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여성들의 카페 논란

금지된 사랑? 난 변하지 않을 거예요~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녀들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이들이 모인 카페 회원 수가 소리 소문 없이 수천 명을 돌파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유부남 사귀기’ ‘유부남 사랑’ ‘유부남 애인’ 이란 키워드로 모인 카페가 수십 개나 되는 실정.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녀와 탈선하는 불륜행각이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달라진 점은 유부남과의 불륜관계가 과거에 비해 당당해졌다는 점이다. 예전 불륜 커플은 사랑을 쉬쉬하는데 급급했다면 최근에는 인터넷상에서 미혼여성들이 노골적으로 외도 사실을 밝히고, 유부남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아픔을 공유하기도 하는 한편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가정불화는 물론 간통죄까지 조장할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불륜중인 미혼녀들 카페’
가입자 대부분 “20~30대 직장여성 및 대학생”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OO카페는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녀’들을 위해 개설된 친목 공간이 있다.

“친구회사 회식자리에 우연히 가게 되었다가 알게 되었어요. 이후 몇 번을 그런 자리에 더 가게 됐고, 자연스레 그 사람과 가까워지게 됐죠. 여러 가지로 말도 잘 통했고 당연히 유부남이기에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서나 제 신랑감에 대해서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다가 이래저래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번호를 교환하게 되었고, 어느 날 점심을 같이 하자고 문자를 보내왔고 그렇게 시작이 됐죠…. 전 그 사람에게 이혼하고 나에게 오란 말도, 눈치도 안 줘봤습니다. 다만 몇 번, ‘아! 이사람 정말 내가 가지고 싶다’ 그런 생각은 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까지는 하지말자고 계속 혼자서 되뇌는 중입니다.”

얼마 전 이 카페 게시판에 ‘떳떳하지 못함에 맘이 아프고 그럼에도 전 맘이 설렙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다.

미혼녀들 모이는
“탈선의 놀이터”

이 카페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들은 이 공간에 모여 고민을 함께 나누거나 채팅창을 통해 대화를 하는 등 서로에게 상담자이자 조언자 역할을 했다.

카페대문에는 ‘금지된 사랑? 난 변하지 않을 거예요’라는 카페의 목적을 가늠케 하는 문구와 함께 사랑에 관한 짧은 시가 적혀있다. 또 유부남과 교제하고 있는 미혼들의 공간, 혹은 가정이 있음에도 다른 이성과 만나고 있는 기혼들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기본적으로 이 카페에 게시된 글을 읽을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는 회원이 되려면 가입 후 등급 상향(등업)이 되어야 한다. ‘등업신청’이라는 짧은 글만 올리면 되는 다른 일반카페에 비해 등업 조건도 까다롭다.

운영자는 “등업을 원하시는 분은 저에게 육하원칙에 의한 메일 보내주시길 바란다”며 “‘본인과 상대분이 기혼인지 미혼인지? 상대분과 어떻게 만났는지? 둘의 나이 차이는 얼마나 나는지? 사귄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왜 등업을 원하는지?’를 자세히 적어 메일로 보내면 선별하여 등업 해주겠다”고 공지했다.

그럼에도 이 카페 회원 수는 무려 6000명이 넘는다. 하루 방문자 수만 500여 명에 달한다.

해당 카페에 가입돼 있는 한 회원의 말에 따르면 카페회원 대부분은 20~30대 직장여성들로 심지어 이제 막 20살을 넘긴 대학생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이 만나고 있는 유부남과의 연애 담이나 고민사항들을 털어놓으며 서로에게 정보를 공유한다.

“4년 기다렸더니 결국 올 사람은 온다”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라는 희소식(?)을 나누기도 하고, “오늘 둘째가 태어난 지 1년 된 돌이래요” “그 사람 와이프에게 계속 전화가 오네요”라는 차마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자신들의 아픔을 나누고 있었다. 또 ‘와이프를 생각한다면 미안하지만 그 사람 뺏고 싶어요’, ‘그와 나눈 스킨십 얘기’ 등 은밀한 이야기까지 오가고 있다.

‘금지된 사랑’
그 치명적 유혹

이 카페 회원인 A(29·여)씨는 6년 전 21살의 나이차가 나는 유부남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A씨가 겨우 대학교 4학년 때 그의 회사에서 지원하는 행사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그를 처음 알게 됐고, 되돌아보니 힘들기도 했고 또 그만큼 행복했던 시절과 함께 벌써 6년이란 시간이 지났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A씨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투정도, 눈물도 그분 앞에서 보인 적 없다보니 밝았던 제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항상 우울한 모습만 보이는 것 같다”며 “시간이 흘러 지금은 마음을 많이 보여주시고 많이 다정해지셨지만 그분 눈에 비치는 건 사랑이 아닌 안쓰러움과 애틋함인 것 같다”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투정부리면 떠나버릴까 무서워 6년이란 시간동안 참는 법만 배워왔는데 이제 점점 지쳐간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님(카페회원)들한테 위로 받고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회원인 B씨는 같은 직장, 같은 부서에서 만난 유부남과 1년째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B씨는 “이 사랑을 왜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회사에 적응하고 일이 차차 손에 익어갈 때 쯤 하나 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사람과 일이 항상 부딪히니 가까워지면서 편해지기 시작했다”며 그와 처음 나눈 묘한 감정을 회상했다.

이어 B씨는 “1년이 지난 지금은 생각이 더 많아지고 복잡해졌다. 그 사람의 결혼생활을 지켜보는 것도 힘들고, 마음 편히 보지도 못 해, 데이트도 못 즐겨, 연락도 마음대로 못 해, 친구들한테 소개도 못 시켜, 남들처럼 주말데이트도 못 하는데 거기다 연락도 못해…. 이런 것들이 너무 힘든데 당연히 감당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 투정도 못 부리겠다”며 “그 사람 항상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 ‘너밖에 없다는 말’ ‘마지막 여자가 나라는 말’을 많이 해주는데, 그럴수록 두 사람의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우리사이가 내 욕심 탓인지 내 남자였으면 하는 생각이, 그 사람 와이프 자리가 내 자리였으면 싶고, 아침에 같이 출근하고 싶고 퇴근하고 싶고, 주말에도 함께 보내고 싶고…”라며 깊은 속마음을 풀어놨다. 

이런 글들이 올라오면 몇 개의 댓글이 달린다. 이들은 유부남과 이제 그만 헤어질 것을 서로 종용하기도 하고, 결단을 내린 후의 아픔을 위로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미혼녀들이 당당히 자신의 외도사실을 밝히고, 함께 고민을 공유하고 털어놓는 현실. 이 같은 최근의 세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유부남에게 더 끌린다는 그녀들, 도대체 왜?
불륜의 끝은 모두의 아픔, “사랑에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유부남과의 연애가 표면화되는 현상을 연애지상주의와 개인주의가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현대인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데, 그런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사회 도덕률을 무시할 뿐 아니라 남의 사람까지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 현대 사회의 변화된 가치관이 이런 세태에 맞물려 있고 고전적이기는 하지만 유부남의 금전적 풍요와 연륜에서 나오는 매력도 미혼 여성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심리학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를 들어 불륜을 설명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사랑에 장애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상대를 더 깊이 사랑한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불륜 커플이 늘고, 그들의 사랑이 더 열정적으로 달아오르게 되는 이유다. 

그러나 불륜 드라마 속 결말이 대부분 허탈하듯, 현실 또한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어찌됐건 불륜 커플의 사랑은 사회에서 통용되는 윤리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유부남의 애인을 둔 미혼녀들은 종종 “우리에겐 함께 꿈 꿀 미래가 없다” “그 사람을 갖고 싶어진다면, 이제 떠나야 할 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헤어질 시점을 가늠하곤 한다.

유부남과의 위험한 연애. 그 야심찬 이별계획을 실천하고 있다는 C씨는 “나는 그 사람의 와이프에게 들킬까봐 불안해하진 않았다. 대신 나의 존재가 들킬까 전전긍긍해하는 오빠를 봐야했고 숨어야만 하는 내 신세를 보면서 삼류 같은 인생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던 부분이 컸다”며 “같이 있고 싶을 때 같이 있지 못하는 것도 참을 만 했고 목소리 듣고 싶을 때 못 듣는 상황도 참을 만 했었다. 그 어떤 것도 감내할 수 있었지만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나를 버려가며 숨어가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전락해버린 현실이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와이프와 나와의 대등관계가 아닌. 그 사람의 와이프의 존재는 곧 나의 존재를 지워야만 정상궤도를 찾을 수 있는…. 마치 시소처럼 와이프가 상승하기 위해선 난 하락해야하는 그런 존재였다”며 순탄치 않았던 심정을 토로했다.

“우린 함께 꿈꿀
미래가 없어….”

또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라는 속담처럼 이들 또한 유부남 애인의 ‘또 다른’ 불륜에 대한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로 카페 내에선 알고 보니 유부남 애인이 와이프 외에 두 명의 여자와 동시에 만나고 있었다는 등, 사내연애 중이었던 나와 헤어진 뒤 다른 직원과 애정전선에 놓여있다는 등의 고민을 토로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았다.  

한편 지난 3년간 7살 어린 미혼여성과 연애를 했었다는 안모(37·남)씨의 충고는 인상에 남았다.

“미혼여성이시라면 유부남과의 연애는 아예 시작을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결혼생활이라는 게 혼자 있을 때와 달리 회사일, 집일이 생겨버리죠. 더구나 애도 있고 하면 여자는 힘들고 남자 또한 같은 생활에 새로움을 찾게 되죠. 와이프와 잠자리도 아이까지 있다면 잘 못 할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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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