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2주년 특집] 지난 1년 본지 달군 최고의 이슈메이커 22인

팀킴부터 이영학까지…국민 웃고 울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최근에는 SNS의 발달로 1년에도 수차례씩 강산이 바뀐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은 여느 때보다 떠들썩했다. 정치·경제·사회 할 것 없이 각 분야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했다. <일요시사>는 창간 22주년을 맞아 22인의 이슈메이커를 꼽아봤다.
 

하루가 멀다 하고 ‘빵빵’ 터진 1년이었다.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새 정부가 들어섰다. 각종 사건·사고가 전국을 덮쳤다. 미투 운동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각계각층 인사들의 민낯이 드러났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아 뜻밖의 성공을 이뤘다. 남북의 정상이 판문점서 만났다. 지방선거와 북미 정상회담이 코앞이다.

다사다난
지난 1년

▲문재인= 지난해 5월10일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문 대통령에게 지난 1년은 숨 가쁜 시간이었다. 취임 당시 각 분야의 적폐, 주변국 상황 등 문 대통령 앞에 놓인 건 가시밭길이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국민들의 높은 지지에 힘입어 여러 분야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정상회담 등 굵직한 현안을 성사시켰다.

▲김정은= 지난달 27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을 넘어 문 대통령과 손을 맞잡았다.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두 정상이 손을 맞잡은 채 판문점 북측으로 한 걸음 내딛던 순간은 도보다리 회담과 함께 남북 정상회담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미국을 상대로 핵 도발을 펼치면서 ‘미치광이’로 묘사됐던 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전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도널드 트럼프= “노벨! 노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유세 집회서 그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 통제 불가능한 악동 이미지를 고수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서만큼은 평화 전도사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국내 여론 또한 한미 정상회담 이후 호의적으로 변했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 포석을 다져놓은 상황서 진행될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결단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이명박= 전직 대통령의 수난은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이어졌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을 조사하며 수사망을 좁혀간 검찰은 3월22일 법원이 발부한 구속영장을 23일 오전 0시2분에 집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 8일 증거인부서를 제출했다. 변호인단은 인부서를 통해 “모든 증거를 동의한다”면서도 “입증 취지는 부인한다”는 뜻을 밝혔다. 증거 사용에는 동의하지만 이를 통해 검찰이 입증하려는 이 전 대통령의 혐의는 부인한다는 의미다.

▲드루킹= 남북 정상회담, 한반도 비핵화 등의 사안이 다른 이슈를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도 드루킹 사건은 여전히 정치권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댓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씨를 둘러싸고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의 연루 여부, 김 후보의 보좌관과 연관된 500만원의 성격 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드루킹 사건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기도 했다.

전현 대통령
희비 엇갈려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353일 만에 구치소서 나왔다. 문제는 최근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이 부회장의 경영 승계 작업 간 연관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논란이 대법원 판결이 남은 이 부회장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현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총수 일가는 물론 그룹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진그룹은 4년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이후 또 다시 불거진 오너리스크로 위기를 맞게 됐다. 
 


오너 일가의 갑질 행태는 그룹의 비리 의혹으로 번졌다. 한진그룹 전·현직 직원들의 제보가 쏟아지고 있는 것. 조 전 전무가 던진 물 컵이 불러온 나비효과는 한진그룹 전체를 흔들고 있다.

▲최호식= 지난해 6월 최호식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전 회장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최 전 회장이 상생 경영을 꾸준히 강조해왔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최 전 회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 식당가서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최 전 회장의 성추행 의혹에 불매운동이 진행됐고 가맹점주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실제 사건 당시 가맹점의 매출은 40%가량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살 생일 맞아 화제의 인물 선정
대선·올림픽·회담 대형 이슈 많아

▲김상조= ‘재벌 저격수’로 불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1년을 앞두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재벌 개혁에 매진했다. 그 결과 총수 일가가 그룹을 지배하는 편법 수단으로 악용됐던 순환출자가 대폭 감소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순환출자를 해소한 이후 대기업 공익법인이나 지주회사, 금산분리 문제 등을 중심으로 2단계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송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은 지난 1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방남했다. 현 단장은 북한예술단 파견을 위한 사전 점검 문제로 1박2일간 머물렀다. 현 단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외모, 의상, 액세서리는 물론 손짓, 몸짓, 말 등이 전부 언론을 통해 노출됐다.

▲이영학=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은 지난해 하반기를 충격으로 물들였다. 중학생 딸의 친구를 유인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씨는 1심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과거 이씨는 희귀병인 유전성 거대 백악종을 앓고 있는 딸과 출연해 애틋한 부정을 드러낸 바 있어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컸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범인= 지난해 3월, 인천서 8살 초등학생이 살해됐다. 시신은 훼손된 상태로 아파트 물탱크서 발견됐다. 범행이 10대 청소년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주범 A양은 아이를 살해한 후 신체의 일부를 공범 B양에게 건넸다. 주범 A양이 사건 당시 18세 미만이라 더 무거운 형량이 선고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년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서지현= 지난해 10월, 미국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올해 1월 국내에 상륙했다. 서 검사는 한 장례식장서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현직 검사의 폭로는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성폭력 문제를 물 밖으로 끌어올렸다. 문화·예술계를 시작으로 정치권, 종교계, 학교 등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흉악 범죄
국민 경악

▲안희정=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꼽혔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다. 안 전 지사의 비서로 일했던 김지은씨는 8개월 동안 수차례에 걸쳐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실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자 안 전 지사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안 전 지사를 제명했다.

▲고은= 매년 노벨상 유력 후보로 지목됐던 고은 시인 역시 미투 가해자로 지목돼 바닥까지 떨어졌다. 최영미 시인의 증언으로 불거진 성추문 의혹에 각 지자체들이 고은 시인의 흔적 지우기에 나설 정도. 

서울시는 서울도서관에 재현했던 고은 시인의 집필공간인 ‘만인의 방’을 철거했다. 고은문학관을 세우려던 수원시도 건립 철회를 결정했다. 고은 시인은 성추문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추가 폭로가 나오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최시원= 가수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은 지난해 하반기 애완견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그의 애완견에게 물린 한일관 대표가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과거 최씨가 목줄 없이 애완견을 데리고 다닌 사진까지 공개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최씨 사건 이후 입마개, 목줄 등 반려동물 관련 정책이 강화됐다.

▲조두순= 8살 초등학생을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1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가해자 조두순에 대한 출소 반대 청원이 지난 11월 화제가 됐다. 지난해 9월 말 제기된 해당 청원은 2020년 출소하는 조두순에 재심을 통해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는 내용이다. 이 청원에 61만명의 국민이 동의를 표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청원에 대해 “재심은 불가능하지만 법무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미투로 몰락하고 국민청원 오르고
안 좋은 일로 구설에 오른 인물↑

▲김보름=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무렵 여자 팀추월 종목서 사건이 일어났다. 세 선수가 합심해 치러야 하는 팀추월 경기서 한 선수가 뒤처지는 일이 발생한 것. 여기서 김보름 선수의 인터뷰 태도가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김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60만명이 넘는 국민이 이 청원에 공감했다. 당시 청와대는 “팀추월 사태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팀킴= 여자 컬링팀 팀킴은 단연 평창 동계올림픽이 낳은 최고의 스타다. 팀킴은 예선부터 차례로 강팀을 꺾으면서 파란을 예고했다. 백미는 일본과의 준결승 전. 팀킴이 예선서 기록한 유일한 패배는 일본에게 당한 것이었다. 


팀킴은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준결승서 일본을 꺾고 완벽한 설욕전을 펼쳤다. 팀플레이로 이뤄낸 일본전 마지막 샷은 이번 올림픽 최고 명장면이라 할 만큼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류현진= 미국 메이저리그 류현진 LA다저스 투수의 봄은 잔인하다. 류현진은 지난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전에 선발 출장했다. 류현진은 2회말 1사 후 투구 도중 다리에 이상을 느꼈고, 결국 스스로 마운드서 내려왔다. 진단 결과는 왼쪽 사타구니 근육 파열. 다저스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던 터라 부상은 더욱 뼈아팠다. 후반기에나 다시 류현진의 투구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올림픽으로
감동 선사

▲조용필= 올해는 가왕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이다. 1968년 데뷔한 조용필은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우리나라 대표 가수다. 정규앨범만 19집 20개, 비정규앨범까지 포함하면 50개에 달하는 음반을 발매했다. 조용필은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서 ‘땡스 투 유(Thanks to you)’ 투어를 시작했다. 이번 투어는 대구, 광주, 의정부 등으로 이어진다.

▲이영자= 개그우먼 이영자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영자는 MBC <전지적 참견시점>에 출연해 휴게소 음식 소개, 먹방 등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이영자가 방송서 언급한 휴게소 음식의 매출이 폭증할 만큼 파급력도 크다. 하지만 최근 <전지적 참견시점>서 이영자의 어묵 먹방을 세월호 참사를 희화화하는 데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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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