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86)비통한 심정

선도해를 잃은 슬픔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말씀만으로도 힘이 절로 납니다.”

“그러니 나를 두고 먼저 갈 생각일랑 추호도 하지 마오.”

“당연히 그리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만에 하나 그를 지키지 못한다면 후사를 부탁하고자 합니다.”“허허, 자꾸 나약한 소리를.”

연개소문이 선도해를 찬찬히 주시했다. 

얼굴에 공허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선도해의 눈가에 죽음의 그림자가 서서히 밀려오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가슴을 압박했다. 


“대감, 앞으로의 일인데 말입니다.”

“길게 보자”

“말해보시오.”

“지금 당이 조용하게 처신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야 정권이 바뀌고 보위에 앉은 왕이 아직 어리니 그런 게지요.”

“그 이야기인즉 이제는 저들이 서서히 침공을 감행할 것이라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전례를 보아 그렇다는 이야기요.”


당나라 이전의 수나라의 침공을 의미했다. 수나라의 문제가 고구려 정벌에 실패하자 그의 아들인 양제가 다시금 전력을 편성하여 고구려를 침공했다가 결국 종말을 맞이했었다.

“반드시 전례만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하면?”

“수나라나 당나라의 입장에서 살피면 우리 고구려는 그야말로 눈에 가시지요.”

“눈에 가시라!”

“일개 오랑캐 민족인 그들이 중원을 차지했는데, 우리 고구려 역시 그를 이루지 못하란 법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당이 반드시 고구려를 정벌할 것이라 이거죠?”

“가장 강력한 나라인 고구려의 존재는 언제고 저들에게 위협적으로 비쳐질 수 있지요. 특히 대감 같으신 분이 존재하고 있으니.”

“너무 과찬이오. 다 책사의 공이오.”

연개소문의 말에 선도해가 가벼이 미소를 머금었다.

“그래서 대감께 한 가지 부탁드리려 합니다.”

“부탁이라니요. 그저 해라만 하면 되오.”


“아닙니다. 진정으로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여하튼 말해보시오.”

“우리 손으로 반드시 중원을 공략해야 하는데 그게 어쩌면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비록 우리 때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후손들이 그를 이룰 수 있도록 조처 부탁드립니다.”

“그 이야기는?”


“솔직하게 말씀 드리지요. 요즈음 가끔 불안한 생각이 들고는 했습니다. 대감께서 그 일을 이루지 못한다면 누가 그 일을 떠맡을 수 있을까 생각하였지요.”

연개소문이 잠시 선도해를 주시했다가 공허하게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니 책사가 오래 살아 함께 일을 이루어내야지요!”

힘주어 말을 하고 선도해의 손을 굳세게 잡았다.

“반드시 그리해야 하건만…….”

선도해가 말꼬리를 흐리자 연개소문의 가슴에서 울컥하는 기운이 치솟았다.

“결국 길게 보자는 말이로구려.”

“대감께서 항상 이야기하시던 역사의 문제입니다.”

궁에 들자 보장왕 역시 시름에 빠져 비통한 심정을 술로 달래고 있었다.

“어서 오시오, 막리지 대감.”연개소문을 반기는 보장왕의 눈가에 희미한 물기가 감지되었다.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전하.”

“중원 공략을 후손들에게…” 부탁
보장왕 “국장으로…” 연개의 만류

“대감에 비하면 상심이랄 것도 없지요.”

“송구하옵니다, 전하.”

“한잔하시겠소?”

“물론입니다. 하오나 먼저 당의 침입에 대해 말씀드리는 게 우선일 듯합니다.”

“그리하지요.”

“당에서 영주도독 겸 동이도호(營州都督兼東夷都護) 정명진과 중랑장 설인귀가 군사를 거느리고 고구려 국경으로 출발했다 합니다.”

“하필 이때.”

“그놈들이 시와 때 가리는 거 보셨습니까. 여하튼 저들이 육로를 택했다면 먼저 요동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그쪽이라면 안시성의 양만춘 성주가 있으니 믿어도 되겠지요?”

“전하, 이번에는 증원군을 보낼 참입니다.”

“무슨 특별한 사유라도 있습니까?”

“이번 침입이 시작이란 점 때문입니다. 그동안 당의 침공이 소강상태를 보였는데 이제 새로 보위에 앉은 고종이 처음으로 출정시킨 점을 고려하여 차후에 있을지 모를 재침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고구려의 위상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보장왕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런 차원에서 고구려의 땅도 밟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조처하렵니다.”

“구체적 방안이 있습니까?”

“두방루 장군으로 하여금 군사 삼만을 이끌고 적봉진(赤烽鎭, 요동 지역)으로 보내 그곳에서 당군을 타격하도록 하겠습니다.”

“두방루 장군이라. 너무 젊지 않은가요?”

“그라면 능히 당군을 맞이하여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젊다는 부분이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따로 지시할 것이고요.”

“물론입니다.”

두방루, 아직 혈기 왕성한 젊은 장군으로 그다지 많은 전투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용감성과 지략을 관찰해본 바 독자적으로 능히 전투를 치룰 수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일어났다. 

아울러 생전에 젊은 장수들로 하여금 책임감을 지니고 전투를 통솔하여 자신 사후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곁들여진 결과였다.  

“그러면 그 일은 그리 처리하시고, 한잔 받으시지요.”

보장왕이 자신의 잔을 비워내고 손수 잔을 채워 연개소문에게 건넸다. 

순간 연정토가 주변에 있던 궁인들에게 눈짓을 주자 급하게 잔과 수저를 가져왔다. 연정토가 공손하게 빈 잔을 채워 보장왕에게 건넸다.

“선도해 책사의 장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짐도 생각해보았는데.”“먼저 말씀하시지요.”

“국장으로 할까 합니다.”

“황공한 말씀이옵니다만, 지금 당나라 군사가 침공한 마당에 국상은 그렇고 제가 앞장서서 장례를 치룰 수 있도록 윤허 바랍니다.”

후사를 부탁

“그래도…….”

“이미 모든 사람들이 전하의 하해와 같은 마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오나 군주는 군주대로의 역할이 있습니다. 또한 전하께서는 한 두 사람의 왕이 아닌 고구려 백성 전체의 왕이십니다.”

보장왕이 잠시 연개소문을 주시하다 술잔을 비워냈다.

“너무나 슬퍼 그럽니다.”

“황공하옵니다, 전하. 선도해 책사도 저승에서라도 전하의 성은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의 후사들을 각별히 부탁드립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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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