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재계 리더’ 회장님이 사는 집 -마니커 지원철

서초 법조타운에 둥지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일과의 시작과 끝에는 ‘집’이 있다. 잠자리를 넘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이치. 특히 의식주 가운데 가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많은 환상이 있다. 재계를 이끄는 리더의 보금자리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들은 어디서 재충전할까. <일요시사>서 확인했다.
 

이번주 살펴볼 ‘회장님’의 집은 마니커의 지배회사 지원철 이지바이오 회장이다. 1985년 설립된 닭고기 업체 마니커는 국내 계육 업계서 인지도가 높다. 하림에 이어 국내 업계 2위 회사다. 

서초서 서초로

시장점유율은 2016년 기준 9.8% 수준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46억원, 69억4265만원을 시현했다. 

하지만 수장의 일탈로 회사는 위기를 겪었다. 한형석 전 회장과 서대진 전 부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법정에 선 것이다. 횡령액은 66억6000만원으로 적지 않았다. 배임액은 105억6000만원에 달했다. 총 172억2000만원 규모였다. 

당시 마니커 자기자본의 19%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한 전 회장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경기도 동두천의 회사 공장 공사 대금을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비자금 66억6000만원을 조성해 시중은행 후순위 채권을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그 결과 한 전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법원으로부터 선고받았다. 

상장사였던 마니커는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으나 구세주가 등장했다. 마니커는 2011년 이지바이오에 인수되면서 재도약을 꿈꾸게 된다. 이지바이오는 마니커의 지분 20.01%를 349억원에 인수하면서 마니커의 새주인이 됐다.

이지바이오는 배합사료, 양돈, 양계, 육가공 부문의 계열사를 거느린 사업지주회사다. 마니커를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회장 복이 없던(?) 마니커라 이지바이오 지원철 회장에게도 자연스레 눈길이 쏠렸다. 그는 마니커 인수 후인 2012년 12월20일 대표이사에 올라 마니커를 진두지휘하면서 힘을 쏟기도 했으며 현재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최근에는 CJ제일제당까지 2대주주에 참여하면서 안정적인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살아
같은 동 아래층 부모 거주


본론으로 들어가 보면 지 회장의 집은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 ○○○, ▲동 △△△△호(서초동, 아크로비스타)다. 이 곳 주변에는 법조타운이 있어 법조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지 회장의 아들 지원욱 이지바이오 대표이사도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산다. 같은 동 아래층에서 부모를 모시고 있는 모습.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는 주상복합 형식의 주거형태다. 총 757세대, 3개동, 각 37층으로 구성돼 있다. 대림산업이 건설을 맡았으며 2004년 6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지 회장이 살고 있는 곳은 220.55㎡ 규모다.  

지 회장은 2004년 8월24일 등기를 마쳤으나 실제로 사는 곳을 옮긴 건은 2007년 5월16일이다. 이전에는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중앙하이츠빌라에 살았다. 서초구 안에서 이사를 간 셈이다. 
 

지 회장이 아크로비스타를 매입했을 당시에는 매매에 대한 등기 의무가 없었다. 이에 따라 당시 그가 이 곳을 매입한 정확한 가격은 알 수 없다. 다만 2008년 근저당 설정을 21억원에 한 뒤 2012년 17억원으로 근저당권을 변경한 것을 감안하면 그 당시에는 20억원 내외의 가격이 형성돼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이 수준의 매매가격대가 형성돼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에 거래된 같은 평수에 대한 매매가는 20억원이었다. 

서초 아크로비스타 단지는 골프연습장, 사우나, 헬스센터 등초대형 대규모 스포츠 센터를 갖추고 있다. 호텔식 로비라운지, 프론티서비스, 29, 30층의 복층 클럽하우스, 독서실, 게스트 룸 등 입주민들을 위한 시설도 조성돼있다.

타 도심으로 접근성 
잘 갖춰진 근린시설

홈플러스, 우리은행, 용수산, 지샹, 파리크라상 등 실생활에 필요한 상가들이 입점해 편의성을 높였다.

인근에 편의시설도 많다. 신세계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등 대형 쇼핑몰이 지근거리에 있다. 학군 역시 잘 조성돼있다. 반포초등학교, 반포중학교, 방배중학교, 세화고등학교, 반포고등학교 등의 학군이 형성돼있다.

접근성도 뛰어나다. 한남대교, 반포대교를 통해 다른 도심지로 이동이 용이하다. 경부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 동부간선도로가 지근거리에 있어 타 지역으로 진출이 쉽다. 인근에는 교대역, 고속터미널 역 등이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편으로의 접근성도 높다. 

내년 2월 개통되는 서리풀터널로 접근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서리풀터널은 서초역 사거리와 방배동 내방역 사거리를 가로지르는 폭 40m, 길이 1.28km 왕복 6차선 도로다. 내방역서 서초역까지 걸리는 통행시간이 20분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린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몽마르뜨공원, 서리풀공원, 반포공원 등이 위치해 있고, 인근 한강공원이 가까워 산책하기 좋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도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다만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고민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시지가를 살펴보면 2006년 16억원이었던 공시지가는 이듬해 22억원까지 올랐지만 2014년 14억원까지 하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해당 가격은 현재까지도 회복을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공시지가는 17억원 수준이다.

시가 20억 수준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실거주 목적으로 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의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인근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률이 미진하다”며 “투자처로서의 평가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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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