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희 기구한 팔자 풀스토리

영원한 ‘국민여배우’…그녀가 울고 있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1970∼80년대를 주름 잡던 여배우 정윤희씨. 최근 아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어느덧 그의 나이 57세. 은막 최고의 스타로 활약하다 간통 사건이 얽힌 재벌과의 결혼, 돌연 잠적, 이후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 갑작스럽게 아들을 잃은 정씨의 기구한 삶을 재조명해봤다.

아들 미국유학 중 사망 “약물로 인한 심장마비”
일각선 마약 복용설 돌아…내년 초 결과 나올듯

1954년 경상남도 통영에서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정윤희씨는 부산 당감초등학교와 혜화여중·고를 졸업하고 1975년 영화 <욕망>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탤런트 노주현씨가 상대역이었다. 정씨는 한 영화사가 공모한 연기자 모집에서 떨어졌으나 우연히 영화인들의 눈에 띄어 이경태 감독에게 소개되면서 <욕망>에 출연하게 됐다.

당시 정씨는 모델 에이전시의 소개로 먼저 영화계 거장 신상옥 감독을 만났고, 신 감독이 이 감독에게 정씨를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신 감독은 이 감독에게 “(정씨 같이) 가능성 있는 얼굴을 대담하게 쓰라”고 조언했다는 후문이다.

1975년 21세 때 데뷔
여우주연상 싹쓸이

정씨는 영화 출연 후 처음엔 별로 빛을 보지 못하다가 같은해 해태제과 CF모델을 맡으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TBC-TV(현 KBS-2TV)의 <쇼쇼쇼> MC로 박탈돼 인기가 급상승했다. 이후 TV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 연기자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면서 총 36편의 영화와 4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유명 남자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충무로와 방송가에서 ‘캐스팅 영순위’여배우로 꼽혔다.

영화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와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로 1980년과 1981년 2년 연속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미모뿐만 아니라 연기파 배우로도 두각을 나타냈다. 1982년엔 영화 <사랑하는 사람아>로 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정씨는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장미희, 유지인씨와 함께 ‘3대 트로이카 여배우 시대’를 이끌며 당대 최고의 톱스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짙은 눈썹과 큰 눈망울, 오뚝한 코, 도톰한 입술. 고전미와 청순미, 현대적 미색을 겸비한 절세미녀로 평가받았다.

정씨는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스타였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의 원조 격인 셈이다. 정씨의 뛰어난 미모는 일본과 대만 등 해외에도 알려져 외국 감독들의 러브콜이 잇달았다.

세계적인 톱스타들만 참석했던 일본 <동경가요제>에 한국인 최초로 초청받아 영화 <러브스토리>의 여주인공 알리 맥그로우와 시상을 했다. 대만에선 정씨의 영화가 개봉됐었는데, 정씨가 대만을 방문했을 당시 공항에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액션배우 성룡이 첫눈에 반한 정씨 때문에 한국을 자주 방문했고 한국을 너무 사랑하게 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인기가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던 정씨는 1984년 심재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배우 이영하씨와 출연한 <사랑의 찬가>를 끝으로 그해 12월 크리스마스 이브날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났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었다.

장미희·유지인과 ‘80년대 트로이카’
‘간통 회장님’과 결혼 후 연예계 떠나 
영화·방송사 러브콜 모두 거절 ‘칩거’

상대남은 조규영 중앙건설 회장. 재벌가로 시집간 것이다. 당시 정씨의 나이는 30세. 조 회장은 38세였다. 친지의 소개로 정씨를 우연히 만난 것으로 알려진 조 회장은 남산초등학교와 경기고를 졸업하고 미국 사립명문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회계학과를 나와 1980년 중앙건설을 설립, 현재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중앙건설의 최대주주는 조 회장으로, 지분 12.95%(85만3510주)를 보유하고 있다. 정씨도 4.29%(28만2525주)의 지분이 있다.

‘하이츠’브랜드로 알려진 이 회사는 전북 전주시에 본사가 있으며 1994년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지난달 말 종가는 주당 1115원이었다. 실적은 부진하다. 지난해 매출 3800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551억원, 순손실 1199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총자산과 총자본은 각각 5243억원, 755억원이다.

중앙건설의 모태는 조 회장의 부친 조성철 창업주(1981년 별세)가 1946년 설립한 중앙산업이다. 조 회장이 선친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고 있는 것. 중앙산업은 1950년 6·25전쟁 이후 복구사업 바람을 타고 각종 건설공사를 수주해 1952∼54년 3년 연속 건설업체 도급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굴지의 건설사로 성장했다. 1958년엔 서울 종암동에 한국 최초의 아파트 ‘종암아파트’를 건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부도로 공중분해 됐다. 조 창업주의 4남1녀 중 차남인 조 회장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LA에서 개인사업(폴함사)을 하다 중앙산업이 파산 위기에 처하자 1977년 귀국해 계열사를 인수한 후 사실상 회사를 재건했다.

정윤희-조규영 부부의 결혼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문제는 조 회장이 법적으로 부인이 있는 유부남 상태에서 사랑을 키웠다는 사실이다. 전부인과 이혼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교제가 시작된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1984년 8월 간통 혐의로 쇠고랑을 찼다. 정씨와 조 회장은 함께 집에서 잠을 자다가 급습한 조 회장의 전부인 등에게 발각, 전부인의 고소로 경찰에 연행됐다. 줄곧 간통 사실을 부인한 이들은 유치장에 들어간 지 4일 만에 풀려났다. 전부인은 조 회장과 이혼 조건으로 거액의 위자료를 받고 고소를 취하했다.

1984년 재벌가로 시집
이혼과정서 만나 파문

조 회장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정씨와의 관계 때문에 가정불화가 생긴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 이혼 얘기가 나오는 등 가정문제가 복잡하던 중 정씨를 만나 친하게 지내게 된 것”이라며 “부인이 원하는 대로 위자료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고소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풀려난 직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연기생활 10년 만에 공인이란 사실을 새삼 느꼈다. 무조건 죄송하다. 깊이 사죄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조 회장에 대해 “그를 좋아한다. 꼬집어 말할 수는 없으나 그 사람의 무엇이 나를 끌어 잡아당긴다. 모든 것에 대해 나를 리드한다”고 밝혔다.

이 인터뷰에서 “당분간 쉬고 싶다”던 정씨는 4개월 뒤 조 회장과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린 이후 연예계를 완전히 떠났다. 영화와 TV 출연은 물론 일체의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 영화·방송 제작진들은 수없이 정씨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1993년 조 회장이 대주주로 있었던 가구업체 모델로 브라운관에 잠깐 등장했고, 1995년 한 토크쇼에서 전화 인터뷰를 한 것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공개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2000년대 초반 한국영상자료원이 주최한 ‘정윤희 영화주간’에 여전히 고운 모습 그대로 나타나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렇게 ‘왕년의 스타’로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진 정씨가 다시 회자된 것은 지난 추석 때다. 지난 9월 한 세대를 풍미한 정씨의 인생과 필모그래피, 현재까지도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터넷 팬클럽 회원 4000여명) 등을 전한 MBC 한가위특집 <우리가 사랑한 여배우-카페 정윤희>가 전파를 타면서 은퇴 27년 만에 그의 미모가 재조명됐다.

당시 함께 활동했던 최불암, 노주현씨 등은 “정말 예뻤다”고 극찬했고, 성형외과 전문의는 “완벽한 황금비율”이라고 평했다. 특히 정씨의 과거 사진들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자연 미인”, “진정한 여신”, “올킬 미모” 등의 찬사를 보냈다.

‘최고 톱스타…간통 사건…재벌과 결혼…
돌연 잠적…평범한 주부…자녀 의문사…’


정씨는 이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제작진의 끈질긴 섭외 요청에도 불구하고 방송에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화환과 자필로 쓴 편지를 보냈다. 정씨는 편지를 통해 “여러분 곁을 떠난 지 벌써 27년이 흘렀습니다. 아직까지 저를 기억해주는 분들이 계시다는 말씀에 놀랍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직접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오늘 모이신 분들과 저를 기억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란 메시지를 전했다.

정씨가 외부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자 베일에 싸여있는 그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됐다. 항간엔 하도 소식이 없자 정씨를 둘러싼 악성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 정씨는 주변의 걱정과 달리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을 내조하고 자녀들을 뒷바라지하면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정씨와 결혼하기 전 조 회장은 전처와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었다. 정씨는 이들 남매를 키우다 결혼 5년 만인 1989년 12월께 뒤늦게 막내아들을 낳았다. 이번에 사망한 아들이다.

이 아들은 국내에서 영재학교를 졸업한 뒤 조 회장과 같은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유학 중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2일 친구들과 술을 마신 후 급성폐렴증세를 일으켜 한인타운 인근 할리우드장로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의문사인 만큼 부검이 실시됐다. 이 결과 사인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시소는 지난달 29일 “1차 부검 결과 약물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검시소 측은 “숨진 조군이 약물 복용으로 심장마비 증세를 일으킨 것 같다”며 “타살이나 자살의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전처 자녀들 키우다
아들 낳았는데…사망

일각에선 마약 복용설이 돌고 있다. 한 재미 한인매체는 “국내 유명인사의 자녀인 한인 학생이 마약 복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시소가 발표한 약물이 마약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 검시소는 독극물 검사를 추가로 실시해 약물을 확인할 예정이다. 독극물 검사는 보통 4주에서 6주가 걸려 내년 초에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아들을 잃은 슬픔과 충격에 빠져있을 게 분명하다. 여기에 아들의 괴소문까지 괴롭혀 패닉일 것이다. 은막 최고의 스타로 활약하다 간통 사건이 얽힌 재벌과의 결혼, 돌연 잠적, 이후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 갑작스럽게 아들을 잃은 정씨의 기구한 삶을 지켜보는 팬들은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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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