립하는 모양새다.

외국계 기업에게도 쓴맛을 봤다. 공정위는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 부품 입찰에 참여한 외국계 기업 덴소가 담합을 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처분을 내렸지만 법원이 덴소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는 덴소와 미츠비시가 2009년 공급가격은 시장 가격보다 높게, 할인율은 0%에 가깝게 제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2016년 덴소에 41억원, 미츠비시에 82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하지만 덴소는 처분시한이 지났다며 법원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위반행위가 종료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면 시정조치나 과징금 처분을 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 규정을 근거로 제시했다. 법원은 덴소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덴소에 대한 처분은 개정전 규정에 의한 처분시한을 넘겨 발령됐다”며 “처분시한을 연장한 개정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독일계 기업에게도 한방 먹었다. 공정위는 독일계 기업 셰플러코리아에 지난 2015년 담합 행위로 시정명령과 함께 16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고법서 패소하면서 머쓱해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셰플러코리아는 시판용·철강설비용·소형직납용 베어링의 가격과 물량을 베어링 업체들과 담합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공소시효가 문제였다. 재판부는 이들의 담합행위가 2006년 1월 종료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베어링을 제조 또는 수입·판매하는 한화가 1999년부터 국내 업체들과 제품 가격의 유지 및 인상에 대해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2006년 1월쯤 공동행위를 종료해 5년의 처분시효가 지났다”고 판시했다. 이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시판용 베어링 가격 변동을 보면 업체들의 가격 인상 시기, 횟수, 인상 폭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담합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성동조선해양에게도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다툼 끝에 판정패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2년 성동조선해양이 선박 블록 조립과 선박 파이프 제조를 수급사업자에게 위탁하면서 부당하게 대금을 줄였다고 판단하고 35억8900만원의 하도급 대급 지급 명령 및 3억8500만원의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하지만 성동조선해양은 반발하면서 행정소송이 시작됐다.

뚜껑을 열자 법원은 성동조선해양에 판정승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은 2015년1월 선고를 내리면서 “시간당 임금은 고려하지 않고 작업시간을 인하한 부분만 고려해 하도급 대금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공정위의 처분은 합리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공정위의 지급명령과 과징금 부과 취소를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도급 대금이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수준보다 낮아졌는지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작업시간만을 기준으로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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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이 계속되던 골프존에 대한 헛스윙도 아쉽다는 평가다. 공정위는 지난 2014년 “업주들에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판매할 때 프로젝터를 묶음 상품으로 끼워팔았다”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골프존이 공정위의 제재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부과한 과징금 48억9400만원에 대해서 대법원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지난해 최종 취소 처분을 받았다.

제약업계의 주목을 끈 파마킹과의 소송전 역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공정위는 제약사 파마킹이 140억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보고 지난해 3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억69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파마킹이 지난 2008년 1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의약품 판매촉진을 위해 전국 병·의원에 약 140억원 상당의 현금 및 상품권 등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갈길 바쁜 
적폐 청산 발목

파마킹은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고법은 파마킹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파마킹이 자진 시정을 결의·실행해 경쟁질서 회복과 관행 개선을 기대할 수 있고, 위반행위로 인해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하고 대표이사가 실형을 복역했고, 고객유인 행위 재발을 방지할 확실한 동기를 가지게 됐으므로 자진시정 감경을 하지 않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공정위의 처분이 과도했다는 판단이다. 

지난해에는 다단계 업체 카나이코리아에 패소하며 체면을 구겼다.

공정위는 지난 2015년 카나이코리아가 다단계 판매원에게 등록이나 후원수당 지급 조건으로 605만원 이상을 경우에만 후원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태료 100만원, 과징금 2억580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카나이코리아가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대법원까지 가는 공방 끝에 공정위가 패소했다.

증거불충분으로 빠져나간 것.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한 내용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면서 공정위는 또 한번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공정위가 군대 급식 납품 담합으로 제재를 내리면서 화제가 됐던 사건도 무혐의로 결론나면서 싱겁게 끝났다.

너무 나간 제재에 ‘다시’
공소시효 만료로 ‘굴욕’

공정위는 동원F&B 자회사 동원홈푸드가 방위사업청이 2009년 3월부터 2012년 4월까지 발주한 입찰서 경쟁하던 9개 업체 등과 사전에 낙찰예정자 및 들러리, 입찰 조건 등을 정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동원홈푸드를 비롯해 4개 기업을 고발하고 과징금 153억원의 제재를 내렸다. 동원홈푸드는 13억66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동원홈푸드는 공정위의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가 원고 승소 선고를 내리면서 공정위의 군납비리 청산 작업에 제약이 불가피해졌다.

공정위의 담합 혐의 형사 고발 사건이 ‘혐의없음’으로 나온 점이 크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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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4월 “동원홈푸드가 태림농산으로 하여금 군납 식품의 납품업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협의했거나 낙찰가격 정보를 알려주었음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전했다. 재판부도 검찰의 판단과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태림농산 대표 윤씨의 동원홈푸드 가담 경위에 관한 진술은 윤씨의 일방적인 추측에 불과하다”며 “윤씨가 자진신고자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정위 조사에 협조하는 과정서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진술을 했을 여지도 있다”고 판단했다.

강력한 경고
추락하는 권위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소송서 패소한 것은 아쉬움이 크다”며 “공정위의 제재는 다른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담겨있는데 소송서 패하면서 권위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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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여사에게 공적 사안마다 조언해 주는 무속 인물 7~8명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건진법사, 천공 등이 아닌 명리학자 류모씨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도 김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과 관련해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했으나 컨트롤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이 사주를 보거나 점을 보는 건 욕먹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인이 공적 사안에 대해 무속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실과 윤석열 캠프 출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과거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에 대해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지금은 다르다. 터질 게 터졌다며 한숨부터 나오고 있다. 위기 상황 의지 지속 서울 강남구 광평로 한 빌딩서 H 학술원을 운영하는 류모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서 활동해 왔다. 대중 강연과 지역 일간지 기고, 언론사와 보수 유튜버 등에도 출연해 정치인들의 사주풀이 등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등을 예측해 정치권에서는 나름 알려진 인물이다. 류 원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건 김 여사다. 류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주를 예측하면서 본인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초대하게 된 것이다. 류 원장은 김 여사와 5번 이상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김 여사가 류 원장에게 자동으로 삭제되는 타이머가 설정된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질문하면 이에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류 원장은 지난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빚던 갈등에 대해 김 여사에게 “천운이 좋으니까 살아난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직후에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여사가 이준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길래 ‘하극상을 벌일 사람’이지만 슬슬 달래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류 원장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에는 김 여사가 ‘저 감옥 가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은둔하면 된다. 당신도 많이 깨달아야 한다. 제발 좀 나서지 마라.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기운이 좋아 (감옥에)가지는 않는다고 충고했다”고 했다. 윤 당선 예측하자 아크로비스타로 류 초대 정치적 위기마다 5번 텔레그램 상담 진행 당시 김 여사에게는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해 11월27일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보름 뒤인 12월14일에는 <뉴스타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직원과 통화해 주문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류 원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로 김 여사는 이후 153일 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했다. 류 원장은 “나 말고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여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일반 사람들이 강남이나 종로서 사주나 전생운을 보듯이 김 여사도 가볍게 보는 거라고 여겨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며 “터질 게 터지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일을 김 여사가 개입해 ‘누구한테 들었는데 그건 이렇게 해야 한다더라’라고 말하는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대통령실 직원 이력서를 김 여사가 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력서를 봤다면 조처해야 하는 문제고 무당을 통해 그 이력서의 인물이 어떤지 평가한다는 풍문까지 있다”며 “영부인이 설마 인사에 개입했겠느냐며 넘겼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합리적 의심이 가시질 않는다”고 말했다. 류 원장 이전 무속 논란의 진앙지는 건진법사 전모씨라고 할 수 있다. 전씨는 윤석열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씨의 딸은 지난 2013년부터 코바나컨텐츠 행사를 담당했고 2년 뒤 한 화장품회사의 대표를 역임했다.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던 이 회사는 한한령과 코로나19 등 상황 악화로 2017년을 전후로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유학생 출신인 전씨의 처남 김모씨는 네트워크본부 활동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무속의 진앙지 전씨의 무속 활동에는 산 채로 소가죽을 찢는 행사로 물의를 빚은 지난 2018년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교 축제가 있다. 이 행사에 대한 항의 게시물을 보면 대한불교종정협의회, 한국불교일광조계종과 함께 연민복지재단과 전씨의 딸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전씨 외에도 김모 교수와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 쪽 6촌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씨의 제자로 지난 대선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다 ‘김건희 목덜미 영상’으로 알려진 역술인 심모 박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서 등장한다. 그는 이 기자와의 연락서 자신이 황씨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대선 전 불거진 네트워크본부 논란으로 인해 축출됐다. 전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모처서 지난 2022년 6월까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들과 자주 소통해 왔으나 이후 강남서 늦은 저녁에만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 중 이른바 ‘MB 라인’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낙원동 쪽에 MB 청와대 인사들이 사무실을 차렸다. 인수위 네트워크 본부 출신 40여명이 들어가 있을 때부터 알려진 얘기”라며 “김 여사와 연락이 끊기면서 ‘MB 라인’ 인사들과만 소통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원장 외에도… 김 여사와 전씨의 사이가 틀어진 이유는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의 읍소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YS계로 알려진 N씨가 전씨와 같이 활동하면서 이권과 인사청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소위 ‘지라시’로 돈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전씨와 N씨의 불화설까지 들렸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인사는 “서울 한 건설사에서 마련한 땅 임대료를 두고 둘이 싸웠다. 특히 지방선거 시즌 강남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인사가 두 사람을 믿고 경쟁하다가 제3자가 공천을 받았다는 뒷말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영향력이 가라앉자 ‘MB계’ 국민의힘 중진들이 N씨에게 줄을 섰다는 얘기는 2년 전에 언급됐다. 특히 그가 특정 지역 인맥을 활용해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른바 ‘왕따’가 된 전씨는 지난해까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세무조사나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전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단 고위 공직자의 이름까지 떠돌았다. 전씨가 고위 공무원을 상대로 한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은 전씨 외에도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무속인이 더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굿당의 당주이자 70대 할머니인 A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 여사는 A씨로부터 자신과 어머니이자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구속 위기에 있을 때 여러 차례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약 10년 전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 소위 ‘무정 스님’으로 알려진 심모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다. 심씨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을 주선한 장본인이며 윤 대통령에게 ‘검사’ 직업까지 지정해준 멘토였다. 원주 굿당 당주 ‘영빨’로 김 측근 관리? 측근 주장 대부분 이권 개입·청탁 의혹 연루 심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개인 일정표가 공개되면서다. 지난 2011년 8월 등이 포함된 일정표에 심씨는 ‘무정 스님’이란 호칭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는 “2년 전 캠프서 전씨 말고도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차지하려던 인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때 A씨가 김 여사에게 ‘걔는 영빨이 부족해서 안 된다’며 여러 차례 물갈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도 “어머니인 최씨가 2021년 7월에 구속되기 전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비롯한 A씨로부터 조언을 여러 번 구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등 상당히 많이 의지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명씨가 최근까지 김 여사와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위 ‘영빨’로 김 여사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명씨의 지인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서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아예, 진짜, 완전히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물었고 명씨는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 이전을 위한 대통령 집무실 후보로 광화문 정부청사를 거론한 바 있는데, 명씨 본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는 주장이다.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서 김 여사에게 ‘무속적인 조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명씨는 “내가(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고 했다. 명씨는 “내가 3월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감으로 승부수? 명씨는 또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 기운이 좋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당 대화서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 15층서 청와대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