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재계 리더’ 이사님이 사는 집 -풀무원

오너는 빌라 CEO는 아파트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일과의 시작과 끝에는 ‘집’이 있다. 잠자리를 넘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이치. 특히 의식주 가운데 가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많은 환상이 있다. 재계를 이끄는 리더의 보금자리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들은 어디서 재충전할까. <일요시사>서 확인했다. 
 

풀무원그룹(이하 풀무원)은 국내 식품업계의 터줏대감이다. 1984년 5월 풀무원효소식품으로 설립된 것이 모체가 됐다. 같은 해 6월 풀무원 식품으로 간판을 바꾼뒤 1995년 풀무원을 거쳐 2008년 풀무원홀딩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의 외연이 완성됐다.

근저당 설정이?

풀무원그룹의 역사는 좀 독특하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아버지인 고 원경선씨가 만든 풀무원 농장을 기반으로 남승우 풀무원 전 총괄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와 경영에 참여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남 전 CEO는 원 의원의 권유로 풀무원에 자리를 잡았다. 원 의원과 남 전 CEO는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같이 나온 친구다. 창사 첫해 직원 10여명으로 시작된 회사는 5635명(지난해 12월 기준)까지 늘어났다. 

회사는 성장과정서 주인자리는 남 전 CEO에게 넘어갔다.


원 의원이 회사 경영보다는 정치에 뜻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남 전 CEO와 원 의원은 여전히 사이가 좋다. 이후 남 전 CEO는 지난해 말까지 회사를 운영하다가 CEO 자리를 이효율 현 CEO에게 넘겨줬다.

남 전 CEO는 현재 풀무원에 기타비상무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다. 풀무원홀딩스의 연결기준 지난해 자산은 1조1030억원 수준으로 중견 기업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양호한 모습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2381억원, 534억원으로 전년 2조306억원, 379억원 대비 2075억원, 155억원 각각 증가했다. 취급 품목은 건강식품, 음료 등 식음료부터 화장품, 애견사료까지 사업다각화가 진행 중이다.

주요 계열사로는 풀무원을 비롯해 풀무원식품, 푸드머스, 푸드머스에이치앤에스연구소, 피피이씨춘천, 피피이씨의령, 피피이시음성생면, 신선나또 등 24개사가 있다. 지주사 풀무원홀딩스의 지분구조(지난해 말 기준)를 살펴보면 남승우 전 CEO가 지분 57.33%로 최대주주 신분이다. 이 CEO는 0.23% 지분을 가지고 있다.

풀무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사님들의 발언권이 다른 회사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이는 남 전 CEO가 회사의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자리잡은 기업 문화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사들은 어디에 보금자리를 텄을까.

우선 회사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남 전 CEO는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학동로 42길 60, 현대넥서스빌라트 ○동 ▲▲▲호에 살고 있다.
 

현대넥서스빌라트는 논현동서 고급빌라로 분류된다. 현대건설이 준공했다. 총 16세대가 살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삼성동 코엑스 등의 편의시설 접근성이 높다. 또한 인근에 연주, 학동, 강남구청, 선정릉역이 위치해 투자적인 관점에서도 좋다. 


의료시설 역시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강남 차병원, 강남구 보건소 등이 위치한 점도 긍정적이다.

논현동 고급빌라…옆집에 장남 살아
사장은 분당 아파트 공동소유로 거주

남 전 CEO는 1997년 12월 13일 해당 빌라 ▲▲▲호를 분양받았다. 분양가격은 나와 있지 않지만 1998년 6월2일 채권최고액 10억2200만원에 근저당설정을 해놨다.

남 전 CEO 부자는 ○층을 전부 사용하고 있다. 해당 층의 면적은 347.20㎡ 1∼6 층에 비해 4분의 3 수준이다. 바로 옆집에는 장남인 남승윤 풀무원USA 마케팅팀장이 살고 있다.

올해부터 풀무원 사령탑 맡게 된 이 CEO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양현로 94번길 29, ○○○동 ▲▲▲호(이매동 이매촌청구아파트)에 보금자리(133.15㎡)를 마련했다. 

해당 주소지의 소유권자는 이 CEO(지분 3분의 2 소유)와 조모씨의 공동소유로 돼있다. 이 CEO는 2005년 5월 조씨와 함께 아파트를 매입했다. 

이매촌 청구아파트는 안말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했다. 이매역이 근처에 있어 교통편의도 나쁘지 않다. 총세대수는 710세대다. 국토교통부 매매 실거래가격은 12억원대에 형성돼있다. 전세실거래가는 6억4000만원 수준이다. 

이 CEO 입장에서는 회사와의 거리도 적당하다. 수서동 풀무원 본사와 집과의 거리는 13.46km로 차로 22분 거리다.

풀무원의 주력 계열사인 푸드머스의 유상석 공동 대표이사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로 11, ○○○동 ▲▲▲호(신동, 래미안영통마크원아파트)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레미안영통마크원은 수원의 강남이라는 별칭이 있다. 

총동수 11동으로 총 963 세대가 입주해 있다. 삼성물산이 2013년 11월 준공했다. 래미안영통마크원아파트는 인근의 망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망포역에서 도곡역까지 40분까지 갈 수 있어 서울과의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국토부 기준 매매실거래가는 최고 5억2500만원서 최저 4억3000만원 대에 형성돼있으며 전세가는 4억3000만원이다.
 

이우봉 공동 대표이사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미금로 114, 000동 000호(구미동, 그랜드빌)에 거주하고 있다. 총 37동, 324세대가 입주하고 있다. 삼부토건주식회사, 코오롱건설, 삼성건설이 참여해 1995년 8월 준공했다. 


인근에 미금역과 오리역이 위치해 있어 서울시내 접근성이 좋다. 매매가격은 평수에 따라 7억5000원∼9억원 선에 거래된다. 이 대표이사 입장에선 회사와의 거리도 무시할 수 없다. 회사와 집의 거리는 20.31km로 차로 30분 거리다.

건실한 이사

재계의 관계자는 “풀무원의 경우 오너 일가 경영 체제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넘어간 경우”라며 “전문경영인 역시 직장인으로서 집을 장만하는 데 고려하는 부분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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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