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고은 시인이 퇴거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논란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경기 수원문인협회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은 시인을 수원서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병두 수원문인협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서 “6월2일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개최하려던 가칭 ‘수원문화관 또는 홍재문학관 건립 추진을 위한 심포지엄’을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연기하고, 오직 고은 시인을 지키는 데 진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는 당장 눈앞의 셈법에 어두워 우리 수원시에 큰 별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며 “정말 고은 시인의 시구처럼 ‘올라갈 때는 보이지 않던 꽃이 내려갈 때 보이듯이’ 시인이 수원을 지키고 있을 때는 그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그가 떠난 뒤 아쉽고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고은 시인은 현재 수원시 상광교동 일부 주민들로부터 그의 거주지인 광교산서 퇴거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특혜 논란으로 수원시 떠나나
지역이기주의 논란으로 비화
주민들은 “지난 47년간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등 이중 규제 때문에 주민들은 주택 개·보수조차 마음대로 못하는데, 시를 쓰는 문인에게 조례까지 만들어가며 시민의 혈세를 쏟아 붓는 수원시의 의도가 의심이 간다”고 주장했다.
수원시 측은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한 언론과 인터뷰서 “수원의 인문학적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분이어서 모셔온 것이고, 시 자산에 거주하니 시설 유지관리도 시에서 지원하는 것”이라며 “고은 시인은 수원시민을 위해 시도 많이 쓰고, 강의도 하면서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런 분이 수원을 떠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고은 시인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 한때 고은 시인이 수원시를 떠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과열되는 양상이었으나 와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고은 시인은 경기 안성서 20여년 넘게 살다 지난 2013년 수원시의 요청을 받고 현재 거주 중인 상광교동으로 거처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