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동해오픈 와이어투와이어> 박상현 우승

원맨쇼 기록 대잔치

박상현이 지난달 1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에서 열린‘제34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2억1600만원)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를 잡아내며 8타를 줄여 최종합계 22언더파 262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정상에 올랐다. 1라운드부터 단 한 차례도 선두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며 거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다. 시즌 3승이자 개인 통상 9승.

대회 최종일 하루 동안 8타를 줄인 박상현(35·동아제약)은 역대 ‘신한동해오픈’ 대회 최저타수 및 최다언더파 기록도 갈아치웠다. 기존 최저타수 기록은 2006년 우승한 강지만(43)과 2016년 대회 챔피언인 인도의 가간지트 불라(30)가 세운 269타였고 최다언더파 기록은 2006년 강지만이 적어낸 19언더파였다. 또한 박상현이 최종라운드에서 기록한 63타는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이다.

11년 만에

게다가 그는 11년 만에 코리안 투어에서 시즌 3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또 코리안 투어에서 사상 처음으로 시즌 상금 7억 원을 돌파하며 KPGA 코리안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도 경신했다. 기존 기록은 2017년 김승혁(32)이 획득한 6억3177만9810원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부문(4412포인트)과 제네시스 상금순위(7억9006만원) 1위 자리를 유지한 박상현은 각 부문 2위와 격차를 더 벌리는 등 독주 체제를 굳건히 하며 생애 첫 KPGA 대상과 상금왕에 더 가까워졌다.

1번홀(파4)에서 고감도 아이언샷으로 핀 2m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잡은 박상현은 2번 홀(파5)과 3번 홀(파3)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만들어냈다. 5번 홀(파4)에서 또 다시 버디를 낚은 박상현은 7번 홀(파3)에서는 벙커샷을 그대로 버디로 연결했다. 전반 마지막 홀인 9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낚은 박상현은 승기를 잡은 채 후반 홀로 들어섰다.


11번 홀(파4)과 15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박상현은 17번 홀(파3)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지는 등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두 번째 샷을 절묘하게 그린 위로 올린 후 약 6m 가량의 파 퍼트를 그대로 집어넣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이후 박상현은 18번 홀(파4)을 안전하게 파세이브로 막아내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22언더파 압도적 경기력
시즌 3승 상금 7억 돌파

사실상 코리안투어 상금왕을 확정한 박상현은 “아시아프로골프투어 상금왕에 도전하겠다”고 새로운 목표를 내세웠다.

박상현이 올해 우승한 매경오픈과 신한동해오픈은 아시아프로골프투어와 공동주관이기 때문에 이 두 차례 우승으로 박상현은 아시아프로골프투어 상금랭킹 2위까지 올라섰다.

박상현은 “아시아프로골프투어 상금왕 목표를 달성하려고 이달 말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골프투어 대회에 부랴부랴 출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2위에 머문 스콧 빈센트(26)는 2016년 대회에 이어 이 대회에서 또 다시 준우승에 머무는 아쉬움을 남겼다.

뉴질랜드 출신의 닉 보크(24)가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단독 3위에 자리했고 ‘제61회 K 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 챔피언 문도엽(27)과 2009년 ‘제25회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통산 2승(국내 1승, 해외 1승)의 류현우(37·한국석유)가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2015년에 이어 신한동해오픈의 두 번째 우승을 노렸던 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안병훈(27  ·CJ대한통운)은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하며 공동 8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상현천하’를 굳혀가고 있는 박상현은 장타자도 아니고 아이언샷이나 쇼트게임이 최정상급은 아니라고 털어놓으며 “특별한 장기는 없지만, 특별히 빠지는 것 없는 고른 기량이 내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력도 마음도 최고
“미래가 더 기대돼”

그는 “드라이버는 중급, 아이언은 다른 선수보다 조금 낫고, 쇼트게임은 아이언보다 조금 더 낫다”면서 “그런데 어깨에 담이 와서 걱정되기도 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3박자가 다 잘 맞았다”고 우승의 원동력으로 ‘조화’를 꼽았다.

경기 후 박상현은 “어려운 코스에서 이렇게 좋은 스코어가 나올 줄 생각도 못했다. 우승도 했고 여러 가지 기록을 세워 만족한다. 지금으로서는 기분 좋다는 말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경기 시작 전 스윙 밸런스와 리듬감이 나빠 걱정을 많이 했다. 욕심 부리지 않고 나만의 플레이를 이어 나갔고 찬스를 잘 살렸던 점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상현은 신한동해오픈 우승상금(2억1600만원)의 일부인 1억원을 가정 형편이 어려워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아 환우들을 위해 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

기부 활동

박상현은 “평소에도 기부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장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부터 구체적인 기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올해 태어난 지 8개월 된 둘째 아들(시안)을 데리고 병원에 가면 가정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돼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 메인 스폰서(동아제약)가 제약회사이다 보니 기부를 한다면 의료기관에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인과 우승하면 상금을 좋은 곳에 쓰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도 계속 기부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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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