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만점 ‘SNS열풍’ 천태만상

"우리만 몰랐던 이야기" 원나잇에 가정파단까지?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열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확산은 SNS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언제 어디서나 SNS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 SNS혁명을 이끌 고 있는 것. 하지만 모든 현상에는 흑과 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져는 안된다. 생활을 편리하게만 해줄 줄 알았던 인기만점 SNS 역시 신상털기를 비롯해 납치협박, 스토커, 성매매 등의 범죄에 악용되는 등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현대인의 필수 아이콘이 돼버린 SNS 단면에 대해 취재했다.

트위터 세컨 아이디 만들어 원나잇 혹은 성매매
SNS 공개사진 보고 스토커질…가정불화 일으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은 이미 우리 삶 깊은 곳까지 침투했다.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의 가입자는 7억명에 육박하고, 트위터 이용자는 2억명이 넘는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싸이월드가 2500만명으로 가장 많고, 트위터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미투데이의 가입자 또한 570만명에 이른다.

SNS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해 새로운 인맥을 형성하거나 기존의 인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시공간을 초월해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물론 이전에도 인터넷상의 카페, 클럽, 동호회 등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이는 자신들의 정보를 공유한다는 측면에 있어서는 폐쇄적인 성향을 가졌다.

새로운 세상 SNS?

하지만 SNS는 다르다. 자신의 관심사와 어떤 사안에 대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인터넷동호회 같은 것들보다 더욱 개방적이고 관계를 맺는 사람의 범위가 넓다.

SNS의 이 같은 특징은 처음에는 장점으로 비춰졌다. 오프라인에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이나 친척을 만날 수 있고,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의견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는 등 이용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점인줄로만 여겨졌던 이 같은 특징은 화살이 되어 돌아왔다.

가장 큰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유언비어 혹은 잘못된 정보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들 수 있다. SNS의 특성상 잘못된 정보를 습득한 다수의 군중에 의해 소수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발생한 유명 스포츠 아나운서의 자살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악성 루머가 SNS를 통해 확산됐고, 이에 대한 악성 댓글과 신상털기가 계속 되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고 만 것.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당 아나운서의 자살 사건을 두고 자살이 아닌 SNS에 의한 타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트위터를 이용해 원나잇 스탠드나 성매매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아 충격을 주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자신을 드러내놓고 타인과 소통하는 줄로만 알았던 트위터의 경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세컨 아이디를 만들 수 있어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은 채 원나잇이나 성매매 등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SNS 마니아 고모(28)씨는 “스마트폰 확산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트위터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여러 현상들이 발생했다. 초창기부터 트위터를 이용해왔는데 최근 두드러지는 현상은 세컨 아이디를 이용한 원나잇이나 성매매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씨에 따르면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기존 아이디 대신 세컨 아이디를 만들어 활동한다. 인터넷 아이디처럼 익명성이 보장되는 것. 익명성을 보장받은 이들은 본명도 숨긴 채 원나잇 상대를 찾아 트위터를 전전하고, 그러던 중 같은 목적의 이성을 만나 팔로우를 맺은 뒤 약속 장소에 미리 나가 상대방의 외모를 보고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팔로우 해버린다는 설명이다.
고씨는 "원나잇은 그나마 낫다. 일부 여성 트워터리안은 성매매를 목적으로 남성들에게 접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사진을 올려 남성들의 관심을 받은 뒤 은밀히 성매매를 제안하기도 한다는 것.

이와 반대로 SNS의 긍정적인 면을 활용하려는 사람들의 피해도 적지 않다. SNS을 통해 친구들과 연락하고, 좋은 인맥을 만들려고 했다가 오히려 납치협박, 스토커,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악용되기도 하는 것.

실제 피해자들은 SNS에 단란한 가족사진을 올려놨다가 자녀 납치 협박을 받기도 하고, 휴대전화번호를 포함한 개인 프로필을 공개했다가 원치 않는 이성으로부터 끈질긴 구애에 시달리기도 하는 등 피해가 상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정주부 김모(29·여)씨는 일면식도 없는 트위터리안의 악의성 있는 댓글로 남편과 크게 싸우고 하마터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을 뻔 했다. 돌을 갓 넘긴 아이와 함께 찍어 올린 가족사진이 문제가 됐다.

범죄에 악용되기도

김씨는 "어느날 갑자기 휴대전화 카카오톡에 어제 나이트에서 만난 남자라는 메시지가 떴다"면서 "나이트는커녕 아이를 돌보느라 제대로 된 여가시간도 보내지 못하고 있던 터였기 때문에 메시지를 잘못 보낸 것 같다고 답변하자 상대 남성이 공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상대 남성은 어제 "나이트에서 좋은 시간 보내지 않았느냐"면서 "사진을 보니 맞는데 왜 오리발이냐. 결혼한지는 몰랐다"고 재차 메시지를 보냈다. 어떻게든 상대 남성을 떼어내려 했지만 그는 오히려 거머리 같이 연락을 해댔고, 결국 남편이 이 사실을 알게 되는 바람에 오해가 생겨 한바탕 부부싸움이 벌어졌다.

오랜 대화로 남편과의 오해는 풀었지만 해당 남성은 오히려 당당했다. "남편과 자식까지 있는 여자가 천박하게 밖에서 남자를 만나고 다닌다"며 인격모독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

김씨는 "남편이 나서 해당 남성을 떼어냈지만 일주일 정도 만나지도 않은 남성에게 시달리고 보니 SNS의 무서움을 실감했다"면서 "이후 가족사진을 내린 것을 물론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SNS는 우리가 모르고 있던 여러 폐해를 포함하고 있다. 아이디 하나면 실명은 물론 위치, 스케줄은 물론 계좌정보 등의 금융 관련 정보까지 파헤쳐져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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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