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개치는 스폰서 교제족 실태

명품만 사주신다면 마음도 몸도 모두 드리겠어요!

[헤이맨라이프=서  준 대표] 아무리 불경기가 심해도 명품 욕구는 멈출 수 없다? 명품을 사기 위해 돈 많은 남성들과 적당히 즐기고 돈을 받는 ‘스폰서 교제족’이 더욱 번져가고 있다. 스폰서 교제족은 일본에서 성행한 10대 소녀들의 ‘원조교제’가 20대 여성으로 옮겨 붙은 케이스. 명품이란 허영심을 충족하기 위한 자금마련 목적이 조금 다를 뿐 교제 내용은 원조교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돈 많은 ‘스폰남’을 만나 적당히 즐겨주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명품 걸치면 자신의 가치↑…스폰 거부 안 해
나이트와 가라오케, 룸살롱 등지서 스폰 구해

‘스폰서 교제족’ 여성들은 자신의 몸을 명품으로 치장함으로써 스스로 명품이 된다고 착각한다고 한다. 즉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지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전통적 사고관보다는 명품브랜드로 꾸미는 것이야 말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20대 여성 중에서 최고 지성의 요람이라 불리는 대학가의 많은 여대생들이 명품을 사기 위해 스폰서 교제를 한다는 것은 충격적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수도권 K대의 한 남학생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명품브랜드의 새 상품으로 꾸미고 다니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돈이 어디서 그렇게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머리핀에서 속옷,
양말까지 명품

같은 대학의 한 조교는 “상품을 선전하는 모델인지 학생인지 분간이 안 간다. 여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같은 화제는 명품브랜드에 관한 것이다. 이들은 역시 명품으로 치장한 남자에게 관심을 갖는다. 짝퉁(가짜 명품)을 갖고 다닐 경우 주변에서 따돌리기 때문에 어떻게든 명품을 가지려 하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 쉬었다.
이렇게 머리에서 발끝까지 명품으로 휘감은 여대생들을 ‘LG’라 부른다. LG란 ‘Luxury―Generation’의 약자. LG는 명품 한두 개를 갖고 다닌다고 해서 붙여지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몸에 걸치는 것은 머리핀에서 속옷, 양말, 향수에 이르기까지 전부다 명품이어야 진정한 LG라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LG는 대학캠퍼스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이들이 스폰서 교제족이 되기를 주저 않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가장 큰 영향은 역시 매스컴. S대의 한 여대생은 “연예인처럼 화려하고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라며 “물질적으로 풍요해 보이는 연예인들 모습을 닮아감으로써 자기만족을 얻으려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한다.

스폰서 교제족이 남성을 고르는 주요 장소는 ‘물 좋다’는 유명 나이트클럽과 가라오케. 일부는 룸살롱을 기웃거리기까지 한다. J대학의 P양(21)의 경우 가라오케 웨이터의 소개로 모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남자를 알게 되어 그와 스폰서 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는 경험이 많은지 먼저 자연스럽게 스폰서교제 제의를 했다고 한다.

이들이 명품을 조달하기 위해 마련한 또 하나의 방법은 바로 명품계. 명품계는 이들 스폰서 교제족 뿐 아니라 일반여성들 사이에서도 필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이나 용돈을 매달 30만원씩 모아 계원 중 한 사람이 해외에 나가게 되면 각자가 주문한 명품목록에 따라 면세점에서 수천달러씩 무더기로 쇼핑을 해온다.

값이 싸고 종류가 다양하다는 게 그 이유다. 이들에게 국산품애용이니 외화절약이니 하는 것은 어린아이의 유치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스폰서를 구하는 여성들이 원하는 상대는 특별한 조건이 없다. 그저 자신의 허영을 채워줄 수 있을 만큼 돈이 많으면 된다. 나이나 결혼 따위는 고려대상에서 제외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B양(23)은 “아직 졸업 하지 않는 친구들 중 값비싼 명품을 사려는 욕망에 스폰서 교제를 원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다 하는 통에 이젠 새삼스러울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다”고 말했다.

‘명품계’ 들어
해외서 쇼핑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로 자신의 스폰서를 곧 자신의 능력이라 생각해서 얼마만큼 능력 있는 스폰서를 두고 있나를 놓고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사실 스폰서에게 받는 만큼 확실한 서비스를 해줘야 지속적으로 받아낼 수 있어 몸매를 가꾸는 다이어트는 기본이고 침실테크닉을 위한 특별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여대생 L양(23)은 “이런 세태가 눈에 심심찮게 띌 정도로 허다하지만 주위에서 손가락질을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준다.

우리나라를 자주 오가는 일본 비즈니스맨을 상대하는 여대생들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과거 일부 여성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본인 사업가의 현지처로 고액의 몸값을 받아 명품으로 자신의 품위를 유지해 나간다. 일본인 뿐 아니다. 젊은 여성들이 명품 구입을 위해서라면 ‘외국인스폰서 교제’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회사원 C(26)씨는 남자친구가 있으나 그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해 근자에 새 남자를 만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그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건 아니다. 그는 “돈 걱정 안하고 여유 있게 만날 수 있는 남자를 얼마 전부터 만나고 있다. 물론 결혼목적이 아니라 그저 서로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주는 관계일 뿐이다”고 밝혔다.

몸매관리는 기본, 침실 테크닉 트레이닝도
조건·외모만 보고 만났다 몸만 빼앗기기도


이런 만남을 갖는 이들은 주로 경기도 일산이나 파주 등 인적이 드문 구석진 모텔에서 한나절을 즐긴다. 이 데이트 후 스폰서가 내미는 것은 한 장의 신용카드. 스폰서 교제족들은 그 신용카드를 갖고 서울 강남지역 백화점이나 청담동의 명품매장 거리에서 입맛대로 명품을 산다.

서울 강남지역 유명백화점 매장 종업원 L씨에 따르면 이들이 명품점에서 물건 구입 때 보이는 특성이 있는데 그것은 물건을 고르는 시간이 짧다는 점과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사간다는 것. 수 백만원의 쇼핑 뒤엔 밤마다 친구들과 어울려 새로 산 물건을 자랑하며 진탕 논다. 이런 젊은 여성들의 소비문화가 명품열기를 부추긴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에도 명품을 향한 여성들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기만 하다.

한편 경제적 조건과 외모만을 따지는 만남이다 보니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여성들의 경우 고급차와 옷 등 남자의 겉모습만 믿고 만났다가 몸만 뺏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남성의 경우 잦은 사고는 금전거래를 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다. 아무리 서로 검증을 한다고는 하지만 돈을 전제로 한 만남의 끝은 행복보다 불행의 씨앗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스폰녀들 증가세
성공담도 횡행

그럼에도 스폰녀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손쉽게 돈을 벌고 멋진 남자와의 로맨스도 즐겼다는 믿을 수 없는 성공담들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인대행 사이트에 ‘건전만남’만 하겠다고 글을 올린 여성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들 중 월 수백만원의 스폰서 제의를 뿌리칠 수 있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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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