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독주 저지 선봉장 민주당 장세환 의원

“내곡동 사저는 꼼수 부리다 민심에 철퇴 맞은 것”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MB정권의 민주화 역주행에 맞서 18대 국회를 ‘광장’에서 투쟁으로 보낸 의원이 있다. 민주당 장세환(전북 전주 완산 을) 의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장 의원은 항의농성과 삭발투쟁에서부터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까지 두며 현 정부의 부당함에 저항하고 바로잡으려 고군분투해왔다. 그런 그가 18대 국회의 뜨거운 투쟁활동을 책 속에 담았다. <광장에서 만난 정치>를 출간한 것. 온 열정을 다해 행동하는 정치를 펼쳐온 장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MB정부의 민주주의 역행…벼랑 끝 투쟁으로 맞서 싸워
“어렵게 얻은 민심에 쉼 없이 달리는 일꾼으로 보답하고파”

두 번의 낙선 끝에 어렵사리 18대 국회 진입에 성공한 민주당 장세환 의원. 그는 어렵게 얻은 민심을 ‘행동하는 정치’ ‘실천하는 정치’로 보답하고자 ‘일꾼’으로서 쉬지 않고 달려왔다. 무엇보다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는 현 정부에 ‘철퇴’를 놓으며 투쟁으로 맞서 싸웠다.

특히 그는 2008년 5월 명동 한복판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농성으로 첫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이어진 MB정부의 민주화 역주행을 저지하기 위해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까지 두며 이른바 ‘MB악법’을 막으려 몸을 불살랐다.

게다가 지난 4월에는 LH공사의 전북 이전을 관철시키기 위해 삭발투쟁을 감행했고, 여당의 예산안 날치기에 반발해 국회에서 밤샘농성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처럼 투쟁의 현장엔 언제나 그가 있었다.

그는 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선정하는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2년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장 의원은 국감에서 주민등록 자료 유출·용역업체 폭력 행위·삼성그룹 새만금 투자 등 우리 사회 깊이 잠들어 있거나 숨겨져 있는 문제들을 꺼내 세밀하게 해부하고 비판하는 모습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의원은 이처럼 뜨거운 현장에서 말보다는 실천을 앞세우며 열정을 불태웠던 의정활동을 책으로 담아냈다. <광장에서 만난 정치>가 그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투쟁을 부끄러운 국회의 자화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국회가  싸움판으로 치달으며 국민의 피로감을 높였던 행위를 중단하고, 후세에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 공부하는 정치, 노력하는 정치로 나아가길 바라는 기대감을 책속에 함께 담아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최근 <광장에서 만난 정치>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집필 계기는?

▲18대 의정활동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활동한 내용의 비망록이다. 나는 2008년 5월30일 첫 의정활동을 명동 미쇠고기 재협상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MB악법 원천무효와 3년간 여당의 예산안 날치기에 항의해 투쟁을 벌였다. 그간 MB정권은 야권과 민심을 귀담아 듣지 않고 일방적 독주를 해 이에 대한 투쟁의 기록이다. 하지만 이는 올바른 국회의 모습이 아니다. 국회의원에게는 투쟁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 좋은 정책 계발을 위해 고민하고 낡은 입법을 개정해 국민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때문에 앞으로의 국회에서는 이런 극한의 투쟁이 재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각성의 계기가 되고자 집필했다.

-지난 4월 LH공사의 전북 이전 관철을 위해 삭발투쟁을 감행했지만 아쉽게 진주 이전으로 결정났다.

▲LH의 경남 일괄배치에 전북도민의 좌절과 분노가 극에 달해 당시 삭발투쟁까지 불사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전주로 LH는 진주로 결정이 났다. 하지만 이 두 곳은 세수와 인원수 등 비교가 불가하다. 이에 정부에서는 5년 동안 세금유예와 인원보정을 약속했지만 5년 뒤에 정권교체를 감안하면 현실성 없는 약속이다. LH 후속대책 관련한 5가지 요구 사항도 듣고 있지 않다. 정부는 도민을 기만한 것이다.

-LH 후속대책 관련한 5가지 요구 사항이란?

▲LH의 경남일괄 이전과 국민연금공단 전북 배치로 발생하는 부족인원 해결을 위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전북 혁신도시로 동반이전하고, 지방세수 보전방안으로 대규모 국가산단 조성, 국민연금공단 대체이전에 따른 유휴 공간 활용방안으로는 호텔 및 국제규모의 컨벤션센터 건립과 프로야구 전용경기장 건립, 새만금사업의 개발공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단일 통합 추진체계인 ‘새만금 개발전담기구’ 신설, 새만금사업의 계획기간 내 완료를 위한 ‘새만금특별회계’ 설치를 말한다.

-새만금 삼성 투자유치를 ‘MB정부 사기극’이라 주장했는데.

▲삼성은 한 번도 전라도 지역에 투자한 적이 없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새만금 투자를 삼성이 직접 발표한 것이 아니라 정부와 전북이 발표했다. 3자간의 MOU체결의 비공개 내역을 이번 국감기간 받아보니 ‘삼성은 투자를 위한 노력’이라고만 명시되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정부는 마치 확정된 것처럼 그것도 2021년부터 시행되는 것을 지금 발표했다. LH 경남 배치에 대한 전북도민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총리실 조작에 지나지 않는다. 총리실은 경위를 파악 후 보고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껏 연락이 없다. 때문에 삼성이 직접 나서 투자계획을 밝혀 의구심을 씻어내야 한다.


-경실련이 선정하는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2년 연속 선정됐는데 비결은 뭔가?

▲국회의원은 입법활동과 더불어 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이 중요한 권한이다. 국감은 시간이 제한적이다. 때문에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충분한 자료 확보와 분석 등 사전준비가 완벽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우리 보좌관들의 노력에 감사하다. 지난 국감에는 음향대포 도입 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여당의원들의 동의까지 이끌어내 유보시켰다.
이번에는 행안부 감사에서 신용정보를 아무 의식 없이 신용정보회사에 팔아넘긴 점을 맹형규 장관에 지적했다. 하지만 신용불량자 중에는 악덕 채무자도 있지만 병원비?생활고 등 어쩔 수 없이 빚을 진 선의의 채무자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똑같이 신용정보회사에 개인 신용을 천편일률적으로 팔아넘긴 것은 OECD가입하고 국민소득 2만 달러는 넘기며 선진국을 향해가는 우리 사회에서 대단히 후진적 발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내곡동 사저에 혈세투입과 각종 편법은 도덕불감증에 걸린 대통령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꼼수짓 하다가 들킨 것이다. 만약 안 들켰다면 그대로 갔었을 것이다. 하지만 들키니 백지화 시킨 것이다. 누가 결정했던 사안이건 재가 결정을 한 것은 대통령이기에 현 정부의 도덕불감증이 우려스럽다.

-MB정권의 최측근 인사들인 김두우 홍보수석과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등 측근비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언론보도를 분석한 결과 이 정권에 32명의 측근비리가 발생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다”고 자화자찬했는데 이 대통령만큼은 해서는 안 될 부적절한 발언이다. 특히 최근 논현동 자택의 공시지가가 절반으로 기록된 행정착오로 세금을 반으로 냈다고 했는데 제발 행정착오이길 바라는 바이다. 대통령이 세금 아끼려고 그렇게까지 했다면 나라망신이다.

-이번 서울시장 재보선을 어떻게 보는지?

▲재보선 후에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총선이 있어 총선판세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때문에 재보선이 끝나면 정치권은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박원순 시민후보가 범야권 진영의 후보가 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박 후보가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마음을 견인해내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박 후보와 민주당이 더욱 노력해야 하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였던 야권의 단결력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민주당의 입지가 약해졌다는 시각이 있다.

▲박원순-박영선의 야권 후보선출 과정에서 시민들은 박원순을 선택했다. 이는 민주당에 대한 사망신고다. 때문에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안 된다. 환골탈퇴의 정신으로 민주당을 변화시켜야 한다. 신선한 피를 지속적으로 수혈해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최근 시민사회와 민주당에 합쳐지는 양상이 있는데 계속해서 단결력을 보여야 한다. 특히 안철수 원장과 문재인 이사장이 제도권 밖에서 원격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도권 내로 합류해서 민심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필요하면 범야권 ‘헤쳐모여’식의 혁신적인 통합창당”
“박근혜식의 정치적 업적 없어 안철수 바람에 무너져”

-야권통합에 대한 입장은?

▲재보선에서 야권이 단결력을 보인 것처럼 이런 시너지 효과를 내년 총?대선까지 이어가야 한다. 이미 야권진영에는 빅텐트가 펼쳐졌다. 이에 더욱 야권이 뭉쳐 단합을 해야 한다. 절대 선거 후에는 공과 다툼이나 주도권 다툼 등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때문에 필요하다면 민주당의 당명을 바꾸는 등 모두 기득권을 버리고 ‘헤쳐모여’식의 혁신적인 통합창당으로 갈 수 있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견해는?

▲4년간 부동의 1위를 지킨 것은 그만큼 무시할 수 없는 내공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다 할 박근혜식 정치를 보여준 것이 없어 너무 막연해 습관처럼 박근혜인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이러한 한계에 ‘안철수 바람’이 불자 맥없이 무너진 것으로 본다

-10‧26 재보선 후 민주당 조기전당대회설이 돌고 있다.

▲야권통합에 진전이 있다면 ‘통합창당대회’가 될 수도 있고,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민주당 정치 일정에 따라 그렇게 (조기전당대회가) 될 수 있다.


-국회의원 징계 중 ‘30일 이내 출석정지’ 조항을 ‘1년 이내 출석정지’로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그 배경은?

▲국회의원 징계는 국회법상 4단계가 있다. 구두 경고, 공개 사과, 1달간의 출석정지, 제명순이다. ‘강용석 성희롱 발언 파문’이 일었지만 제명은 극단적이고, 30일간 출석정지는 국민정서에 맞지 않아 갭이 크다. 1년 정도의 징계면 중징계에 해당해 사실상 다음 선거가 어려워진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사안에 따라 30일, 6개월, 1년 등으로 적절한 징계 수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발의했다.

-국회의원이 면책특권을 남발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난이 높은데?

▲과거 정권에서 인권유린 당시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정부질책과 비판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재는 국민의식이 성숙해져 있어서 현 정부의 독재에 국민들이 직접 ‘철퇴’를 내리고 있다. 때문에 면책특권의 남용이나 악용에 대해서는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유효 판결에 반발해 당시 천정배, 최문순 전 의원과 함께 의원직 사퇴를 강행했는데 이때를 회상하면?

▲2009년 10월29일 당시 헌재의 판결은 지극히 정치적 판결이다. 헌재 판결의 부당성을 알리고, MB의 언론악법을 원천 무효화시키는데 국민적 공감이 필요했다. 그만큼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부당한 부분을 국민에 알리고, 이러한 것들을 바꿔야 하기에 투쟁의 한 방법으로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의원으로서 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포퓰리즘’을 어떻게 보는가?

▲포퓰리즘은 실현가능성 없이 인기에만 영합한 것이다. 하지만 여권이 이것을 야권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써먹는 것이 되버렸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는 포퓰리즘이 아니다. 국민이 원한다면 당장은 희박해 보여도 예산이 뒷받침되도록 정책을 개선하며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은 민심의 요구를 수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18대 국회활동에서 아쉬운 부분이나 잘한 부분을 평가하자면?

▲아쉬운 부분은 지금껏 많은 투쟁을 했지만 결과가 없다는 부분에 대해서 야당 초선의원의 한계와 무력감을 느꼈다. 하지만 지역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한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예산확보에는 교육부 특별교부세와 행안부 특교세의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평균적으로 한 회에 5억을 확보하지만 나는 삼회에 걸쳐 48억을 확보했다. 전주 효자4동에 도서관 건립할 수 있게 됐고, 서신동 공영주차장 건설로 주민 숙원사업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역에 문화복합공간이 없는 점이 아쉬워 이는 다음 공약사업으로 미뤄뒀다.
대담=서형숙 기자

<장세환 의원 프로필>

▲1979 전북대학교 법학 학사 
▲1998 연세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석사
▲1979 전북일보 편집국 기자
▲1996 한겨레신문 편집국 정치부 차장
▲1998~1999 전라일보 편집국 국장
▲2000~2001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2008 제18대 민주당 국회의원
▲2008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
▲2011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2011 민주희망 2012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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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