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주시’ 한국타이어 이름값 얼마기에…

딸린 식구들 많아 좋겠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한국타이어 지주사는 계열사로부터 받는 상표권 사용료가 대기업 지주사 가운데서 단연 높다. 자산규모 5000억원이 넘는 대기업 지주사의 매출 가운데 상표권 수입이 평균 14%인데 반해 한국타이어 지주사는 50%를 웃돌았다. 계열사의 상표권 사용료 지급을 마냥 문제 삼기는 어렵다. 다만 오너 일가에 지분이 높은 지주사에 적절한 사용료를 내고 있는지는 이견이 있다.
 

한국타이어의 지주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이는 상표권 수익이 전체 매출의 5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오너 일가의 지분이 많아 상표권 수익료의 적절성에 의문의 제기된다.

수익 몰아주기?

재벌닷컴이 자산 5000억원 이상의 지주회사 가운데 상표권 사용료 수익을 올린 13개 사의 매출 구성을 내용을 확인한 결과 상표권 사용료 수익(2016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전체 매출 가운데 14.9%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명단에는 SK, 롯데, GS 등 국내 굴지의 지주사들이 포함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상표권 수익 비중이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난해 전체 매출 903억원 가운데 479억원을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수익을 올렸다. 매출 비중은 53%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하림(58%, 22억원), 코오롱(58%, 306억원), 한솔홀딩스(53%, 130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비중이지만 절대적인 액수는 이들을 웃돌았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높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벌어들이는 상표권 수익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계열사에게 요구하는 상표권 사용료율이 높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매출액 가운데 0.75%를 상표권 사용료로 받는다. 이는 20개 대기업 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저 수준인 세아홀딩스(0.06%)에 견줘 0.69%포인트 높다. 일각에선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수단으로 한국타이어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왔다.

지주사 상표권 매출 비중 높아
대기업 평균 훨씬 넘는 50% 상회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다.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은 73.92%에 달했다. 

반면 주력계열사인 한국타이어의 지분 비중은 작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은 42.57% 수준으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오너 일가 등의 지분율이 낮은 계열사의 이익이 지분율이 높은 지주사에게 옮겨가는 모양새다. 한국타이어와 같이 소유가 분리되지 않을 경우 오너 일가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쪽으로 경영방침이 흐를 수 있다. 
 


이 과정서 한국타이어 소액주주의 권익이 침해당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의 상표권 사용료가 적절한지에 대해서 의문의 시각이 존재한다.

다만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한국타이어가 오너 일가의 입김에 따라 수익을 오너 일가에 유리하게 경영 방침을 세웠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해석에 따라서는 상표권 지불액수가 오히려 적다고 판단할 수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표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정해진 것이 없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업이 무형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는 상표권에 대한 사용료를 책정한 것을 두고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측도 이점에 대해 반박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상표권 사용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에 대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외부자문기관을 통해 수수료율을 산정했고, 브랜드가치가 고려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상표권 관련 뒷말은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한국타이어가 상표권 관련 공시 의무를 소홀히 해 감독당국으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난해 계열사인 한국타이어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로 478억7000만원을 받았으나 이사회 의결일자를 허위로 꾸민 사실이 적발돼 지난달 30일 1억4000여만원의 과태료를 받았다.

“개인주주에 피해 갈 수도”
“기업 경영에 지나친 색안경”

공정위 관계자는 “상표권 사용료에 관한 정보를 시장에 충분히 제공해 기업 스스로 정당한 상표권 사용료를 받도록 유도하는 취지”라며 “이를 통해 상표권을 이용한 사익편취행위도 방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타이어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편법 오너 일가 사익 편취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한국타이어 계열사인 신양관광개발, 엠프론티어, 엠케이테크놀로지는 계열사의 일감으로 성장하고 있다. 내부거래 비중은 엠프론티어 81.8%, 엠케이테크놀로지 98.6%, 신양관광개발 100% 등으로 집계됐다. 

그룹의 건물·시설관리와 부동산임대업 등을 담당하는 신양관광개발의 경우 2014년부터 매출의 100%를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양관광개발은 그룹의 건물 및 시설관리용역 부동산임대사업을 주사업 목적으로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이 100%다. 
 

전산체계관리와 시스템통합서비스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엠프론티어는 조현식과 조현범, 조희경 등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가 각각 24%와 24%, 12% 지분율을 나타내고 있다. 엠케이테크놀로지는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이 각각 20.0%, 29.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최근 공정위가 일감몰아주기 제재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한국타이어의 기존 기조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공정위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준을 상장·비상장 구분 없이 오너 일가 지분율 20%(현행 상장사 30%, 비상장사 20%)로 낮추는 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꼼수…규제 대상?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타이어가 상표권 사용료를 지주사에 주는 요율이 다른 기업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개인 투자자의 권익을 위해서 불필요한 지적은 아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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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