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업소의 ‘연예인 마케팅’ 실체 추적

‘섹스의 달인’ 가수 A군 ‘떴다’하면 집창촌 ‘호황’

[헤이맨라이프=서  준 대표] 최근 일부 불법 성매매업소가 ‘연예인 마케팅’으로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심지어 해당 성매매업소가 있는 한 강남의 사거리는 ‘000(성매매업소업소 이름) 사거리’로 불리고 있을 정도다. 아예 지명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연예인들이 해당 업소를 찾는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일반인들도 그 업소에 몰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업소들은 애초부터 연예인을 겨냥하지는 않았다. 어찌 어찌 하다 보니 연예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그것이 어느 덧 ‘연예인 마사지업소’라는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이다. 업소 측에서도 기대하지 않았던 ‘자연스러운 마케팅’이 되기 시작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 파급효과는 적지 않았다. 연예인들이 온다고 하니 일반인들도 몰리기 시작했고 더불어 에이스급 성매매업소 아가씨들까지 몰리기 시작했다. 잘 생긴 남자 연예인들과의 잠자리라면 돈 받지 않고도 할 판에 그들이 수시로 온다니 아가씨들이 이곳에서 일하길 안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연예인 성매매 업소의 실체를 취재했다.

불법 성매매업소에도 유명 스타마케팅?
나가요 언니들, ‘공짜로도 줄 판인데…’


그간 남자 연예인들이 성매매업소를 찾는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소문으로 나돌았다. ‘누구 누구가 단골이다더라’, 혹은 ‘누구는 심한 변태더라’, ‘진상도 그런 진상은 없다더라’ 등 성매매업소 업계에서는 연예인과 관련한 소문이 끝이 없었다.

사실 성매매업소 업소에 대한 중독성은 일반인, 연예인 가릴 것이 없다. 남자들이라면 그 ‘판타스틱’한 서비스에 중독이 되지 않을 리 없었고 연예인들도 남자인 이상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연예인들이 자연스럽게 성매매업소 업소에 출입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연예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졌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들이 바로 연예인이라는 사실 그 자체였다. 만약 그들이 집창촌 같은 곳에 간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집창촌 시장에
‘스타 마케팅’ 후끈

아마도 유명 연예인이라면 집창촌 전체가 들썩 거릴 것은 뻔한 일이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갈 것이고 인터넷은 벌집 쑤신 듯 시끄러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연예인들이 공개된 성매매 업소에 갈리는 만무하다. 그러나 보니 성매매업소 업소와 같은 폐쇄형 구조를 선호하게 됐다. 그 중에서도 강남의 고급 시설을 갖춘 A업소는 연예인들의 구미를 당기는 특급 업소가 되기 시작했던 것.

그러나 이곳의 서비스 자체가 다른 업소와 크게 차별화되는 것은 아니다. 인테리어 역시 약간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있지만 그렇다고 타 업소와 엄청나게 비교될 정도의 럭셔리함을 갖춘 것도 아니었고 서비스가 획기적인 것이 아니었다. 소문에 의하면 그저 월풀에서 목욕을 즐길 때 칵테일 한잔 정도를 주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업소는 어떻게 해서 일약 연예인들의 명소가 되었을까. 스스로 성매매업소 마니아라고 불리는 김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마도 그것은 거의 ‘우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남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성매매업소 업소라는 것 외에는 딱히 튈만한 뭔가가 있는 것은 없다. 강남에 성매매업소 업소가 어디 한 두 군데인가. 그렇다고 업소 주인이 연예인들과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처음에 이 업소를 이용했던 연예인이 주변인들에게 추천을 했고, 다른 연예인들도 그저 사전에 이름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전부였다. 연예인들의 특성상 검증되지 않은 곳을 가지 않으려고 하니 어쩌면 이것이 그들이 몰리게 된 이유의 전부다. 다른 업소의 입장에서 볼 때는 좀 배 아픈 일일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당 A업소 관계자들도 왜 자신들의 업소가 ‘연예인 성매매업소 업소’가 됐는지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다.”

잘나가는 언니들
입사지원 대거 몰려

이렇게 연예인들이 많이 온다는 소문이 퍼지자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바로 성매매업소업계의 에이스 아가씨들이 앞 다투어 이곳에 근무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20대 중반 정도의 ‘꽃미남 연예인’들이 온다고 하자 아가씨들은 ‘임도 보고 뽕도 따는’ 심정으로 이곳에서의 근무를 선호하고 있다. 당연히 업소 측에서는 이러한 ‘메리트’를 가지고 아가씨들을 스카우트하고 있다. 기왕에 비슷한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것이라면 연예인들과의 섹스를 즐기면서 하는 것이 아가씨들 입장에서도 훨씬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업주는 에이스를 끌고 올 수 있어 좋고 아가씨들은 연예인과 섹스를 할 수 있어 서로 좋은 ‘윈윈게임’이 되는 것이다. 취재진은 어렵게 이곳의 한 아가씨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녀는 ‘연예인이 많이 오느냐’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즉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부정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소문이 난 것만큼 그렇게 많은 연예인들이 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때로는 이곳에 전혀 발길조차 하지 않은 사람이 거론의 대상이 되는 적도 있었다. 물론 연예인들이 전혀 오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취재진의 계속되는 질문에 그녀는 마지못해 말을 이어갔다.

“솔직히 남자라면 이곳 성매매업소 업소를 싫어할 사람이 있나? 겪어 보면 일반인이나 연예인이나 성욕은 대개 비슷하다. 다만 연예인들의 몸매는 정말로 ‘끝내준다’고 보면 된다. 그 정도로 조각 같은 몸매들이 많다. 아가씨들이 서로 방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도 그들의 몸매 때문이다. TV화면으로만 봐도 눈이 동그래질 정도인데, 그 몸을 만질 수 있고, 직접 섹스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 여자들의 입장에서는 ‘이게 웬 떡이냐’ 싶을 정도다. 물론 그 정도로 충분한 쾌감을 주어야 하겠지만 평생 태어나서 그렇게 다양한 연예인과 돌아가면 섹스를 할 수 있는 직업이 흔하다고 생각하는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곳에서 근무하는 아가씨들은 어느 정도 메리트를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연예인 오기만 하면
VIP 극빈 대접~

이렇게 연예인들이 많이 들락거리자 업소 측에서는 그들에 대해 ‘특별대우’를 해주고 있다고 한다. 일단 업소에 오게 되면 그들에게 대기시간이란 없다. 대개의 경우 손님이 한창 밀릴 시간인 밤 11시~새벽 3, 4시까지는 잠시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업소들일수록 이러한 대기시간은 더욱 늘어난다. 하지만 연예인은 사전에 온다는 연락이 오자마자 바로 예약이 되고 업소에 도착하는 순간 특급 VIP로 대접 받는다. 그만큼 그들이 업소에 주는 이익이 많기 때문에 업소도 그들에게 그런 대우를 해준다는 것.

또한 이곳에서는 보안만큼은 그 어떤 곳보다 철저하게 지킨다. ‘연예인이 온다’는 사실은 은연중에 소문이 나기를 기대하지만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누가 온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풍문으로 떠도는 소문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이곳에서 직접 발설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극도의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 따라서 업소는 매일 매일 아가씨들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구체적인 정황증거가 유포되지 않도록 단속을 한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성매매업소업소의 이용은 성매매와 직결되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 행위다. 이곳에서 그런 이야기를 떠든다는 것은 타인의 범죄 행위를 떠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연히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연예인 방문 후 ‘특별 대접’ 보안 철저
지하세계에서의 마케팅, “잘 써야 보약”


특히 성매매업소 업소의 경우 한번 단속이 되면 영업에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대적인 단속을 당했다면 거의 새로 간판을 올려야 할 정도다. 그러니 일반인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단속을 하고, 연예인들에 대해선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입단속을 한다고 하더라도 밤 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기 마련. 이들 업소에서는 연예인들에 대한 풍문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댄스 멤버 A군의 경우 ‘섹스의 달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바 ‘탕순이’들에게 조차 섹스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A군의 섹스 노하우는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기자 B군은 완벽한 조각몸매로 탕순이들의 마음을 홀딱 빼앗는 경우라고 한다. 많은 아가씨들이 ‘이렇게 완벽한 몸매는 처음 봤다’고 할 정도다. 가수 C군은 외모와는 다르게 ‘변태도 이런 변태가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이외에도 수표만 주로 쓰는 연예인, 한 번에 팁을 수 십 만원에서 수백만까지 준다는 연예인 등 성매매업소 업소에 떠도는 소문은 끝도 없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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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