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눈치보는 대기업 속사정

인정사정없는 큰손 ‘재계가 떤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상장사 정기 주주총회가 본격화되고 있다. 배당금 증액 등 주주친화 정책이 현안으로 부각된 만큼 주가부양을 위한 액면분할이나 자사주 매입 등이 안건으로 상정될 전망이다. 기존 경영진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어떻게 결정될지 지켜보는 일도 나름의 관전 포인트다.
 

수년 전부터 금융당국은 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특정일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주총일 분산을 독려해왔다. 하지만 올해도 12월 결산 상장사 10곳 중 6곳의 비율로 주총일이 특정 3일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 주총데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매주 금요일
예고된 쏠림

한국상장사협의회 따르면 주총 일정을 신고한 12월 결산 상장사 1025곳(코스피 401곳, 코스닥 624곳) 중 30%가량인 287곳(28%)의 주총일이 오는 23일로 잡혔다. 12월 결산 코스피시장 법인이 746개사임을 감안하면 5개사 중 1개 꼴로 이날 주총을 개최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GS, KB금융 등 그룹 계열사가 해당한다.

그 다음으로 28일 204곳(19.9%), 3월22일 128곳(12.5%) 순이었다. 특정 3일에 쏠림 현상은 지난해 주총이 많이 열렸던 상위 3개 날짜의 주총 비중(70.6%) 대비 10%포인트 낮아졌지만 일본(48.5%), 미국(10.3%), 영국(6.4%) 등에 비해선 여전히 높다. 

코스닥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코스닥협회가 조사한 결과 153개사가 3월 마지막 수요일인 28일 주총을 예고했다. 3월 22일에는 72개사가 주총을 열 방침이다. 같은 달 27일과 23일에는 각각 71개사, 66개사가 주총을 계획하고 있다. 


12월 결산 코스닥시장 법인의 30%가 이들 4개 날짜에 주총을 몰아넣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특정일에 주총을 여는 기업이 200개를 넘으면 ‘주총 집중일’로 보고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주도로 주총 날짜 분산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같은 날짜에 200개 회사가 주총을 여는데도 그날 주총을 개최하려는 회사는 그 사유를 거래소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금융당국이 상장사 주총일을 분산하려는 건 지난해말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 제도 일몰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섀도보팅은 주총 참석 주주 수가 부족해 주총이 무산되지 않도록 예탁결제원이 주총 안건에 대한 참석 주주의 찬성과 반대 비율대로 참석하지 않은 주주의 의결권을 행사해 정족수를 충족시켜주는 제도다. 

올해부터 섀도보팅이 폐지됨에 따라 특정일에 주총이 몰리면 정족수 부족으로 주총이 무산될 수도 있다.

갈등의 내막
이사 재선임

올해 기업들의 정기 주총에서는 다수의 전문 경영인이 시장의 재평가를 받게 된다. 지난해는 일부 그룹 총수일가 경영진의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이 이슈였으나 올해는 2인자급 전문 경영인 다수의 임기 만료가 임박한 것이 눈에 띈다. 
 

LG는 하현회 부회장의 임기가 만료돼 재선임 안건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관련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LG그룹 계열사가 총 78억원을 출연한 2015년 말∼2016년 초 당시 LG의 대표이사로 있었다. 


포스코는 지난 13일 이사회서 오인환 사장이 사내이사 후보로 재추천 받았다. 오 사장은 2015년 사내이사 후보에 올랐을 당시 결격사유가 없어 시장서도 특별히 반대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신설된 최고운영책임자(COO·철강부문장)에 선임되며 권오준 회장 체제 2기의 새 주역으로 주목받았다. 재단 출연 이슈가 있으나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의 집중조사를 받았던 최정우 사장은 이번에 재선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도 여지없이 ‘슈퍼주총’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뭐기에

금융권에선 근래에 보기 힘든 표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대표이사 회장과 사외이사 등 이사회를 핵심 멤버들이 이번 주총서 주주들의 선택을 받는다. 특히 정부와 연기금, 노조 등이 지배구조 혁신의 필요성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이사회는 유석렬·박재하 이사의 연임과 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 후보의 신규 선임을 제안하는 안건을 올렸고, KB국민은행 노조는 주주제안을 통해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지난해 11월 임시주총서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 13.73%, 출석 주식수 대비 17.73%로 부결됐다.

하나금융 주총에선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KEB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노조로 구성된 하나금융 공동투쟁본부는 연임반대 입장이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신한금융 주총에선 사외이사 10명 중 임기가 만료되는 8명의 후임 인선이 결정된다. 5명의 임기를 연장하고 3명은 교체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신한은행 노조는 4.72%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견제 장치 도입
이번엔 다를까

이런 가운데 정기 주총 시즌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로 ‘스튜어드십코드’가 떠올랐다. 지난해 스튜어드십코드가 제정된 후 첫 주총인만큼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일종의 행동강령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자산을 맡긴 수탁자를 위해 기업에 적극적으로 관여(engagement)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수익률을 더 높이기 위해 기업을 편법 운영을 감시하고,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라는 지침이다.

지난해 제정된 스튜어드십코드엔 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큐캐피탈파트너스·스틱인베스트먼트 등 23개 주요 운용사·투자사가 참여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KB국민은행·IBK투자증권 등 대형 운용사와 은행·증권사들도 40여곳의 기관도 참여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주요 연기금 중에선 한국교직원공제회와 지방행정공제회, 한국투자공사(KIC)가 도입을 결정하고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행정공제회의 경우 올해 주총부터 스튜어드십코드에 의거해 의결권 자문사로부터 자문을 받고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기관 주주의 정기주총 안건 반대 비율은 2013년 0.7%, 2014년 1.5%에 그쳤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주도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정기주총 안건의 19.4%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2015년에도 기관 주주의 반대표 행사율은 1.5%에 불과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7개 원칙 중 5번 원칙으로 ‘충실한 의결권 행사’를 규정하고 있다. 의결권 행사 지침과 절차, 세부기준을 마련해 공개하고, 의결권 행사의 구체적인 내용과 사유도 공개해야 한다. ‘묻지마 찬성표’를 던지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기관들은 공정한 ‘의결권 행사 사유’ 기재를 위해 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대신경제연구소 등 의결권 자문기관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스튜어드십코드에 참여한 주요 기관은 대부분 이들 중 한 곳 이상과 자문계약을 맺고 있다. 행정공제회의 경우 세 곳으로부터 모두 자문을 받을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어느 수준까지 발언권을 낼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경제민주화 기류 속에 의결권 대리 행사 의무, 거수기 주총 견제에 대한 사회적 요구로 그간 국민연금공단은 주총장 보폭을 조금씩 달리 해왔다. 정권이 바뀌기 전 지난해 정기 주총 때만 해도 국민연금의 반대 안건 비율이 전년보다 소폭 올랐었다.


게다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6년 국내 기업의 배당 현황을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10개 안팎의 저배당 기업 리스트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 현황과 배당 결정요인, 해외 연기금의 배당정책 등을 조사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황이다. 

오는 9월까지 진행하는 이 연구를 통해 국민연금은 자체 배당 관련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이와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전략을 마련하는 연구용역도 함께 발주했다. 

더욱 큰 이슈는 감사 선임이다. 감사 선임엔 최대 주주의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돼 기관 및 소액주주들의 발언권이 커진다. 지난해 국민연금 등 기관 주주들의 반대로 효성의 감사인 선임이 주총서 무산된 일도 있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재계도 주주친화정책에 적극성을 띄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배당이다. 

그동안 총수기업집단은 내부 자본이 외부로 유출되는 배당에 인색했으나 실적 개선과 더불어 유보금 이슈, 총수 일가의 지분 상속비용 급전이 필요해진 사정 등 복합적 요인이 배당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을 비롯해 SK, 롯데, GS, 신세계, 두산, CJ 등의 상장사들이 대체로 전년보다 오른 지난해 결산 배당 계획을 세웠다.

주주 눈치껏
배당 늘리나

정부의 재벌개혁 과제나 상법 개정안 등이 요구하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도 재계가 잇따라 내놓고 있다. SK에 이어 한화, LS 등이 주주총회 분산개최 또는 전자투표제 도입 확산 계획을 내놨으며, 현대차는 투명경영위원회의 주주권익보호담당 사외이사 후보를 주주들에게서 추천받기로 했다. 이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재벌 기업 면담 이후 자발적 개혁 사례로 인용되며 다른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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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