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배우 배두나가 1년여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다. 영화 <코리아>를 통해서다. 원래 오른손잡이인 배두나는 왼손잡이 탁구선수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다른 배우들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렸다. 북한 사투리까지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냈다. '제2의 우생순'을 연상케 하는 영화 <코리아>의 언론시사회가 지난 16일 용산에서 열렸다. 이날 배두나는 "북한 탁구선수를 연기하기 위해 수령님과 아버지를 생각하곤 했다"는 파격발언으로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991년 대한민국에 탁구열풍을 몰고 온 최고의 탁구스타 현정화, 번번이 중국에 밀려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고 말았던 그녀에게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남북단일팀 결성 소식이 들려온다. 금메달에 목마른 정화에겐 청천벽력 같은 결정. 선수와 코치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북단일팀은 결성되고 남북 선수단은 서로의 문화, 연습 방식, 말투까지 사사건건 부딪히게 된다. 특히 양팀을 대표하는 현정화와 북한의 리분희의 신경전도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게 영화 초반 줄거리.
실제 선수들 자극
영화 <코리아>는 처음으로 결성된 남북단일팀이 국적명 코리아로 출전해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단체전에서 중국을 누르고 우승한 실화를 다룬다. 현정화는 하지원이, 당시 북측 대표선수인 리분희는 배두나가 맡아 연기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배두나는 더 빛을 발했다.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은 탁구 때문에 발톱이 빠지는 부상을 입었고 참고해야 하는 실제 모델이 없어 리분희라는 캐릭터를 배두나 혼자 만들어야만 했다.
배두나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탁구 연습은 물론 북한 사투리까지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 냈다. 오른손잡이인 그녀는 왼손잡이 탁구선수를 연기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노력을 했고 일주일에 두 번씩 따로 북한 말 강습을 받으며 1991년 당시 북한의 상황, 북한의 문화에 대해 직접 습득하는 등 캐릭터에 힘을 더했다.
지난 16일 용산씨지브이(CGV)에서 열린 영화 <코리아> 언론시사회에서 배두나는 "남한 사람으로서 북한 사람을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보가 없어 상상으로 채워나가는 부분이 많았다. 북한의 문화나 이념들을 설명해준 북한말 선생님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특히 "촬영할 때는 수령님 생각도 하고 아버지 생각도 하고 그랬다. 좀 이상하게 들릴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됐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오른손잡이 배우가 왼손잡이 탁구선수 연기
1991년 사상 최초 남북단일팀 감동 실화
탁구연기에 도전한 소감에 대해서는 "<괴물>에서는 양궁을 했고 <코리아>에서는 탁구를 쳤다. 양궁은 왼손으로 활을 잡고 있어서 왼쪽어깨가 망가졌고 탁구는 왼손잡이 선수 역할이어서 또 왼쪽어깨가 망가졌다. 초등학교 시절 탁구를 하긴 했지만 6개월 정도 탁구 연습을 하면서 악을 쓰고 울면서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영화를 촬영하면서 탁구를 쳤던 작년 여름에 굉장히 날씬했었다. 정말 대단한 다이어트 운동이라 생각되고 앞으로도 계속 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를 찍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에 대해서는 "결승전 장면이다. 마지막에 이기고 나서 얼싸안고 좋아할 때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계속 절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잘 알지 못하지만 아무래도 분단된 국가에서 태어났고 그런 한민족의 정서가 피 속에 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를 위한 끈기와 열정에 시사회에 참석한 현정화 감독은 "실제 선수들이 배우들의 땀과 열정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더욱 많은 것을 배웠다. 주어진 시간 내에 열정을 다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고 선수들과 나도 많은 감동을 느꼈고 더 훈련에 집중해서 매진할 수 있었다"고 감동을 표현했다.
배두나 할리우드 진출
한편 배두나는 이번 영화 <코리아>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진출작 <클라우드 아틀라스> 개봉도 앞두고 있다. 2144년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복제인간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에서 배두나는 극 중 여주인공 역을 맡았다. 아직 구체적인 개봉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하반기 중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