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맞아?’ 펑펑 물 쓰는 부자동네 백태

먹을 물도 부족한데…물장난이 웬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계속되는 최악의 가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지자체들의 물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공폭포·분수 등의 수경시설 가동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수경시설을 원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아 지자체들의 수심은 깊어만 간다. 또 농촌에선 가뭄으로 인해 서로를 감시하는 문화가 생겼다. 주민들 사이에 정(情) 마저 가뭄에 말라가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인공폭포·분수 등 공원 내 수경시설 가동에 나선 지자체들이 최악의 가뭄과 맞닥뜨리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가 예산을 지원해 여름철 한시적으로 가동하는 물놀이 시설은 시민에게 잠시나마 더위를 식히고 청량감을 준다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먹을 물도 부족할 정도로 가뭄이 심각한 현실을 감안할 때 부적절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농민 죽겠는데
볼거리 제공?

경기도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각 지자체들은 시민들의 무더위 해소와 볼거리 제공을 목적으로 지난달 또는 이달 들어 공원에 설치된 분수, 인공폭포, 물놀이 시설 등 각종 수경시설을 가동했다. 

수원시는 관내 46개 수경시설 운영을 시작했다. 어린이들이 물을 맞으며 간단한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시설 8곳을 비롯해 바닥분수·음악분수·인공폭포 등으로 구성됐다. 용인시 또한 이달 초부터 33개 수경시설 가운데 근린공원 등에 설치된 바닥분수 10개를 우선 가동했다. 

안양시는 지난달부터 중앙공원과 삼덕공원 내 수경시설 운영에 나섰고 고양시도 호수공원 분수 8개와 근린공원 수경시설 43개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역대 최악’으로 일컬어지는 가뭄이 지속되면서 수경시설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다. 일부 지역에선 먹을 물조차 부족한 실정서 물놀이 시설 가동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수원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분수에서 시원하게 물이 나오는 모습을 보면 더위를 잊을 수 있어 기분이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뭄이 심한데 ‘이래도 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씁쓸해했다. 

반면 어린 자녀를 둔 일부 부모들은 물놀이 시설을 계속 가동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용인에 거주하는 B씨는 “날이 더워지면서 아이들이 뛰놀 곳이 마땅치 않은데 수경시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가뭄에 물 낭비를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적정 수준에선 가동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경시설 운영에 도로에 물 펑펑
물낭비 비판 봇물…지자체 골머리

이에 지자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수경시설 가동-중단을 놓고 상충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용인의 경우 민원이 잇따르며 이번 주까지는 시범운영을 하고 다음 주부터는 잠정 중단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가동을 하면 한다고, 안 하면 안 한다고 민원이 반복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참 난감한 상황”이라며 “다른 시군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시민 정서에 반하지 않는 선에서 가동 시기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 부평구는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상수도 원수를 사용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 부평구는 최근 서부간선수로(농수로) 700m 구간에 상수도 원수인 풍납취수장 물을 공급해 달라고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에 요청했다. 

물의 양만 하루 평균 3000∼5000t에 달하는 규모다. ‘물 재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먹는 물을 제외한 하천 유지용수, 친수용수, 조경용수 등은 빗물이나 재처리수를 사용토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부평구는 도시개발로 상류가 막힌 굴포천, 농수로인 서부간선수로를 주민들의 친수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라도 상수도 원수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부간선수로가 농수로다 보니 간헐적으로 물이 공급돼 악취, 미관 저해 등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풍납취수장 물을 끌어 쓰기로 한 것이다. 

“물놀이라니” 
“놀 곳 없다”

그러나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이미 지난 2008년부터 굴포천 유지용수로 하루 2만여t(연간 4억∼5억원)의 상수도 원수를 공급하고 있다며 추가 공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천유지용수를 위한 재처리수 사용이 의무가 아니다 보니 부평구가 상수도 원수에 의존해 친수공간을 만들려고 하면서 물 낭비의 우려가 있다는 반응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물절약을 위해 현행법상 하천유지용수, 친수·조경용수는 재처리수 사용이 원칙이고 대부분 하천이 재처리수를 사용하고 있다”며 “농수로인 서부간선수로에 농업용수가 아닌 하루 수천t의 상수원수를 공급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친수공간을 원하고 있지만 도심 속 굴포천이나 서부간선수로에 물을 대기 위해서는 상수도 원수를 사서 끌어들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가뭄이 연례화, 장기화하면서 물 절약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자체들도 있다. 경기도 여주시는 가뭄이 장기화해 생활용수 부족이 우려되자 지난 2일 시민들에게 생활 속 절수를 당부했다. 양치질이나 면도 시 수도꼭지 잠그기, 주방용수 사용량 줄이기, 목욕이나 샤워 시 물 아껴쓰기 등 수돗물 절약방법 7가지를 담은 안내문을 배포하고 검침원을 통해 지속해서 절수를 안내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와 강원지방기상청, 강릉시의회 등 지역 내 16개 기관단체도 “당분간 큰 비가 내리지 않으면 생활용수 제한급수도 불가피해질 수 있다. 시민 모두 물 아껴 쓰기 실천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합동 담화문을 발표했다.

속초시 역시 가뭄에 따른 식수 부족이 우려되자 물 아껴 쓰기 운동에 나섰다. 시는 세수와 양치질, 면도 등은 수돗물을 잠그고 하고 세탁기를 이용할 때 가능한 한 세탁물을 모아서 하며, 설거지를 할 때는 세제 사용량을 줄이라고 당부했다. 
 


수도꼭지를 절수형 제품으로 바꿀 것도 주문했다. 속초시 관계자는 “가뭄이 더 이어지면 제한급수도 불가피하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껴 쓰는 습관을 생활화하자는 의미에서 절수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물 부족 해소를 위해 사용한 물이나 빗물을 재사용하려는 사업들도 곳곳서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 오산시는 2009년 5월부터 그동안 그냥 하천으로 흘려보내던 하수를 다시 처리해 인근 공업단지 내 기업체에 팔아 물 낭비를 막는 것은 물론 높은 수익까지 올리고 있다. 시는 한번 처리한 하수처리 수를 필터 등으로 재처리한 뒤 1t당 1014원씩, 하루 1만t가량을 공업용수로 공급한다. 

이같은 물 재활용 시설이 경기도 내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도내 물 재이용시설은 722개(시설용량 1일 629만4000여㎥)에 달한다. 건축물의 지붕 등을 통해 빗물을 모아 이용하는 빗물이용 시설이 437개, 오수를 개별적 또는 지역적으로 모아 처리한 뒤 재활용하는 중수도 시설이 136곳, 오산시와 같은 하수처리 수 재이용시설이 149곳이다. 

말라버린 물
말라버린 정

이들 물 재이용시설을 통해 현재 재활용되는 물은 1일 평균 70만9500여t으로, 2015년 말 기준 수원시와 성남시 시민들이 사용하는 하루 상수도 급수량과 비슷한 규모이다. 재이용하는 물은 주로 조경수나 화장실용수, 청소용수, 하천유지용수, 공업 및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한다.

경기도는 최근 3년 연간 강우량이 평년 수준을 크게 밑돌면서 갈수록 물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같은 물 재활용 시설 설치를 적극적으로 확대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물이 부족한 국가 중 한 곳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시설 설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도 지역내 대표적 신도시인 상무지구에 대한 물 순환 선도사업을 최근 본격화했다. 이 사업은 빗물 유출을 줄이고 재이용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도시의 건전한 물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 도시화로 빗물이 그대로 하수관을 통해 일시에 하천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도심 물 순환 체계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상무지구 사업을 시작으로 물 순환 개선 사업을 도심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건축, 도시계획, 공원 등 관련 부서와 협업을 통해 민간사업에도 확대 적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한국도 물 부족 국가 중 한 곳이다. 이제는 비만 기다려서는 안 될 시기가 됐다”며 “앞으로 주민들도 물 아껴 쓰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지자체들은 빗물이나 이미 사용한 물도 다시 사용하기 위한 사업을 활발히 펼쳐야 할 때”라고 밝혔다.

공용 지하수 서로 감시하고
먼저 쓰려다 주먹다짐 빈번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촌에서 이웃 주민 간에 물과 관련한 다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까지 강수량은 전국 평균 187㎜로 평년 대비 54%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경기 안성시, 충남 서산시, 충남 예산군 등의 저수율은 13∼15% 수준이다. 

물이 모자라다 보니, 물 사용을 두고 이웃 간에 ‘물 분쟁’이 벌어지곤 한다. 

안성시 양성면에 사는 김모(56)씨는 “얼마 전에 이웃 주민이 집에 놀러 왔다가 ‘설거지를 바로바로 하나 보다’라며 눈치를 주고 갔다”며 “이제는 집에 사람을 초대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가뭄에 이웃 간 정(情)도 말라버린 것 같다”고 했다. 

이 마을에선 최근 이모(62)씨가 이웃 밭이 말라가는 걸 보고 자신의 집에 모아뒀던 물을 뿌려줬다 주민들과 다투기도 했다. 지나가다 이 모습을 본 이웃 주민들이 “논에 댈 물도 없는데 밭에 물을 주느냐”며 화를 낸 것이다.
 

충남 서산시에서는 ‘관정(管井)’을 파는 것을 두고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산시에선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지하수를 쓸 수 있도록 관정 설치비를 지원했다. 

시에서는 비교적 지하수가 풍부한 인지면 산동리를 대형 관정 개발 지역으로 선정했는데 이 물이 다른 마을에도 이용된다는 걸 알게 된 농민들이 “우리 마을의 지하수가 마른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산동리 관정 개발’은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충남 홍성군에서는 자기 논에 먼저 물을 대려고 싸우던 이웃 농민들 사이서 ‘물꼬 싸움’이 벌어져 마을 사람들 간 폭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마을 이장들이 나서서 “물이 부족하니 생활용수를 최대한 절약해서 사용해달라. 빨래나 설거지도 자제 부탁한다”고 방송하는가 하면 이웃 주민 간에 서로 물을 사용하는 걸 견제하기도 한다. 

특히 마을 규모가 30∼40가구 정도로 작아 공동 지하수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주민 간 감시가 더욱 심하다. 지하수 물이 말라 단수가 되면 당장 생활에 큰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물 절약 적극 
나서는 지역도

물 부족이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힘들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도 늦어 가뭄이 8∼9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최대한 가뭄 피해를 줄일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이상 기후 때문에 벌어진 현상인 만큼 아껴 쓰는 것 이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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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