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NH농협금융 웃지 못하는 이유

‘공룡’ 덩칫값 못하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NH농협금융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상반기 지주사 전환 이후 거둔 기분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외부에선 갈길이 멀다는 평가다. 농협금융 계열사의 성적표를 <일요시사>서 정리했다.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지난 2015년 4월 취임한 이래 가장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3분기에 이미 연간 목표 실적을 조기 달성하면서 NH농협금융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멀었다

NH농협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빅배스를 단행하면서 당기순손실 200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빅배스란 손실을 장부에 모두 반영해 일종의 부채를 비용처리 하는 것이다. 하반기 바로 5223억원 당기순이익으로 전환한 이후 실적은 줄곧 우상향 행진이다.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 2216억원이고 최근 발표한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127억원으로 올해 목표 순이익 6500억원에 바짝 다가서더니 지난 3분기 누적 실적 기준 7285억원을 시현하면서 3분기만에 목표치를 달성했다. 

NH농협금융으로서는 기분 좋은 시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이자이익과 NH투자증권의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으로 수익성 개선이 뚜렷하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포트폴리오와 건전성 강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샴페인을 터뜨리기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계열사들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불식시키기엔 여전히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지표였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 NH농협은행은 국내서 영업점이 가장 많다. 지난 2017년 6월 기준 1014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국내 4대 은행인 국민은행(999개), 신한은행(842개), 우리은행(833개), KEB하나은행(792개)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NH농협은행은 초라하다. NH농협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600억원이다. 국민은행은 1조2092억원, 신한은행 1조1043억원, 우리은행 1조321억원, 하나은행 9988억원으로 NH농협은행과 격차가 크다.

비효율적 조직 “갈 길이 멀다”
임추위 인사 칼날 CEO 정조준

조직이 비효율적이라는 분석은 1인당 당기순이익(당기순이익을 직원 수로 나눈 액수)을 살펴보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신한은행의 경우 1인당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576만원이다. 국민은행은 6141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NH농협은행은 2151만원 수준이다. 농협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낮은 실적이라는 평가가 불가피하다.


NH농협생명 역시 비효율적인 조직 경영으로 증권업계의 평가가 우호적이지 않다. NH농협생명은 올 상반기 자산 기준  62조8830억원을 기록해 국내 25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네 번째로 큰 생명보험사로 기록됐다. 

NH농협생명 위로는 교보생명(94조468억원), 한화생명(108조7706억원), 삼성생명(253조3426억원) 뿐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효율성 측면에서 물음표가 찍혔다. 

지난해 NH농협생명이 기록한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95억원으로 1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이에 따른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 사장은 주력 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NH농협생명은 이같은 전략에 따라 상반기 기준으로 보장성보험의 매출 비중을 47.5%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때문에 실적은 부진했다. 통상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이 매출 기여도가 크다. 서 사장의 경영전략이 실적 부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서 사장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또다른 복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NH농협손해보험의 순이익은 오히려 뒷걸음 치고 있는 양상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농협손해보험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67억원으로 전년동기 215억원에 비해 48억원 감소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직전 분기인 3분기 4억5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NH농협손해보험은 18억4337만원을 시현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체질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내년에 있을 사장단 인사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대해서도 눈길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손보 뒷걸음

재계의 한 관계자는 “‘농협’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조직의 크기에 비해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의 수익률이 낮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를 개선하는 노력이 그룹 차원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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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