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림 숲길 체험 ①양평 산음자연휴양림

사계절 보약같은 ‘치유의 숲’

숲은 듣는다. 밤사이 피운 꽃망울의 열림, 바람 따라 여행을 시작하는 씨앗의 떨림, 서걱서걱 풀잎을 꿰는 애벌레의 움츠림 하나하나에 귀 기울인다. 나무는 땅속 깊이 뿌리내려 울창한 그늘을 만들고, 한 걸음 비켜서서 물길을 틔운다.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살아 있다는 증거로 싹을 틔우고, 때가 되면 스스로 거름이 된다.
 

숲은 인내하고 생명을 보듬고 마지막에 길을 낸다. 숲을 찾는 사람에게 내미는 손길과 발길이다. 양평에 자리한 산음자연휴양림의 숲길이 그렇다. 화려하지 않아 아지트로 삼고 싶은 공간이다. 휴양림은 사계절 내내 마음을 다독이는 치유의 숲을 품었다. 위로가 필요할 때면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산그늘 우거진 숲길

산음은 산그늘이란 뜻이다. 휴양림 인근 봉미산과 용문산, 소리산의 높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에워싸 산그늘에 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꼬불꼬불한 도로를 따라 휴양림에 도착하면 잣나무와 낙엽송, 물푸레나무, 참나무가 하늘로 솟았고, 국수나무와 병꽃나무, 쪽동백, 노린재나무가 어른 키와 맞닿는다. 

숲길은 매표소와 야영장을 지나 산림문화휴양관서 시작한다. 건강증진센터 기준으로 왼쪽 치유의 숲과 2야영장 오른편에 난 치유의 숲을 따라 전체 2km 정도 산책로가 이어진다. 건강증진센터 입구의 데크 로드는 약 260m로 잣나무 숲에 조성됐다. 센터 뒷길서 본격적인 산책로가 시작된다. 

천천히 걸으며 고개를 숙여보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계절은 낮은 곳부터 천천히 오는 모양이다. 초록 잎을 이불 삼아 덮은 홍자색 족도리풀도 그렇다. 땅의 온기에 기대어 새색시 족두리처럼 오므린 입을 둥지의 아기 새처럼 봄 햇살을 향해 벌린다. 


족도리풀은 커다란 잎 아래 숨어 땅벌레가 꽃가루받이 해준단다. 그 뿌리인 세신이 진통에 효과가 있고, 구취가 심할 때 좋아 은단의 원료로 활용되는 풀이다. 애호랑나비는 족도리풀의 잎 뒷면에 알을 낳는다. 
 

벌이 와서 수정되면 꽃 색이 변한다는 병꽃나무, 쪽동백과 당단풍이 하나가 된 연리목도 만날 수 있다. 연리목은 시간이 흐르면 유전자를 공유하며 살아간단다. 

산음자연휴양림 치유의 숲은 양 갈래 큰 숲길 사이로 오솔길이 다리처럼 나서 오르다가 힘들 때 옆으로 내려오면 된다. 걷다 보면 거미줄이 가로막기도 한다. 멈춰 세웠다고 탓하지 말자. 자연을 걸으며 뿌리내린 시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니까. 

숲길 따라 아홉 갈래 계곡물 소리가 발길에 장단을 맞춘다. 여름이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다. 산책하듯 걷다가 편평한 돌에 걸터앉아 계곡물에 발 담그면 피로가 사라진다. 일급수에 산다는 도롱뇽도 만날 수 있다. 돌덩이를 들추면 도롱뇽 알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청량한 공기·새소리가 만병통치약
한 번 온 사람은 꼭 다시 찾는 안식처

산음자연휴양림에는 볼거리, 즐길 거리도 많다. 휴양림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LOVE 포토 존과 생태연못, 산음약수터가 나온다. 야영데크서 시원한 밤을 보내는 이들, 멀리 지방서 물맛 좋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 등산객까지 모든 이의 목을 적셔줄 소중한 수원이다. 

산림청 1호 ‘치유의 숲’으로 지정된 이곳서 진행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단연 인기다. 산림치유지도사가 건강증진센터에 상주하며 이용객을 대상으로 명상, 숲 속 체조 등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약하지 않아도 당일 5인 이상이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산림치유지도사는 “처음 참여할 때는 어색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숲길을 걷고 나면 어느새 마음을 열고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면서 치유가 시작되죠”라며 한 번 온 사람들이 다시 찾는다고 했다. 혼자 숲길을 걸을 때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진행되는 숲 해설은 산림문화휴양관 인근 정자서 시작한다. 이곳 뚝딱이 공방에서도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목공예 체험이 가능하니,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로 찾아도 좋다.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온다는 야영객은 221·222번 야영데크를 추천한다. 이른 아침 곤줄박이와 동고비, 다람쥐가 주로 찾는 곳이란다. 청량한 공기, 새소리와 함께 맞는 아침은 만병통치약이다. 
 

청정 도시로 알려진 양평은 찾아갈수록 마음이 물드는 곳이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자연정화 공원 세미원, 용문산 용문사로 향하는 산책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의 수숫단 오솔길까지. 자연과 어우러진 모든 길이 양평으로 난 셈이다. 두물머리는 서울서 1시간 거리로, 그 고즈넉함을 맛본 이들은 이른 새벽에 찾는다. 

조선시대에 이곳은 강원도 산골서 뗏목 타고 물길 따라 한양으로 향하는 떼몰이꾼들이 하루 쉬었다 가는 지점이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얼싸안으며 흐르는 풍경이 한 폭의 수묵화 같다. 세 그루가 한 그루처럼 생긴 느티나무가 이곳의 상징이다. 

동심과 마주하다

두물머리서 배다리를 따라 강을 건너면 세미원이다. 자연정화 공원으로 조성된 이곳은 7월이면 연꽃이 피어 더욱 아름답다. 세미원은 관수세심(觀水洗心), 관화미심(觀花美心)서 유래한 이름이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인데, 정원에 가득한 수목과 풍경에 마음이 놓인다. 
 

용문사로 향하는 길 또한 힐링이 된다. 1km 남짓한 길에 흐르는 도랑물 소리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30호)는 현재 우리나라서 가장 크고 오래된 은행나무다. 

수령 1100년으로 추정되며, 가까이서 보면 장엄한 자태와 영적인 기운까지 느껴진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테라로사 서종점도 인기다. 시간대에 따라 갓 구운 빵이 나와 식사 후 카페 나들이하기 좋다. 붉은 벽돌 건물 내부는 1·2층 중간이 트여 커피 공장 같다. 테라로사 바로 옆에는 다양한 영업점이 있어 볼거리도 많다.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은 단편소설 〈소나기〉에 묘사된 장면을 재현한 공간이다. 맑고 순수한 소년과 소녀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 배경이 바로 양평. 황순원문학관은 지상 3층 규모로 황순원 선생의 유품과 작품을 전시한다. 학의 숲, 송아지 들판, 수숫단 오솔길을 걸으며 동심과 마주할 시간도 놓치지 말자.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두물머리→세미원→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테라로사 서종점→산음자연휴양림 
1박2일 코스 [첫째 날] 두물머리→세미원→들꽃수목원→양평군립미술관→용문산관광단지→용문사 [둘째 날] 산음자연휴양림→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잔아문학박물관→테라로사 서종점→남양주종합촬영소→수종사

관련 사이트
- 양평문화관광 http://tour.yp21.net
- 세미원 http://www.semiwon.or.kr
- 산음자연휴양림 http://www.huyang.go.kr
- 산음 치유의 숲 프로그램 예약 http://cafe.naver.com/saneumhealing
-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http://www.sonagi.go.kr

문의 전화
- 양평군청 관광기획팀 031)770-2068
- 산음자연휴양림 031)774-8133
- 세미원 031)775-1834
-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031)773-2299 
- 테라로사 서종점 031)773-6966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양평,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22회(06:15~21:30) 운행, 약 50분 소요. 상봉시외버스터미널서 하루 4회(07:00~18:30) 운행, 약 1시간 소요. 양평시외버스터미널서 2-2·2-5·2-11번 시외버스, 고복 정류장 하차, 약 2시간30분 소요. 산음자연휴양림까지 도보 약 1km.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http://www.ti21.co.kr 상봉시외버스터미널 02)323-5885 버스타고 http://www.bustago.or.kr 양평시외버스터미널 031)772-2341

[기차/전철] 청량리역-용문역, 무궁화호 하루 9회(07:00~23:25) 운행, 약 40분 소요. 경의중앙선 용문역 하차. 용문버스터미널서 2-2·2-5·2-11번 시외버스, 고복 정류장 하차, 약 1시간20분 소요. 산음자연휴양림까지 도보 약 1km.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com 서울도시철도공사 1577-5678, http://www.smrt.co.kr


자가운전
설악IC교차로→신천중앙로 따라 18.5km→양평·단월·산음자연휴양림 방면 우회전→석산로 6.5km→고복·산음자연휴양림 방면 우회전→산음보건진료소 지나 산음자연휴양림 방면 우회전→고복길 따라 약 3km→아띠울펜션 지나자마자 우회전→산음자연휴양림

숙박 정보
- 산음자연휴양림 : 단월면 윗고북길, 031)774-8133, http://www.huyang.go.kr
- 용문산리조트펜션 : 용문면 연수로590번길, 031)772-3340, http://www.ypguide.co.kr
- 수다락펜션 : 단월면 윗고북길, 010-3753-2501

식당 정보
- 문리버(한방약오리백숙): 강하면 전의1길, 031)774-2714
- 식사는바우네집으로(백반): 서종면 중미산로, 031)775-2169 
- 포마이도터(수제버거): 종면 꽃대울2길, 031)775-7030

행사 정보
2017세미원봄빛정원문화제: 6월18일까지, 세미원(오후 9시까지)

주변 볼거리
두물머리, 세미원, 용문사, 구둔역, 양평레일바이크,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양평군립미술관, 민물고기생태학습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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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