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통계> 대한민국 덮친 첫사랑 신드롬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7.26 11: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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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잡을게” 그 때 그 남자…지금 뭐 할까?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첫사랑. 말만 들어도 왠지 가슴이 두근거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 누구나 한 번쯤은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릴 적 철없던 시절에 처음으로 사랑한 기억이기에 더욱 아련하게 남아있는 첫사랑! 그땐 매우 소중했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은 일상에 파묻혀 희미한 기억이 되어 버린 첫사랑! 하지만 가끔 남몰래 꺼내어 보고픈 빛바랜 일기장처럼 마음 한 구석, 기억 한 모퉁이에 조심스레 간직해 놓은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실제 20~30대 싱글남녀들은 ‘첫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누적관객 35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영화 <건축학개론>이 연일 화제다.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영화 내용 덕분에 대한민국은 요즘 첫사랑 신드롬에 빠졌다.

봄바람을 타고 살며시 되살아나는 첫사랑. 다시 만나야할까, 말아야할까?

현실과 다른 <건축학개론>

신개념 소개팅 서비스 이음은 20~30대 성인 미혼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첫사랑’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응답자는 첫사랑에 대해 기억 속에 묻어두고 싶은 추억이라고 답했다.

‘첫사랑과 다시 재회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전체 설문참여자의 70%인 714명이 “재회하지 않고, 그냥 기억 속에 묻어두고 싶다”라고 답하며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첫사랑을 마음속으로만 그리며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직장인 윤선애(33·여)씨는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다”며 “꿈 많던 어린 시절의 첫사랑일 수도 있고 퍼붓는 빗속을 끊임없이 달려갔던 열정을 가진 젊은 시절의 첫사랑일 수도 있고, 지금은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첫사랑일지도 모르지만 첫사랑은 추억으로 남았을 때 비로소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세현(29·남)씨는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때 상대방이 나에 대한 미련이 없다는 것을 알고도 다시 만난 적이 있었다”며 “만나서 옛 추억을 떠올리고 그때 감정 다시 느껴보고 싶었는데 내 욕심이었다. 지금은 그저 아스라한 추억으로만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첫사랑 시기는 언제였는가?’에 대해서는 전체 남성 설문참여자의 33%가 ‘대학교 때’를 가장 많이 꼽았고, 뒤를 이어 고등학교 때(30%)-중학교 때(26%)-초등학교 때(11%)순으로 답했다. 여성은 40%가 ‘대학교 때’를 선택하였으며 다음으로 초등학교 때(30%)-중학교 때(15%)-고등학교 때(15%)의 순으로 답했다.

이어 ‘첫사랑 상대는 누구였는가?’라는 질문에는 영화 <건축학개론>처럼 싱글남성(59%)과 싱글여성(40%) 모두 ‘학교·학원 친구’라 대답했으며, 남성은 ‘학교 선후배(26%)’, 여성은 ‘동네 친구(23%)’가 뒤를 이었다.

첫사랑을 도와주던 최고의 조력자로는 남성은 ‘가장 친한 친구(52%)’와 ‘첫사랑 상대의 절친(33%)’을, 여성은 ‘가장 친한 친구(73%)’를 1위로 꼽았다.

싱글남녀 10명 중 7명 “첫사랑과 재회 NO~추억으로만”
첫사랑과 연애진도는? 남-여 모두 절반 “손만 잡았다?”

‘첫사랑과의 연애진도는 어디까지였나?’라는 질문에는 설문참여자의 과반수인 50%가 ‘손잡기’라 선택했으며 뒤를 이어 키스(25%)-가벼운 입맞춤(18%)-첫 경험(8%)이라 답해 손만 맞닿아도 가슴 떨리는 것이 첫사랑의 순수한 연애 방식이었음을 보여줬다.


직장인 박은영(28·여)씨는 “첫사랑을 잊을 수 없는 이유는 서툴고 늘 아쉬움이 남는 첫 번째 경험이라서 그런 것 같다”며 “부족하고 서툴면 기지나 요령을 모른다는 것인데, 그렇기 때문에 첫사랑은 순수한 연애가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첫사랑의 이름과 모습을 얼마만큼이나 기억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도 남성의 78%와 여성의 90%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라고 답하며, 아직 가슴 속에서 또렷한 첫사랑의 기억을 회상했다.

달콤 쌉싸름한 처음의 추억

직장인 기준서(32·남)씨는 “요즘처럼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올 땐 어김없이 첫사랑에 대한 풋풋한 기억이 떠오른다”며 “아주 오랫동안 혼자 가슴앓이 하면서 좋아했지만 이제 얼굴조차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그 사람, 지금쯤 어디서 무얼 하면서 지내고 있을지 가끔은 궁금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설문에 참여한 싱글남녀 모두에게 “내가 정의하는 첫사랑이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 결과, 싱글남녀들의 41%가 ‘순수함’이라 가장 많이 답했다. 다음으로 설렘(30%)-미숙함(19%)-열정(7%)-아픔(4%)이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이음소시어스의 김윤진 홍보팀장은 “첫사랑은 대부분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더욱더 애틋한 기억으로 남는 것일지도 모른다”면서 “첫사랑의 따뜻한 추억과 닮은 이 봄, 싱글남녀들이 첫사랑의 두근거림과 같은 설레는 인연을 새롭게 선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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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