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만남’ 담철곤-조경민 인연과 악연 풀스토리

‘배신에 배신’ 까인 충신의 한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점입가경이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비리에 대한 폭로가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배후에는 조경민 오리온 전 사장이 있다. 그의 폭로로 담 회장은 휘청대고 있다. 인연으로 시작해 악연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의 비리혐의가 밝혀지면 회복 불가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그는 비리 관련 집행유예 기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또다시 유죄가 확정되면 중형을 면하기 어렵다. 일각에선 담 회장의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검찰 수사는?
각종 추측 난무

하지만 담 회장이 위기를 타개하기 만만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회사 사정에 밝은 조경민 전 오리온 사장이 칼을 갈고 그의 목을 겨누고 있다. 담 회장과 조 전 사장은 처음부터 악연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조 전 사장은 경신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84년 오리온(당시 동양제과)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오리온 이양구 창업주의 둘째 딸 이화경 현 부회장의 눈에 들어 입지를 넓혀 갔다. 그 과정서 조 전 사장은 이 부회장 남편인 담 회장과의 인연을 맺었다. 
 

담 회장에게도 조 전 사장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담 회장은 중국화교 출신으로 이양구 동양그룹 회장의 차녀 이 부회장과 10년 열애 끝에 1980년 결혼하면서 로열패밀리가 됐다. 같은 해 동양시멘트 과장으로 동양그룹서 회사 생활을 시작한 담 회장은 이듬해 오리온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회사내 입지가 현재와 같이 막강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조 전 사장의 실력적인 면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조 전 사장은 담 회장의 최측근이 됐다. ‘담철곤의 남자’로서 승승장구한 조 사장은 평사원으로서는 최고의 자리인 사장까지 올랐다.

조 사장 토사구팽에 담 회장 의혹 폭로
무산된 광복절 특사…격화되는 미스터리 

그러나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담 회장의 비리가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2011년 담 회장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조 전 사장도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나란히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담 회장이 오리온의 위장계열사 의혹을 받고 있던 아이팩을 차명 소유주에게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꾸며 2006년 7월부터 2011년 3월까지 38억3500만원을 횡령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또 아이팩이 리스료를 지급한 외제 스포츠카를 담 회장의 자녀 통학에 이용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정황도 드러났다. 아울러 서울 성북구 자택 관리비로 회삿돈 20억원을 유용하고 자택 옆에 위치한 아이팩 서울영업소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이 외에도 담 회장은 법인자금으로 거액의 미술품 10여점을 사들여 자택에 전시한 정황도 검찰의 수사망에 포착됐다.

이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은 조 전 사장을 비롯한 직원들도 기소됐다. 1심 재판서 법원은 담 회장과 조 전 사장에 대한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그 결과 담 회장은 징역 3년, 조 전 사장에게는 징역 2년6월이 선고됐다. 


당시 재판부는 담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계열사를 사유물로 여기는 범행을 했다”고 강도 높게 질책했다.

집행유예 기간
또 다시? 긴장

이들은 바로 항고했다. 이듬해 1월 담 회장은 2심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조 전 사장 역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담 회장과 함께 풀려났다. 

검찰은 대법원에 항소했고 이들은 2013년 4월 집행유예 선고로 형이 확정됐다. 일각에선 집행유예로 끝난 재판을 두고 유전무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는 재판 과정서 둘 간 사이가 틀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내용은 이렇다. 담 회장의 비자금 조성 지시를 받은 조 전 사장이 지시와는 무관하게 개인의 용도로 착복한 돈이 만만치 않다는 소문이었다. 

조 전 사장 입장에선 담 회장이 자신에게 모든 혐의를 뒤집어씌운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신뢰관계가 깨진 것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했다.

스포츠토토 비자금 조성 사건이 터지면서 둘 간 사이에 변곡점이 생겼다. 검찰은 2012년 조 전 사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사장은 지난 2007~2009년 스포츠토토를 운영하면서 경기 포천의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서 회사 자금 14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조 전 사장이 스포츠토토를 비롯한 5~6개 계열사 임직원 급여를 과대 계상해 지급한 뒤 다시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사 돈을 빼돌린 정황도 발견했다.

담 회장 입장에선 스포츠토토 수사와 관련해 불똥이 튈까 우려스러운 상황이었다. 당시 검찰은 조 전 사장이 조성한 돈이 담 회장에게로 흘러들어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담 회장에게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을 두고 검찰이 조 전 사장을 집중 추궁하던 시기였다. 집행유예 기간인 데다 대법원 항소심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스포츠토토와 관련된 혐의에 연루되면 교도소 행이 불가피했다. 따라서 재판결과가 중요했다. 

결과적으로 담 회장의 혐의점은 입증에는 실패했다. 담 회장의 지시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흘러나오는 진술이 있었지만 조 전 사장의 개인비리로 재판은 마무리 돼 조 전 사장은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2014년 12월 만기 출소 후 조 전 사장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2011년 소송 중 공식적으로 해임돼 야인이 됐으며, 비자금을 조성한 비리 경영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스포츠토토가 조 전 사장에 소송까지 제기한 점도 뼈아팠다. 스포츠토토는 조 전 사장이 개인 비리로 총 75억원을 손해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소장에 따르면 조 전 사장은 스포츠토토 소송에 대해 담 회장의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대신 옥고를 치렀지만 형 집행을 마친 뒤 돌아온 것은 손해배상 소송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담 회장의 지시를 받고 그의 죄를 모두 덮어쓴 것인데, 오히려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에 대해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 일을 계기로 담 회장과 조 전 사장의 불편한 관계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광복절특사를 노리던 지난해 8월초 조 전 사장이 담 회장을 상대로 수백억원 대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소장 일부가 공개됐다.

조 전 사장은 1992년 회사를 떠나려고 했을 때 담 회장이 붙잡으면서 이들 부부의 지분 상승분 10%를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깊어진 감정
회복은 글쎄

당시 1만5000원이던 주가는 93만원까지 올라 담 회장 부부가 1조5000억원의 이익을 봤으니 이 중 10%인 1500억원은 자신의 몫이라는 게 조 전 사장의 설명이다. 조 전 사장은 1500억원의 약정액 중 우선 200억원에 대해서만 소송을 제기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조 전 사장은 “2011년 3월 무렵 오리온 그룹이 서류상 회사를 계열사로 만들어 지분을 매각하거나 고급 빌라 건축 과정서 사업비를 빼돌리는 등의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자 담 회장이 막무가내로 원고(조 전 사장)에게 대신 모든 책임을 져달라”고 요청했다.
 

“당시까지 비자금 관련 업무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었다”는 조 전 사장은 “어떻게 비자금을 조성했고 전달했는지 알아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자 “담 회장은 그제야 사건의 내막을 그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담 회장이 그동안 오리온 그룹의 계열사 사장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자금을 만들었고, 이를 직접 상납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금고지기 배신?
회장님의 오해? 

조 전 사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순간 고민에 빠지기는 했으나 30여년간 동고동락하며 쌓아온 인간적인 정, 오리온그룹 오너에 대한 부하 직원으로서의 도리 등을 생각해 이를 승낙했고 검찰에 출두해 오리온그룹의 계열사 사장들이 원고의 지시를 받아 비자금을 만든 것”이라고 진술했다. 

오리온 비자금 수사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한 재계 관계자는 “당시 담 회장은 조 전 사장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 간부들에게도 자기 대신 책임을 져달라며 요청했고, 그렇게만 해준다면 수사가 마무리된 뒤 신분 보장은 물론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며 사정했다고 증언했다.
당시부터 제기됐던 폭로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조 전 사장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로 회사서 ‘토사구팽’ 당한 전임직원들과 함께 담 회장의 비리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관련 내용이 지속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것. 

오리온은 담철곤 회장의 비리를 폭로하는 내용이 담긴 <추적60분> 5월24일 방영분에 대해 가처분 신청까지 하면서 진땀을 빼고 있다. 

오리온 측은 조 전 사장의 행보에 대해 “회사에 큰 손해를 입히고 나간 임직원들의 억측”이라며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심한 CEO
돌연 저격수로

재계에선 담 회장과 조 전 사장의 극적 화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금고지기 역할을 했던 회사 내 핵심 인물은 오너와의 신뢰가 중요한데 소송전을 통해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며 “신뢰가 깨진 상황서 다시 관계가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담철곤-현재현’ 바람 잘 날 없는 동서지간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폭로로 휘청거리는 가운데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역시 동양사태의 여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이 금융사기 사건 논란에 대해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 18일 “‘동양그룹 금융사기 사건’과 ‘IDS홀딩스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에서 검찰의 수사와 기소 모두 잘못됐다”며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동양그룹 사기사건은 2011∼2013년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 이혜경 부회장, 그룹산하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의 사장 정진석 등이 공모해서, 동양증권 고객을 상대로 저지른 ‘금융사기’ 사건이다. 사기성으로 발행한 기업어음과 회사채는 약 2조 원에 이르고, 피해자도 5만여명으로 추산되는 미증유의 사기사건이다.

약탈경제반대행동은 “두 사건 모두 우리가 피해자들을 조직하여 검찰에 고발했으나 검찰의 직무유기가 지나치다”며 당시 기소를 담당했던 검사들의 처벌을 요구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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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