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주주 오너 일가에 회사 차원서 고배당을 일삼는 ‘반칙’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배당 논란이 재연됐다. 변칙적으로 자행되는 ‘오너 곳간 채우기’는 좀처럼 멈춰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기획으로 고배당 논란에 휘말린 오너 일가를 짚어봤다.
금강주택의 특수관계기업인 ‘하이아트’가 지난해 사상 첫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실적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오너 일가에 귀속된 배당금은 2세 승계 과정서 쏠쏠한 종잣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 큰 배당
2007년 5월 설립된 하이아트는 아파트 분양 및 건축공사를 시행하는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자본금은 5억원. 그간 하이아트는 금강주택의 계열사로 분류될 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3년 매출 ‘0원’서 볼 수 있듯이 회사 존속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에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기에 이른다.
하이아트의 지난해 매출은 2237억원으로 전년 대비 61.4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85억원, 당기순이익은 263억원으로 각각 169.02%, 306.03% 상승했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대 수준이고 영업이익률도 6.88%포인트 높아진 17.22%에 달했다.
가파른 실적 향상은 배당으로 이어졌다. 2016회계연도 감사보고서 분석결과 하이아트는 주주들에게 70억원의 배당금을 건넨 것으로 집계됐다. 1주당 배당금은 7만원. 회사 설립 이래 첫 배당이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26.52%다. 배당의 기본 취지가 주주들에게 회사 이익을 환원하는 차원이라는 점에서 비상장사인 하이아트의 배당성향은 그리 문제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국내 상장사 배당성향은 10∼20%대, 비상장사는 30∼50%대에 몰려 있다. 이는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70억원 오너 일가 품으로
내친김에 승계도 본격화?
배당금은 오롯이 오너 일가 몫이었다. 2016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상에서 하이아트의 정확한 주주구성은 나와 있지 않다. 김충재 금강주택 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것으로만 기재됐을 뿐이다.
다만 오너 일가가 모든 지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만한 근거가 존재한다.
지난해 감사보고서 상에서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을 보면 김 회장에게 배당 외 명목으로 35억366만원이 유입됐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태우 금강비스타 대표에게는 배당금으로 35억원이 지급됐다.
두 사람 모두 대주주로 표기돼있다. 이를 통해 김 회장과 김 대표가 하이아트의 지분을 각각 50% 보유하고 있음을 유추해봄직하다. 달리 말하자면 회사 지분 절반씩 보유한 김 회장과 김 대표가 7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나눠가진 셈이다.
게다가 2015회계연도 기준 차기이월이익잉여금이 약 77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내놓은 70억원의 배당금은 하이아트 입장서 꽤나 큰 액수임을 알 수 있다.
이는 하이아트가 2007년 설립된 이래 2015년까지 쌓아 온 순이익이 지난해 배당을 통해 단번에 유출했음을 의미한다. 263억원의 순이익이 반영된 지난해 하이아트의 차기이월이익잉여금은 268억원이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의 영업활동서 생긴 순이익으로, 배당 등의 통해 사외로 유출시킨 금액을 제외한 사내 유보 부분이다.
현금도 부족한 상태다. 2015년 말 기준 하이아트의 현금 보유분은 18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9억5424만원으로 격감했다. 영업활동 현금 흐름과 투자활동 현금 흐름은 각각 1192억원, 1억원이다. 하지만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1369억원을 기록했다.
이참에…
이렇게 되자 하이아트의 배당은 2세 승계 차원의 작업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로 하이아트는 금강비스타와 함께 승계구도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 바 있다. 금강주택 구도와 분리된 금강비스타의 지분은 김 회장과 김 대표가 각각 60%, 40%씩 갖고 있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금강주택 어떤 회사?
금강주택은 미국 법인인 금강하우징을 제외하고 금강비스타, 하이아트 등 국내서 28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금강주택의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김충재 회장으로 지분 46.9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이한오씨와 최치봉씨가 각각 45.70%, 7.33%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의 슬하에는 세 자녀가 있다. 장남 김태우 금강비스타 대표가 경영권 승계자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금강비스타의 종속기업은 새로 연결된 펜테리움개발을 포함해 ▲펜테리움건설 ▲펜테리움이앤씨 ▲하이아트개발 ▲하이아트이앤씨 등 총 5개 업체다. 2명의 딸 중에서는 김동우씨가 금강주택 자산관리팀 부장을 맡아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