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선거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여의도 당사 6층 회의실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 패한 나경원 최고위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홍준표 대표는 회의 시작 전 “당을 위해 서울시장 후보에 나가서 고생한 나경원 의원”이라며 “먼저 인사 말씀을 하고 집에 가서 쉬라”고 운을 뗐다.
나 최고위원은 “당의 공천을 받고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그동안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과 김정권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자들이 한마음으로 애써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당이 한마음이 될 수 있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한나라당이 국민 신뢰를 얻어가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발언을 이어가던 중 나 최고위원의 눈가가 붉게 물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 최고위원은 당의 선거 지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밝히면서 직접 지원에 나섰던 박 근혜 전 대표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홍 대표가 “왜 박근혜 전 대표는 이야기하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그제서야 다소 당황한 표정으로 “아, 박 전 대표도 애 많이 써주셨다”며 “많은 분들이 한마음 돼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한 후 자리를 떴다.
나 후보 측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 조간신문 광고에 나 후보와 박 전 대표가 함께 찍은 사진을 넣었다가 나 후보 혼자 나온 사진으로 교체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나 후보 측에 굴욕을 당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