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십니까’ 재기 꿈꾸는 김미희 전 의원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8.01.15 11:37:44
  • 호수 11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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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으로 이정희 잃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해산과 함께 김미희 전 의원은 의원직이 박탈됐다. 국회를 나온 김 전 의원은 생계를 위해 시간제 약사로 근무하고 있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던 김 전 의원은 최근 민중당에 합류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일요시사>는 청와대 앞 분수대서 김 전 의원을 만나 근황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김 전 의원은 어떻게 정계에 입문했을까. 1995년 김 전 의원은 ‘터사랑’이란 청년회에 일원으로 몸담았다. 터사랑서 그는 민주화·평화통일·노동자 및 농민의 삶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그러던 중 터사랑 회원들을 중심으로 김 전 의원이 정치권에 나서 줄 것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직접정치 실현

김 전 의원은 “당시 우리가 직접 지방의회에 들어가 보자. 우리의 주장을 정치에 실천해보자는 논의를 했다”며 “무소속으로 성남 수정구 태평3동 시의원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상을 깨고 당선된 김 전 의원은 다시 한 번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두 번째 시의원 활동 당시 민주노동당이 창당하면서 김 전 의원은 자연스럽게 민노당에 합류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성남시 중원구서 야권단일 후보로 나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통진당 소속으로 2년 여간 나랏일을 했던 김 전 의원은 당 해산과 함께 정치 일선서 물러나 지난해 10월 창당한 민중당에 몸을 풀었다. 민중당은 흙수저당, 비정규직 철폐당, 농민당, 엄마당 등이 뭉친 민중연합당과 새민중정당이 연합해 출범한 정당이다.

김 전 의원은 “민중당 경기도당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다”며 “당의 중요한 정책이나 정세에 대한 대응, 후보 선출, 선거운동 지휘 등의 역할도 담당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민중당에 대해 “민중당은 직접정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직접정치란 어려운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이 직접 뭉쳐 당과 정책을 만들고 나아가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선거에 출마해 당선이 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사실상 민중당의 전신이라고 평가받는 통진당의 해산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헌법과 법률에 위반한 판결을 내렸다”며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소신과 양심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라도 헌재가 잘못을 인정하고 재심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해산과정의 문제를 조목조목 밝히기도 했다. 통진당 해산을 위해 당시 박근혜정부가 주장한 근거인 내란음모가 조작이라는 것이다. 그는 “재판과정서 실제로 내란음모는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검찰은 내란음모가 무죄로 선고될 것에 대비하여 재판 중간 공소장에 내란선동 혐의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현재 수감 중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통진당 해산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박근혜정권이 들어서면서 김기춘이라고 하는 조작사건 기술자가 비서실장에 들어와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했다”며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보면 김 전 실장이 헌재에 압력을 행사하고 기획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통진당 해산으로 국민들이 두 가지 큰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통진당 해산으로 이정희 대표라는 정치인과 이석기 전 의원을 잃었다”며 “진보정치에 훌륭한 두 사람이 정치무대서 사라진 것은 큰 아픔”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당 해산을 막지 못하고 진보정치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두문불출하고 있다. 주변의 정치 재개 권유에도 이 전 대표는 출마를 고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은 내란선동 혐의로 9년형을 선고 받고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김 전 의원은 이 전 의원에 대해 “CNP라는 정치 기획사를 세워 진보정당 후보들의 여론조사, 선거전략, 선거운동 등에 기여했다”며 “현재 민중당 시도당위원장 및 전현직 의원들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의 의원시절 활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전 의원은 김종훈 장관 후보자의 CIA 활동 이력을 최초로 폭로해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 미군 방위비 분담금 잉여금 문제를 제기해 정치권에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직 박탈…약사로 근무 중 
민중당 합류 경기도당 상임위원장

김 전 의원은 이 전 의원이 대통령 특별사면을 통해 정치권에 재기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김 전 의원에게 출범 초기인 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그는 “문재인정부는 국민의 70%가 원하는 것은 하는 것 같다”며 “최저임금, 비정규직전환 등은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반수가 원하는 것은 하고 있지 않다”며 양심수 석방 문제를 거론했다. 김 전 의원은 “양심수 석방은 독재정권도 임기 내에 실천한 부분”이라며 “이번에 많은 수의 석방을 하면서 양심수를 뺀 것은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통진당 해산으로 진보정치의 세가 크게 위축된 상황서 김 의원이 생각하는 진보정치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그는 민중당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이라도 진보정당인 민중당이 집권을 한다면 현실화할 수 있는 정책들이 몇 가지 있다”며 전면적 비정규직 정규직화, 식량주권 법제화, 북한과의 교류 등을 언급했다.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좋지만 보다 전면적 시행을 통해 일자리 안정을 꾀한다는 생각이다. 식량주권 법제화의 경우 국내의 현 식량 자급도 20%를 10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식량자급도 100% 달성하기 위해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국민들의 다소비 제품을 기초농산물로 정해 그 농산물을 국가가 제값을 주고 사주는 것”이라며 “국가수매제가 정착돼야 농민들이 풍흉에 상관없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조합 문제도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요즘 민주노총 구호가 ‘노동조합하기 좋은 나라’”라며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드는 것이 헌법상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노조 자체를 싫어하고 금기시 하는 것이 기업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진보정치(민중당)를 통해 노조를 철저히 보장하고 그들이 직접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6.13지방선거를 5달여 남겨둔 현 시점 김 전 의원에게 출마 계획을 물었다.

앞서 2010년 지방선거서 김 전 의원은 성남시장에 출마했지만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한 바 있다. 다만, 당장 성남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김 전 의원은 “현재까지 직접 출마하는 계획을 결심하진 않았다”며 “중앙당이나 도당 차원서 필요로 한다면 나설 생각이다. 그런 마음의 준비는 항상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에 있을 21대 총선 출마에 대해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2020년 총선에는 꼭 출마해 당선이 돼서 2014년 부당하게 박탈된 의원직을 되찾을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못다 한 활동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것과 별개로 민중당 경기도당 상임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민중당 출신으로 안소희 현역 파주시의원과 송영주 전 경기도의원이 있다”며 “이분들이 다시 주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방선거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정당 결합

김 전 의원은 흩어진 진보정당의 결합을 언급했다. 그는 “민중당 말고도 녹색당, 민중민주당, 사회변혁노동자당, 지금의 정의당까지도 예전 민주노동당 때는 모두 하나였다”며 “당장 당을 하나로 합치기는 어렵더라도 진보정당들이 서로 힘을 합쳐 적폐 청산, 사회대개혁,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김미희 전 의원은]

▲서울대학교 약학 학사
▲제2·3대 성남시의회 의원
▲민주노동당 중앙위원
▲민주노동당 성남시위원회 위원장
▲제19대 국회의원(경기 성남시중원구/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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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