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위한 ‘애프터클럽’ 생생 체험기

신개념 ‘부킹 초이스’ 등장 “룸이야, 클럽이야?”

최근 ‘애프터클럽’을 모토로 하는 부킹 초이스 전문 ‘아담&이브’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20대의 전유물로만 알려졌던 클럽의 분위기에 ‘부킹 초이스’라는 색다른 초이스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부킹 초이스란 ‘부킹’과 ‘초이스’를 결합시킨 의미다. 마치 부킹을 하듯 나가요 아가씨를 초이스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곳의 분위기는 흡사 청담동 등 강남에 산재되어 있는 클럽들과 꼭 닮아있다. 음악 역시 트랜스와 일렉을 위주로 하고 있어 가슴 속에 숨어있던 잠재된 욕망을 폭발시킬 수 있다. 또 한편에는 룸이 준비되어 있어 30~40대만의 은밀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제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없었던 전혀 색다른 콘셉트가 출현했다고 보면 된다. 취재진이 직접 현장에 가서 그 생생한 풍경을 담아왔다.

클럽처럼 즐기다가 ‘눈 맞으면’ 룸으로 ‘고고씽’
마음만 맞으면 언제든 스테이지에서 ‘부비부비’

취재진이 ‘아담&이브’를 찾은 것은 지난 5월 중순. 신사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이곳은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적인 강남클럽을 닮아있다. 하지만 정작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풋풋한 클럽 분위기가 펼쳐진다.

클럽 DJ가 직접 음악을 틀고 있으며 가슴을 울리는 전자 음악들이 압도적인 불륨으로 심장을 때린다. 한켠에서는 ‘수질 좋은’ 이십대 초반의 아가씨들이 음악에 몰입한 채 흥겹게 춤을 추고 있고, 이국적인 금발의 러시아여성 10여명도 섞여 춤을 추고 있었다. 그녀들은 ‘나가요 아가씨’이기는 하지만 정작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직업을 잊고 클럽에 와서 놀듯이 즐거운 모습이었다.

부킹하듯 초이스 or 초이스 하면서 부킹

이곳의 영업시간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이른바 ‘애프터클럽’이라고 이름붙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전 9시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클럽이 끝나는 시간 이후에 놀 수 있는 2부 클럽’이라는 의미로 밤새도록 미친 듯이, 즐기고 싶은 욕망을 반영하고 있는 것.

이곳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이른바 ‘부킹 초이스’라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타면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면서 자신이 눈여겨 본 아가씨와 대화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아가씨와 이야기를 해도 상관없다. 이렇게 클럽에서처럼 놀다가 마음에 드는 여성을 찾으면 그때부터 룸으로 들어가서 일반적인 룸살롱에서처럼 즐기면 된다.

최근 몇 년 사이 룸살롱의 초이스 방식은 여러 가지 변화를 거듭해왔다.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는 ‘매직미러’를 이용하기도 했고, 룸에서 CCTV를 통해서 아가씨를 초이스 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한때 등장했었다. 그런데 이런 초이스의 단점은 ‘인간적인 숨결’이 없다는 데 있다. 부킹 초이스가 특별한 것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분위기 자체가 클럽이다 보니 대화를 하는 것은 물론 상대방이 어떻게 노는지 모습을 보면서 진짜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하면 보다 정확한 아가씨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고 따라서 나머지 룸에서 노는 시간도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

정 마음에 드는 아가씨가 없으면 초이스를 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그저 가볍게 퇴근 후 맥주 한두 잔을 먹은 뒤 집으로 향할 수 있는 것. 이러한 부킹 초이스는 기존의 초이스 방식을 완전히 뒤집은 ‘패러다임의 변화’라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30~40대는 가기 힘든 클럽의 형식이기 때문에 색다른 경험까지 가능하다.

30~40대 남성들 새로운 놀이터

최근 들어 ‘아담&이브’에 자주 출입을 했다는 직장인 김모(32)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나도 예전에 홍대 클럽에 들어가려다가 거부를 당한 적이 있었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서럽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느꼈다. 그 이후로 홍대 클럽에는 들어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늘 클럽의 열기를 꼭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다. 특히 여기에서는 마음껏 대화를 하면서 초이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초이스에 대한 새로운 자유를 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실제 3명 이상과 대화를 한 뒤에 초이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 가장 맞는 아가씨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그냥 뻘줌하게 방에서 초이스를 하는 것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한 직장인 김씨 역시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격찬을 했다.

“솔직히 과거에는 초이스가 초이스가 아니었다. 그냥 한정된 여성을 짧은 시간 안에 얼굴과 외모만 보고 판단해야 했으니 수박 겉핥기식이라고나 할까. 몇 번 가게 되면 그것도 식상해져서 그리 재미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부킹 초이스는 얼마든지 아가씨에게 먼저 다가가 부킹을 하고 재미있는 놀다보니 과거의 부킹하고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마음 편하게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주는 것 같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곳에서는 ‘역초이스’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아가씨가 남자 손님을 보고 마음이 끌리면 먼저 와서 초이스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이제 남성 손님들은 정말로 자신이 클럽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


외국남녀도 함께 즐기는 다양한 문화체험 가능
아가씨들이 남성 고르는 ‘역초이스’도 인기만점

그런가 하면 이러한 클럽 분위기의 룸살롱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그것은 룸에서 술을 먹다가도 언제든지 밖으로 나와 스테이지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 과거 일반적인 룸살롱의 경우 그저 답답한 방에 노래방 기기를 가져다 놓은 다음에 그곳에서 복작거리며 노래를 부를 따름이었다. 하지만 언제든 기분이 내키면 밖으로 나와 춤을 추다보니 아가씨와 손님간의 거리감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친밀감이 쌓이게 된다는 것. 

아가씨 역시 손님과 더욱 친근하게 되니 자신이 현재 일하고 있는지 클럽에서 놀고 있는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취재진은 실제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실 룸살롱 아가씨도 엄연한 직업인인데, 이곳에서 일하다보니 내가 일하고 있는지 그냥 놀고 잊는지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아도 클럽을 좋아해서 주말만 되면 클럽으로 달려가곤 했는데, 이제는 내 일터가 클럽이 되어버렸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나. 이렇게 즐겁게 일하다보니 손님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만족도도 높아졌다.”

아가씨들이 이렇게 열심히 놀다보니(?) 남성들도 더욱 더 흥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또 다른 한 아가씨는 ‘이곳은 철저하게 능력제 이다보니 아마도 향후 에이스들이 더욱 많이 몰릴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백모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부킹 초이스는 한마디로 오픈된 초이스라고도 할 수 있다. 얼마나 잘 노느냐에 따라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가 결정되기도 한다. 결국 능력 있는 에이스들에게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 당연히 더욱 많은 에이스들이 모이게 마련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남성들이 오게 되고 이것이 선순환이 되면서 더더욱 재미있는 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역시 얼마 전부터 압구정 댄스학원에서 봉 댄스를 배우고 있다,”

최근 접대를 위해서 ‘아담&이브’를 찾은 후 상대가 크게 만족했다는 이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원하면 언제든지 ‘부비부비’도 가능

“사실 접대라고 해봐야 매번 그렇고 그런 룸살롱에 가는 게 전부였다. 어차피 접대 받는 사람도 색다른 무언가를 느끼지 못하고 그냥 술 마시고 여자 손 한 번 잡아보는 게 전부가 아닌가. 하지만 이곳에 왔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부킹하는 재미, 초이스 하는 재미가 배가됐고 함께 술 먹다가 기분이 내키면 부비부비도 할 수 있으니 30~40대에게는 새로운 놀이터가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쨌든 앞으로는 이곳에서 상당수의 접대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오는 나 역시 눈이 즐겁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접대에 임할 것 같다.”

현재 이곳에 출근을 하는 아가씨들은 약 70여명 정도. 이들 중 일부는 클럽 쪽에서 제법 얼굴이 알려져 있는 이른바 클럽계의 ‘여신’들도 있어 업소 측의 설명대로 ‘민간인’들도 얼마든지 이곳에 와서 놀며가며 ‘투잡’을 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낮에는 자신의 일을 하다가 밤에 이곳에 와서 남성들의 초이스를 받고 칩도 벌고 클럽에서 노는 듯 인생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 또한 초저녁에는 남녀가 동반하는 아베크족이나 맥주 한 잔하러 온 인근의 직장인, 클럽을 즐기러 온 외국인남성과 러시아 여성 등의 춤사위 등 다른 업소에선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남녀의 조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굳이 초이스를 해서 룸으로 들어가지 않고 홀에서 즐기는 것도 당연히 허용되기 때문에 입장권으로 교환되는 맥주를 마시면서 얼마든지 놀다 갈 수 있다는 것.

아담과 이브는 현재 급속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신사역에서 채 1분도 되지 않는 가까운 접근성 때문에 강남 인근의 직장인들은 물론이고 종로, 홍대 지역의 남성들까지 몰려들고 있는 것. 또한 ‘수질이 좋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룸살롱 손님들까지 호기심에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아담&이브’가 30~40대의 유흥문화에 새로운 장을 쓸 것인지의 여부는 입장권을 내고 들어와 남녀가 같은 눈높이로 클럽문화를 즐기는 콘셉트의 다소 내추럴 한 업소분위기를, 룸살롱에 익숙해진 일방적인 남성고객들이 얼마만큼 빨리 친숙하게 여길 것인가에 달려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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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