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이주현 기자] 2007년 대선 당시 김경준씨의 ‘기획입국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 ‘BBK 가짜편지’와 관련해 김씨의 미국 수감 동료였던 신경화씨가 가짜편지를 자신이 직접 쓴 것처럼 거짓말했다고 처음으로 시인했다.
지난 7일 한 언론매체가 입수한 신경화씨가 동생 신명씨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신씨는 “숨 막히게 힘들었던 짜깁기 시간들, 이제는 내가 편지 주인을 찾고 싶구나. 그리고 묻고 싶다. 왜 존재를 나에게 떠넘기고 발생을 지원하지 않았느냐고. 그랬다면 이렇게 배신 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씨는 가짜편지의 작성자가 본인이 아님에도 오랫동안 묵인한 이유에 대해 “내 자신 앞으로 편지 발생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것은 동생 걱정과 (중략) 궁극적으로 편지 작성자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구석이 강박관념을 지탱시켰다”고 덧붙였다.
형의 감형을 약속받고 한나라당 측 지시에 따라 편지를 쓴 동생의 선택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 2007년 11월 홍준표 전 한나라당 의원은 여권(대통합민주신당)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타격하기 위해 김경준씨를 기획입국 시키려 한다며 관련 증거로 그와 미국에서 함께 수감됐던 신씨가 보냈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당시 ‘큰집’은 청와대로 해석됐고 김씨가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통합당)에서 대가를 받고 입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씨는 과거 검찰과 법원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모두 인정했다.
신씨는 “김경준을 편지의 본질(기획입국)로 연결시키며 위증 재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시에 내가 처해 있던 본능이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2008년 3월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경준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씨는 국내 송환 한 달 전 김씨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낙선 계획을 수립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