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④] 8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한 설훈 당선자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5.17 16: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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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일시적 대세론, ‘허구’였다는 것 알게 될 것”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얼마나 기다렸던가? 민주통합당 설훈 당선자가 부천 원미을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15·16대에 이어 8년 만의 국회 입성이다. 1980년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그는 암울했던 시절 ‘김대중 선생’의 비서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까지 20년을 넘게 보필한 그에게 ‘영원한 DJ의 비서’라는 호칭이 붙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삭발과 단식 투쟁으로 반대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뚝심의 설훈’답게 부천에 둥지를 튼지 3년 만에 10개 동을 석권하는 쾌거를 이루며 화려한 부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19대 국회 개헌을 앞두고 분주한 시점, 부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봤다.

설훈 당선자는 ‘8년 만의 재입성에 감회가 남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의원회관도 새롭게 만들었고 눈에 띄는 변화가 많더라”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제대로 된 의정활동, 제대로 된 정치를 해야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명박정권을 평가하는 대목에선 누구보다 신랄하고 매서웠다.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힘주어 주장한 것도 이명박정권의 실정이 너무 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새누리당이 한나라당이고 한나라당은 이명박정권인데 새누리당이 저질러 놓은 4년간의 행적을 보면 도저히 맡겨 놓아선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한 설훈 당선자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8년간의 야인생활이 몹시 고단하셨을 텐데?
▲ 3년 전에 부천으로 와서 원미을지역위원장을 맡아 지역을 위해 일했다. 2004~5년은 중국 북경대학교 아태연구원에서 동북공정을 막기 위해 일했다. 당시 중국이 고구려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감정적 대립이 심한 시기였다. 동북공정이 잘못됐다는 결정적인 문서를 확보해 중국정부가 동북공정을 운운하지 못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참 보람 있었다. 나머지 3년은 한 발 떨어진 곳에서 당의 흐름을 지켜보며 지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단식·삭발투쟁까지 벌이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과 당시 심정은 어땠는지?
▲ 우리가 당선시킨 대통령이 배신하고 열린우리당을 만든 것은 민주당 측면에선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탄핵은 한 대 맞았다고 상대를 칼로 찌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주장하며 단식과 삭발을 강행했다. 극구 반대했지만 결국은 막지 못했다. 국민들은 분노했고 민주당을 심판했다. 탄핵을 막지 못한데 책임을 느끼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지도부가 바보 같은 짓을 하고 말았다. 내 말대로 했으면 민주당이 그렇게 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 원미을에 둥지를 튼 지 3년 만에 10개 동 전 지역을 석권하는 성과를 냈다.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정치적 상황 자체가 이명박 대통령이 워낙 실정을 했고 지역 주민들께서 정확히 상황을 판단해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셨다. 또 그동안 지역위원장으로서 주민들의 뜻을 받들기 위해 노력했고 지역정서를 잘 반영한 것이 투표로 드러났다 생각한다.

- 15·16대에서 교과위(당시 교육위원회)에서만 활동해왔다. 19대에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 당내 사정상 3선급에서 상임위원장을 맡아야 할 상황이다. 딱 데드라인이다. 원하기로는 그간 활동한 것도 있고 반값등록금을 실현시키기 위해 교과위에서 활동하고 싶지만 당의 요청이 있다면 조율해 기대에 부응할 것이다. 

- 현 지도부 구성에 대한 입장은?
▲ 한때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있었지만 원내대표 구성은 잘 정리됐다 생각한다. 당이 지도력을 발휘해서 대외투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 잘 반영됐다. 앞으로 남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 구성이 문제인데 아직 후보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판단하기 이르다 생각한다.

“MB정권의 실정 너무 심해 정권교체 반드시 이뤄내야”
‘정치다운 정치를 하자’는 지론, 정치선진화 일조하겠다“

- 18대 대선을 전망해 본다면?
▲ 정권교체가 될 것이라 단언한다. 전제가 있다면 야권단일후보가 된다는 조건 하에서다. 이번 총선결과를 보고 판단하더라도 답이 나온다. 현재 박근혜 위원장의 지지율에 말이 많은데 단일후보를 도출해 낸다면 결국은 51:49 싸움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 이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실정이 너무나 깊이 파여 있고 실정에 대한 심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국민들이 잘 판단하실 것이다.

- 박근혜 위원장이 이 대통령과 선긋기를 하고 나온다면?
▲ 전략적으로 차별화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한나라당이고 한나라당은 이명박정권이다. 그것을 어떻게 탈색하겠는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 덫에서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박근혜 대세론은 일시적 대세론이다. 가을이 온다면 ‘그 대세론이 허구였구나’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월등히 앞서지는 않고 팽팽한 싸움은 하겠지만 1:1 구도를 형성한다면 우리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 안철수 원장의 민주통합당 경선 참여 유무와 당 후보와의 관계 설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 참 답답하다. 6개월 남았는데 아직도 안 원장을 만난 적도 없고 육성을 들은 적도 없다. 개인적으로 안 원장이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가 궁금하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모든 것을 다 버려야 하는 자리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희생해야 되고 목숨까지 걸 각오가 필요한 자리라 생각한다. 안 원장이 그런 각오까지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지역구 발전과 유권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해 본다면.
▲ 전략적 발전 방안으로 문화·교육특구로 만드는 것이다. 문화와 교육이 특별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부천이 살 길이다. 다음으로 인프라 구축이 있다. 외곽순환도로를 지하도로로 만들어 심각한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선거기간 동안 주민들께 반값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들의 짐이 여간 큰 것이 아니다. 짐을 덜어줘야 한다. 반값등록금을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 어떤 노력을 해서라도 반값등록금을 이뤄내는 것이 희망사항이다. 다음으로 ‘정치를 정치답게 하자’ ‘말로 하는 정치로 바꾸자’가 평소의 지론이었는데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돼 잘됐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정치가 선진화 된 것을 보여줘야 한다. 해보이겠다!

- 가까이서 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어떤 분이셨나?
▲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능가하는 사람이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매우 출중하신 분이다. 국가와 민족을 대하는 자세와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 범접할 수 없는 리더십, 엄청난 성실함을 갖춘 분이다. 존경스럽다.

- 이명박 대통령을 평가해 달라.
▲ 솔직히 말해서 당선 직후에는 잘 할 것이라 생각했다. 또 그러길 바랐고…. 그런데 곧 그게 아니란 것을 알게 됐다. 이제는 너무너무 실망했다.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 잘못된 치적만 잔뜩 쌓여있다. 하자는 것은 안 하고 하지 말라는 것은 하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다했다. 역사가 기록할 것이다. 국민을 무시하면 안 된다. 자기가 최고라 생각하고 자신의 판단은 다 맞다고 생각한다. 이런 엉터리가 어디 있나? 이것 때문에 망한 것이다. 남북관계만 봐도 그렇다. 김정일이 ‘bad mam'이라는 것을 모를 사람이 누가 있는가? 초등학생도 아는 문제다. 알고도 도와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처지다. 그것을 나쁘다고 몰아붙이고 상대 조차 안 해버리니 남은 것이 뭐가 있는가? 어리석기 짝이 없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신다면?
▲ 확신하건데 정권교체는 반드시 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저질러 놓은 4년간의 행적을 보면 도저히 맡겨 놓아선 안 된다 생각한다.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환상을 갖는지 몰라도 박 위원장 역시 새누리당이다. 그들의 정책 상황에 또 맡겼다가는 대한민국이 절단난다. 안 된다. 정권교체를 해서 대한민국이 21세기에 걸맞은 선진국이 되도록 민주당이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권교체를 위해 앞장 설 생각이다. 그와 함께 부천을 발전시키는 데 앞장 설 생각이다.

<설훈 당선자 프로필>

▲ 마산중·고등학교 졸업
▲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 ‘긴급조치 9호 위반’ 구속
▲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구속
▲ 민주화청년연합(민청련) 창립 주도
▲ 김대중 총재 비서
▲ 제15대 국회의원 당선
▲ 아태재단 이사
▲ 제16대 국회의원 당선
▲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총선 불출마
▲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경선후보 상황실장
▲ 민주화평화연대 조직위원장
▲ 부천 원미을 지역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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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