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지하철 막말 동영상 파문

함부로 지하철 타기도 겁나는 세상

지하철 타기가 겁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최근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지하철 막말남’이란 제목으로 한 남자가 노인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유포되며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또 이 폭언을 한 남자에 대한 신상도 유포됐지만 허위로 밝혀져 일명 ‘신상털기’에 대한 문제점도 낳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내용과 함께 네티즌들의 반응을 알아보았다. 

다리 꼬고 앉은 막말남, 불편하다는 노인에 욕설
허위 신상정보 유포로 해당학교 경찰에 수사의뢰

지난달 27일 인터넷에는 4분16초 정도의 충격적인 동영상 한편이 올라왔다. 한 젊은 남자가 지하철에서 노인과 언쟁을 하는 내용이었다.

이 싸움의 발단은 20대로 보이는 젊은이가 다리를 꼬고 앉으면서 시작됐다. 젊은이 옆에 앉은 80대 노인이 젊은이의 구두가 자신의 다리에 닿자 “신발이 옷에 닿아 불편하니 치워달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젊은이는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너 오늘 사람 잘 못 건드렸어 XXX야, 나이 쳐먹고 뭐하는 거야”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욕설을 퍼부었다. 이 남성은 이어 “서울역에서 만나면 죽여버린다. 사람 잘못 건드렸다. 서울역에서 내려라”라고 안하무인격으로 반말을 하며 노인에게 겁을 주기도 했다.

해당학교 업무마비

이 젊은이는 싸움을 말리려는 주변에 있던 60대 노인도 팔로 밀어버리며 “잡지 마 잡지 말라고”라고 말을 하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내 지하철 안은 어린 학생들이 귀를 막고 괴로워하거나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결국 이 젊은 남자는 주위 시선을 의식한 듯 난동을 멈췄고 당사자였던 80대 노인은 헛웃음을 지으며 점잖게 응수했지만 주위 승객들은 젊은 남성을 쳐다보며 저마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처럼 사회가 점점 개인화 되어가면서 웃어른에 대한 공경의 마음도 예전 같지는 않다. 이번 사건과 비슷한 예로 지난해 12월에는 ‘지하철 반말녀’라는 제목으로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20대 여성이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던 노인들에게 반말로 “나 이제 내리니깐 그 때 앉어. 모르는 인간이 말 거는 거 XX 싫어”라고 신경질을 부리는 장면이 인터넷에 유포되기도 했다.

이러한 ‘무개념’의 젊은이들이 등장하자 네티즌들은 앞 다퉈 이들의 신상을 유포하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이렇게 이번 막말남에 대한 신상도 공개됐다. 동영상이 공개된 지 얼마 안 되어서 인터넷에 막말남의 정체에 대한 내용이 확산됐다. 인터넷에 올라온 막말남에 대한 신상은 ‘서울 서초구에 사는 변길섭. 현재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 4학년 재학중. 종로구의 토익학원 다님’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내용이 불거지자마자 한양대측은 발끈했다. 학교 내의 기계공학과는 물론 학교를 통틀어 이러한 이름을 가진 학생이 없다는 것.

급기야 한양대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대학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어 성동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고 최초로 허위 정보를 유포한 자를 찾아낼 것이다”고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한양대는 이 허위로 유포된 정보가 공개된 이후 아침부터 계속적으로 항의 전화가 걸려와 하루종일 업무가 마비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인터넷에는 특정 사건을 일으킨 사람에 대해서 집중적인 신상털기가 예전부터 이어지고 있고 일부 네티즌들은 이러한 정보를 마구잡이로 유포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채 단지 유추하고 추정하는 성격에 지나지 않아 이로 인해 사건과 전혀 무관한 제2의 피해자들만 양산시키고 있어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려대 의대 성추행 사건 피의자로 네티즌들에 의해 허위로 지목된 의대생이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 미니홈피 주소의 신상을 인터넷에 무단으로 올린 8명을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허위 신상털기로 인한 폐해가 극심하다. 

사실에 입각안한 허위정보

이번 사건에 대한 다음 아고라의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아이디 nar***는 “막말남이 노인에게 사죄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면 제2, 제3의 막말남 막말녀는 계속 나오는 것이다”며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더 발생하지 못하도록 사회적으로 더욱 엄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아이디 pss****는 “지하철에서 발 꼬아서 옆 사람에게 피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힘없어 보이는 노인이 말을 하니까 난리를 치는 것 같은데 주변에 젊은 사람들이 있었다면 그를 혼내줬어야 하는데 그러다가는 자신만 힘들어지니까 그러기도 힘든 것 같다”고 무관심한 현 세태를 꼬집었다.

아이디 realty-****는 “대학생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는데 요즘 대학생들을 만나보면 교양과 인격이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학생들에게 수학·영어를 가르치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국민윤리나 도덕과목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가르쳐 인성이 된 사람을 키워내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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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