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파워’ 유준상의 끝나지 않은 도전기

“나의 도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

[일요시사=서형숙 기자]39세라는 젊은 나이로 11대 국회에 입성해 14대까지 내리 4선을 역임한 유준상 한나라당 상임고문. 그는 60대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마라톤에 입문해 전문선수들도 힘들다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서 100km를 완주해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데…. 뜨거운 열정으로 똘똘 뭉쳐 멈추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도전정신 충만한 유 상임고문을 <일요시사>에서 만나보았다.

“나에게 포기는 곧 실패” 100km 마라톤 완주
페이스북에 푹 빠져…4개국어 도전 ‘열공모드’

70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에너지와 자신감이 넘치는 유준상 한나라당 상임고문. 그는 인터뷰 직전까지도 바쁘게 동분서주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롤러경기연맹의 회장으로서 최근 롤러 종목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종목에 정식 채택되게 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도 ‘르네상스시대’가 열리도록 도전하는 중이다. 그는 또 2011여수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개최 준비로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삼복더위 속에서 서울과 여수를 오가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으로 IT보안전문인력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남도일보 회장으로 언론발전을 견인하고 있으며, 틈틈이 건국대와 고려대에 초빙교수로 강의도 진행한다. 현재 한나라당 상임고문인 그는 지금도 예전 현역 국회의원 때 못지않은 활발한 정책제안활동도 펼치고 있다.

65세쯤 마라톤에 입문한 그는 현재 ‘마라톤 전도사’가 되어 주변사람들에게 해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해 전문 마라토너들도 힘들다는 100km를 완주한 헌정사 최초의 ‘마라톤 정치인’이기도 하다.

유 상임고문은 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에 푹 빠져 소통과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으며, 내친김에 4개국어를 구사해 언어장벽을 허물겠다는 목표까지 설정하고 ‘열공모드’로 돌입한 상태다.

수십개의 직책에 맞게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하는 유 상임고문. 그는 오랜 정치인 생활 가운데서도 단 한 번도 부정부패사건에 연루된 일이 없다는 점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그는 “내 인생이라는 마라톤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고 뜨겁게 달리고 있는 중이다”며 “잠을 자고 꿈을 꾸는 동안에도 달릴 정도로 나의 도전은 브레이크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굉장히 바쁘게 지내시는 것 같다. 요즘 근황은?
▲ 롤러경기연맹 회장으로서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열리는 2011여수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 조직위를 여수에 두어 주말이면 내려가서 체크하고 주중에는 서울에서 메일과 전화로 진행하고 있다. 참가국은 40개국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선수, 스텝 등 참가인원은 700~800명 정도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25명의 국가대표선수들도 막바지 훈련 중에 있다. 현재는 대회 준비 마무리 단계라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끈기와 인내심 갖고 뛰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했다. 마라톤에 도전한 계기는?
▲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65살쯤 주위의 권고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2~3km뛰기도 힘들었다. 마라톤 마니아들의 조언을 참고해서 일주일에 3~4번씩 뛰면서 차례로 3, 5, 10km에 도전했다. 그러다 2007년 11월 스포츠서울 마라톤대회에서 42.195km를 뛰어 처음으로 풀코스를 완주했다. 지금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걷고 뛰는 것이 생활화 되었다.

- 마라톤 완주의 비법이 있는가?
▲ 일반적으로 마라톤하면 무조건 힘들고 무릎 인대 나갈 걱정들을 하는데 자기에 맞게끔 뛰면 된다. 이봉주나 황영조처럼 뛰면 안 된다. ‘유준상식’대로 나한테 맞춰 뛰고 걸으면 완주할 수 있다. 일주일에 3~4회 정도 반복해서 자기식대로 걷고·뛰기를 반복하면 10km부터 풀코스까지 누구나 완주할 수 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고 의지의 문제다. 나이에 상관없이 다 할 수 있다. 뛰면 즐거움이 생기고 건강이 좋아지며 나아가 에너지가 넘치고 일상생활에 활력이 넘치게 된다. 누구나 한 번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 뛰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가?
▲ 결국 ‘마라톤은 인생의 축소판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빨리 출발한다고 해서 빨리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늦게 출발한다고 해서 늦게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적절한 에너지 배분으로 꾸준한 연습만이 완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중간에 포기해 실패하면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는 것이라 생각해 이것을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과 끈기 인내심을 가지고 뛰었다.

-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자주하는 것 같다. 유 상임고문에게 SNS는 어떤 의미인가?
▲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이 된 후 여기에 관심 가져 페이스북을 작년 7월부터 시작했다. 요즘에는 페이스북에 푹 빠져서 나이와 직업, 국적을 불문하고 각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급변하는 SNS시대에 맞게끔 나이에 관계없이 활동해야 한다. 그래야 모두와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요즘 나는 주변 사람들 모두와 페이스북으로 소통한다. 또 페이스북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는 좋은 얘깃거리로 대화하며 내가 모르는 세상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어 나이를 잊고 젊게 산다.

-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신다던데?
▲ 국제적 스포츠행사를 앞둔 만큼 스포츠용어, 식사법 등 세세한 부분까지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원래 일본과 중국에서 유학했지만 지금은 언어를 안 써 거의 잊어버려 다시 공부 중이다. 또 스페인어도 독학 중이다. 이렇게 4개국어를 2012년 말까지 생활에 불편함 없을 만큼 구사할 수 있는 것이 목표다. 이로 인해 SNS와 외국여행을 통역없이 할 생각이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지 남이 해주는 것은 별 의미 없다.

“한나라 총선승리 위해 ‘공천권’ 혁명적 쇄신 필요”
“국민이 믿을 수 있는 항해사가 되어 노 저어야”

- 과거 야당 시절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지금도 활발한 정책활동을 펼친다고 들었다.
▲ 민주당과 신민당 정책의장을 했었다. 당시 김대중 총재가 나를 정책위의장에 임명했다. 이에 내가 처음으로 야당인 우리가 주장하는 정책의 내용과 필요성 등 언론홍보를 위해 ‘정책뉴스’라는 것을 발간했다. 지금도 역시 정책을 제안중이다. ‘IT분야 사이버 전사 육성’과 ‘종이없는 그린 민원시대’ 그리고 ‘재외국민 인터넷 투표실시’ 등을 제안한 상태다.

- 재외국민투표의 경우 보안문제와 비밀투표 불가능, 조작가능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 네트워크 보안기술과 공인인증서 기술 그리고 익명화 기술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수준의 보안을 제공할 수 있다. 사람의 목숨과 직결된 기술도 인터넷 및 정보시스템과 통합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또 이미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이 지역별로 인터넷 투표를 병행하고 있다. 내년 선거철을 앞두고 재외국민투표부터라도 인터넷 투표시범의 장으로 먼저 실시해야 한다. 재외국민 투표에 500억이 들지만 인터넷 투표로 50억이면 가능해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며, 공간제약이라는 불편함을 해소해 투표율도 훨씬 높일 수 있다.

- 제안하신 정책 중 사이버 전사 육성이란?
▲ 농협, 현대캐피탈 등 디도스 공격에서 보았듯이 자료유출 및 전산망 해킹으로 서버를 무너뜨릴 수 있다. 우리나라가 IT 최대 강국임에도 보안에 대해서는 취약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현재 보안기술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은 보안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여기엔 지속적인 투자와 정부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국내외 최고의 강사들과 우리 연구소 자체 연구원들을 뽑아서 체계적인 전문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준비 하고 있다. 내년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이 보안고급인력의 메카가 될 것이다.

“당의 혁명적 쇄신과 변화
삼고초려해서 인재 찾아야”


- 11대 총선에서 39세라는 젊은 나이로 국회의원이 되어 당시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들었다.
▲ 고려대 시절 64년도 4‧19혁명 이후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많이 관심을 가질 때라 학생운동을 했었다. 당시 정의와 민주화, 인권 등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회사생활하면서도 선배들과 대학생 참관인을 만들어 공명선거캠페인에 동참했다. 당시 보성 이중재 의원 선거를 도왔고, ‘김대중내란음모사건’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자였던 내가 이 과정에서 자금을 대지 않았나 하는 의혹 등으로 중앙정보부에 연행돼 회사에 강제 사표를 쓰게 됐다. 이후 직장생활을 못해서 해동유조주식회사 대표이사도 지냈고 사업도 하며 고생도 많이 했다. 이어 젊음과 패기로 보성에 출사표를 던졌고, 호남출신으로는 최연소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 김 전 대통령과 갈라선 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당시 지지를 선언했고, 이로 인해 MB정권 초 마사회장에 내정되었다고 들었다.
▲ 공천 탈락 후 4년간을 일본과 중국에서 유학했다. 돌아온 후 1997년 당적은 한나라당에 속해있었다. 당시 이명박·박근혜 후보 경선에서 이 후보가 대선후보로 당선되었고, 나와 동기동창이고 학생운동을 함께했던 절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마사회장 이야기는 당시 나는 전혀 몰랐고 공채 신청도 안했다. 훗날에야 나를 배려해주려 했다는 것을 듣긴 했다.

-호남 장성 32명을 한나라당에 입당시킨 것으로 유명한데?
▲나는 지난 대선 당시 문일석 전 국방부차관, 신일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필수 전 보안사령관  등 호남 장성 32명을 한나라당에 입당시켜 MB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들은 호남인사로서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것은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입당해 MB 대통령 당선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그들이 정권창출에 큰 기여한 것에 비해 만족할 만한 보답을 못해 나는 항상 빚쟁이 같은 무거운 심정이다.

- 현 정권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 노무현 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나라의 경제를 살리라는 의미에서 경제인 출신 이명박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줬다. 경제라는 것은 대통령의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가 점차 국경이 허물어지고 있어 그런 점을 감안하면 경제·외교분야를 악조건 속에서 대체적 성공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정치부분에서는 근본적으로 공천부터 잘못됐다. 65세 이상의 3선의원과 박근혜를 지지했던 사람들을 다수 공천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당내 화합과 결속력이 떨어지고 갈등의 소지를 안겨줬다. 국회라는 것은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어른이 있어야 하고 이들이 젊은피와 섞여 화합을 이루었어야 했다.

-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패배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국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줘야 한다. 헛군데 긁거나 타이밍을 놓치면 안된다. 버스 지난 후에 손 흔들면 소용없다. 지금부터라도 구호로만 그치지 않는 혁명적 혁신적 쇄신과 변화를 실천해야 한다. 또 한나라당이 살려고 하면 공천을 잘하면 된다. 전문가가 필요하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사람을 찾고 진주를 찾아야 한다. 산골에 있는, 절간에 있는, 또 해외에 있는 사람들을 두루두루 찾아 공천해야 한다. 그런 인재들을 뽑아내는 노력이 있으면 승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참패할 것이다. 이것은 야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정당에 일생 바친
누가 봐도 영원한 정치인”

- 4선 의원을 지낸 정치 선배로서 한나라당 새 지도부에 조언을 하신다면?
▲ 지금 홍준표 대표와 젊은 최고위들이 의욕적으로 하고 있고, 치열하게 싸우고 토론하는 모습은 좋다. 다만 결론이 나면 지체 없이 시행해야 한다. 홍 대표가 당·정·청과 회의하며 소통한 것은 진일보한 모습이다. 또 민심이 어디 있는가 알고 민심을 이끌어 노를 저을 줄 아는 항해사가 되어야 한다. 안보도 튼튼히 하고 특히 부정부패에 주의해야 한다. 몇몇 미꾸라지가 강물을 흐릴 수 있듯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로 부패공화국의 이미지가 덧칠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투표에 대해서는?
▲지금이 시대의 가치는 정의라고 할 수 있고 분배와 복지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야당의 주장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고 궁극적으로는 무상급식으로 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재정상태상 세금폭탄의 우려가 있어 단계적으로 무상급식하자는 주민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여권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세론이, 야권에서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망론이 불거지고 있다. 내년 대선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지금은 대선에 대해 아무도 예단하기 어렵다.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국민적 지지 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당이 화합해 끝까지 하나로 갈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야권은 손학규 대표가 있고, 유시민 대표도 있다. 또 문재인 대망론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야권에서는 후보단일화를 낼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 변수가 될 것 같다. 이렇게 갔을 때 그 승부라는 것은 겨우 40-50만표 즉 2~3% 차이로 박빙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재외국민의 240만 표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실 예정인지?
▲ 나는 영원한 정치인으로 ‘포기는 실패다’라는 것이 나의 좌우명이다. 그래서 지금도 뜨겁게 달리고 있다. 꼭 국회의원뿐만이 아닌 기회 있으면 더 큰일을 하고 싶다. 희망만 가지고 되질 않기 때문에 부단히 내 자신을 수련하고 지금도 달리고 있다. 때문에 늘 새로운 도전이라면 어떤 도전이든지 할 것이다.

유준상 한나라당 상임고문 프로필

▲1981~1996 제11~14대 국회의원
▲1987 국회 민주당 수석원내부총무
▲1991 신민당,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1993~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부총재
▲1997~현재 일본 와세다대 아태연구센터 국제자문위원 
▲1998~2004 한나라당 21세기 위원회 위원장
▲2006~2008 건국대학교 초빙교수
▲2006 한나라당 중앙당 상임고문
▲2006~ 좋은나라포럼 상임대표
▲2008~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회장
▲2009~ 고려대학교 초빙교수
▲2009~ 대한롤러경기연맹 회장
▲2009.09~ 남도일보 회장
▲2010.07~ 제9대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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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