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디엠시티1차 부실공사 의혹

베일에 감춰진 연결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초역세권에 들어선 신축 집합건물서 갖가지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부실공사의 흔적이 곳곳서 발견되는가 하면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서 입주가 이뤄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건설사와 건물관리업체는 긴밀한 입주민들의 불만을 외면하려 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랜드마크로 손꼽히는 '대방디엠시티1차'는 지난해 초 공급이 이뤄진 대규모 집합건물이다. 시행은 중소건설사, 시공은 대형건설사가 맡는 일반적인 형태와 달리, 총 1281호실로 구성된 대방디엠시티1차는 대방건설이 시행·시공을 모두 맡아 축조됐다. 

속 빈 강정

A/S까지 고려할 때 입주자들이 안전성에 높은 점수를 준 건 당연했다. 하지만 입주 1년이 흐른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복수의 입주민들은 건축공사가 지난해 5월까지 계속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급이 이뤄진 1월전까지 끝났어야 할 공사가 사실상 입주가 시작된 이후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가장 피해가 컸던 건 저층 상가에 입주한 사람들이었다. 

육중한 건설장비들이 상가 주요 길목을 점거했고 수개월 동안 상가 입주민들은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없던 까닭이다. 


한 입주민은 “공급 날짜를 못 맞추게 되니까 부랴부랴 눈에 보이는 곳만 적당히 끝내고 입주시킨 채 세부 공사를 추가로 한 격”이라며 “상인들의 금전적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고 한동안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해하기 힘든 설계상의 문제점도 불거졌다. ‘EPS(Electric Power Saving, 건물의 일반전력 절전용 제어장치)’ 장치가 개별 상가 내부서 발견됐다. 

EPS 장치는 중앙전력공급실(변전실)서 공급하는 전력을 각층 EPS실에 설치된 분기 분전함을 통해 각층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관계자외의 출입을 금하는 장소에 설치돼야 한다. 
 

현재 건물 관리업체서 이 장치를 제어하려면 개인 소유 공간을 거쳐야 한다. 공동 배선 장비가 분양받은 개별상가 구역에 있었다는 건 설계 당시 이 구역에 대한 분양을 고려하지 않다가 추후 분양수익을 높이기 위해 설계변경이 가해졌음을 추측하게 한다. 

입주자 입장에선 느닷없이 공간을 침해당한 꼴이다. 

또한 1층 바닥에 모르타르 작업을 약속한 채 실제 공사에서 이를 생략하자 몇몇 입주자는 자비를 털어 모르타르 공사를 해야 했다. 이후 항의가 계속되자 대방건설은 작업 비용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지만 200만원가량을 들인 상인들에게 회사 측은 10만원의 배상액을 내놓을 뿐이었다.

건물 곳곳서 드러난 부실 공사의 흔적이야말로 입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여름 대방디엠시티1차에서는 비가 새들어오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건물 내부에는 빗물이 심각할 정도로 들어찼고 심지어 엘리베이터는 물이 10cm 넘게 고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공급이 시작된지 불과 6개월가량 지난 시점이었다. 한술 더 떠 최근에는 지하주차장 바닥 곳곳서 갈라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방건설은 입주민들의 A/S 요청을 받아들여 보수작업을 벌였지만 입주민들은 이마저도 미봉책에 불과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입주민은 “신축 1년이 채 안 된 건물서 물이 새고 갈라지는 게 정상인가”라며 “물이 들어찬 엘리베이터의 경우 땜질 처방에 그쳤다. A/S 기간이 끝나면 똑같은 문제가 해마다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마곡지구 랜드마크라더니… 
1년도 안돼 여기저기 하자 흔적

최근에는 건물관리업체와 대방건설의 연결고리를 주목하는 입주자도 부쩍 증가하고 있다. 현재 대방디엠시티1차 관리업무는 D사가 맡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대방디엠시티1차의 ‘관리소장’으로 이름을 올린 구모씨가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의 친인척으로 의심받는다는 사실이다. 

통상 신축 건물은 A/S와 관련해 관리·감독을 관리소서 도맡는다. 이 과정서 관리업체와 시공사가 긴밀한 관계라면 주민들의 불만사안을 회피할 위험성이 도사린다. 이를 막고자 현행 집합건물법 제9조의3항에서는 분양자의 관리의무 등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다. 

분양자에 의한 불법적인 관리인 선정과 관리소 파견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엄모씨가 해당 건물 관리의 총괄책임자이자 운영 전반을 대표하는 ‘관리인’ 직책에 이름을 올린 과정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는다. 중요한 사안임에도 입주자들에게 충분한 고지 없이 관리인 선임이 통과됐고 이때부터 입주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대방디엠시티1차는 인근 주상복합건물들 사이서도 관리 수입과 운영 수입이 높은 축에 속한다. 게다가 대방디엠시티1차에서 매달 D사로 입금되는 금액만 약 1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0%가량이 인건비로 소비되고 있다. 

속타는 입주자들

한 입주자는 “관리소장인 구씨는 대방건설 오너와 친인척이 확실시 되고 있으며 관리인 엄씨는 대방건설에서 손을 쓴 인물이라는 게 공공연한 소문”이라며 “엄청난 월급을 받으면서도 건설사에 대한 입주민들의 성토를 제대로 알리려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방건설은 어떤 회사?

아파트 건설 및 도급공사업을 주목적으로 하는 대방건설은 경기도 고양에 거점을 둔 중견 건설사다. ‘대방노블랜드’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내세워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며 최근 공공택지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전국 각지서 주택분양을 활발히 하고 있다. 

1991년 설립된 광재건설을 모체로 하고 있으며 1998년 현재의 상호로 변경했다.

대방건설은 창립 25년만에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을 바라보는 건설사로 성장했다. 2010년 시공능력평가 108위에 머물렀으나 2011년 30위나 순위가 상승하며 78위로 100위권에 첫 진입했다. 

이후 2012년 62위, 2013년 58위, 2014년 53위 등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주>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