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여성들의 카페 논란

금지된 사랑? 난 변하지 않을 거예요~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녀들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이들이 모인 카페 회원 수가 소리 소문 없이 수천 명을 돌파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유부남 사귀기’ ‘유부남 사랑’ ‘유부남 애인’ 이란 키워드로 모인 카페가 수십 개나 되는 실정.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녀와 탈선하는 불륜행각이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달라진 점은 유부남과의 불륜관계가 과거에 비해 당당해졌다는 점이다. 예전 불륜 커플은 사랑을 쉬쉬하는데 급급했다면 최근에는 인터넷상에서 미혼여성들이 노골적으로 외도 사실을 밝히고, 유부남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아픔을 공유하기도 하는 한편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가정불화는 물론 간통죄까지 조장할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불륜중인 미혼녀들 카페’
가입자 대부분 “20~30대 직장여성 및 대학생”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OO카페는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녀’들을 위해 개설된 친목 공간이 있다.

“친구회사 회식자리에 우연히 가게 되었다가 알게 되었어요. 이후 몇 번을 그런 자리에 더 가게 됐고, 자연스레 그 사람과 가까워지게 됐죠. 여러 가지로 말도 잘 통했고 당연히 유부남이기에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서나 제 신랑감에 대해서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다가 이래저래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번호를 교환하게 되었고, 어느 날 점심을 같이 하자고 문자를 보내왔고 그렇게 시작이 됐죠…. 전 그 사람에게 이혼하고 나에게 오란 말도, 눈치도 안 줘봤습니다. 다만 몇 번, ‘아! 이사람 정말 내가 가지고 싶다’ 그런 생각은 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까지는 하지말자고 계속 혼자서 되뇌는 중입니다.”

얼마 전 이 카페 게시판에 ‘떳떳하지 못함에 맘이 아프고 그럼에도 전 맘이 설렙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다.

미혼녀들 모이는
“탈선의 놀이터”

이 카페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들은 이 공간에 모여 고민을 함께 나누거나 채팅창을 통해 대화를 하는 등 서로에게 상담자이자 조언자 역할을 했다.

카페대문에는 ‘금지된 사랑? 난 변하지 않을 거예요’라는 카페의 목적을 가늠케 하는 문구와 함께 사랑에 관한 짧은 시가 적혀있다. 또 유부남과 교제하고 있는 미혼들의 공간, 혹은 가정이 있음에도 다른 이성과 만나고 있는 기혼들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기본적으로 이 카페에 게시된 글을 읽을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는 회원이 되려면 가입 후 등급 상향(등업)이 되어야 한다. ‘등업신청’이라는 짧은 글만 올리면 되는 다른 일반카페에 비해 등업 조건도 까다롭다.

운영자는 “등업을 원하시는 분은 저에게 육하원칙에 의한 메일 보내주시길 바란다”며 “‘본인과 상대분이 기혼인지 미혼인지? 상대분과 어떻게 만났는지? 둘의 나이 차이는 얼마나 나는지? 사귄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왜 등업을 원하는지?’를 자세히 적어 메일로 보내면 선별하여 등업 해주겠다”고 공지했다.

그럼에도 이 카페 회원 수는 무려 6000명이 넘는다. 하루 방문자 수만 500여 명에 달한다.

해당 카페에 가입돼 있는 한 회원의 말에 따르면 카페회원 대부분은 20~30대 직장여성들로 심지어 이제 막 20살을 넘긴 대학생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이 만나고 있는 유부남과의 연애 담이나 고민사항들을 털어놓으며 서로에게 정보를 공유한다.

“4년 기다렸더니 결국 올 사람은 온다”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라는 희소식(?)을 나누기도 하고, “오늘 둘째가 태어난 지 1년 된 돌이래요” “그 사람 와이프에게 계속 전화가 오네요”라는 차마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자신들의 아픔을 나누고 있었다. 또 ‘와이프를 생각한다면 미안하지만 그 사람 뺏고 싶어요’, ‘그와 나눈 스킨십 얘기’ 등 은밀한 이야기까지 오가고 있다.

‘금지된 사랑’
그 치명적 유혹

이 카페 회원인 A(29·여)씨는 6년 전 21살의 나이차가 나는 유부남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A씨가 겨우 대학교 4학년 때 그의 회사에서 지원하는 행사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그를 처음 알게 됐고, 되돌아보니 힘들기도 했고 또 그만큼 행복했던 시절과 함께 벌써 6년이란 시간이 지났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A씨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투정도, 눈물도 그분 앞에서 보인 적 없다보니 밝았던 제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항상 우울한 모습만 보이는 것 같다”며 “시간이 흘러 지금은 마음을 많이 보여주시고 많이 다정해지셨지만 그분 눈에 비치는 건 사랑이 아닌 안쓰러움과 애틋함인 것 같다”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투정부리면 떠나버릴까 무서워 6년이란 시간동안 참는 법만 배워왔는데 이제 점점 지쳐간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님(카페회원)들한테 위로 받고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회원인 B씨는 같은 직장, 같은 부서에서 만난 유부남과 1년째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B씨는 “이 사랑을 왜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회사에 적응하고 일이 차차 손에 익어갈 때 쯤 하나 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사람과 일이 항상 부딪히니 가까워지면서 편해지기 시작했다”며 그와 처음 나눈 묘한 감정을 회상했다.

이어 B씨는 “1년이 지난 지금은 생각이 더 많아지고 복잡해졌다. 그 사람의 결혼생활을 지켜보는 것도 힘들고, 마음 편히 보지도 못 해, 데이트도 못 즐겨, 연락도 마음대로 못 해, 친구들한테 소개도 못 시켜, 남들처럼 주말데이트도 못 하는데 거기다 연락도 못해…. 이런 것들이 너무 힘든데 당연히 감당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 투정도 못 부리겠다”며 “그 사람 항상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 ‘너밖에 없다는 말’ ‘마지막 여자가 나라는 말’을 많이 해주는데, 그럴수록 두 사람의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우리사이가 내 욕심 탓인지 내 남자였으면 하는 생각이, 그 사람 와이프 자리가 내 자리였으면 싶고, 아침에 같이 출근하고 싶고 퇴근하고 싶고, 주말에도 함께 보내고 싶고…”라며 깊은 속마음을 풀어놨다. 

이런 글들이 올라오면 몇 개의 댓글이 달린다. 이들은 유부남과 이제 그만 헤어질 것을 서로 종용하기도 하고, 결단을 내린 후의 아픔을 위로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미혼녀들이 당당히 자신의 외도사실을 밝히고, 함께 고민을 공유하고 털어놓는 현실. 이 같은 최근의 세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유부남에게 더 끌린다는 그녀들, 도대체 왜?
불륜의 끝은 모두의 아픔, “사랑에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유부남과의 연애가 표면화되는 현상을 연애지상주의와 개인주의가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현대인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데, 그런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사회 도덕률을 무시할 뿐 아니라 남의 사람까지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 현대 사회의 변화된 가치관이 이런 세태에 맞물려 있고 고전적이기는 하지만 유부남의 금전적 풍요와 연륜에서 나오는 매력도 미혼 여성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심리학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를 들어 불륜을 설명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사랑에 장애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상대를 더 깊이 사랑한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불륜 커플이 늘고, 그들의 사랑이 더 열정적으로 달아오르게 되는 이유다. 

그러나 불륜 드라마 속 결말이 대부분 허탈하듯, 현실 또한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어찌됐건 불륜 커플의 사랑은 사회에서 통용되는 윤리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유부남의 애인을 둔 미혼녀들은 종종 “우리에겐 함께 꿈 꿀 미래가 없다” “그 사람을 갖고 싶어진다면, 이제 떠나야 할 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헤어질 시점을 가늠하곤 한다.

유부남과의 위험한 연애. 그 야심찬 이별계획을 실천하고 있다는 C씨는 “나는 그 사람의 와이프에게 들킬까봐 불안해하진 않았다. 대신 나의 존재가 들킬까 전전긍긍해하는 오빠를 봐야했고 숨어야만 하는 내 신세를 보면서 삼류 같은 인생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던 부분이 컸다”며 “같이 있고 싶을 때 같이 있지 못하는 것도 참을 만 했고 목소리 듣고 싶을 때 못 듣는 상황도 참을 만 했었다. 그 어떤 것도 감내할 수 있었지만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나를 버려가며 숨어가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전락해버린 현실이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와이프와 나와의 대등관계가 아닌. 그 사람의 와이프의 존재는 곧 나의 존재를 지워야만 정상궤도를 찾을 수 있는…. 마치 시소처럼 와이프가 상승하기 위해선 난 하락해야하는 그런 존재였다”며 순탄치 않았던 심정을 토로했다.

“우린 함께 꿈꿀
미래가 없어….”

또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라는 속담처럼 이들 또한 유부남 애인의 ‘또 다른’ 불륜에 대한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로 카페 내에선 알고 보니 유부남 애인이 와이프 외에 두 명의 여자와 동시에 만나고 있었다는 등, 사내연애 중이었던 나와 헤어진 뒤 다른 직원과 애정전선에 놓여있다는 등의 고민을 토로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았다.  

한편 지난 3년간 7살 어린 미혼여성과 연애를 했었다는 안모(37·남)씨의 충고는 인상에 남았다.

“미혼여성이시라면 유부남과의 연애는 아예 시작을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결혼생활이라는 게 혼자 있을 때와 달리 회사일, 집일이 생겨버리죠. 더구나 애도 있고 하면 여자는 힘들고 남자 또한 같은 생활에 새로움을 찾게 되죠. 와이프와 잠자리도 아이까지 있다면 잘 못 할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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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